,"참가자: 김기남, 박은경, 김선주, 천소현, 김혜진, 정은주 기자
방담일자: 4월24일 수요일

2002 한일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뚜렷한 ‘월드컵 증후군’을 보인 한달이었다.
월드컵을 분수령으로 인·아웃바운드 모두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웃바운드는 월드컵 기간을 피해 전후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배낭여행 등의 기본 물량이 대회 기간을 피해 여름 시즌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럽 항공좌석은 이미 과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 홀세일을 표방하는 여행사도 증가 추세다.

인바운드의 경우 9.11테러 사태 이후 수적인 회복을 이루었지만 수익면에서는 ‘최악의 시기’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월드컵 특수에 대한 거품이 빠지면서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예상보다 적은 유치 인원이 집계되고 있다.

각 항공사는 월드컵 수송을 위한 증편과 전세기를 신청해 놓은 상태지만 건교부 허가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좌석 공급이 대폭 늘어날 조짐이지만 전세기 운항이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태국 노선은 오리엔트타이항공의 신규 취항을 계기로 경쟁이 가열되고 있으며 미 항공사들의 수수료 폐지는 국내 여행사들을 다시 한번 긴장시켰다. 올해 새로 도입된 우수여행상품인증제나 여행계약서 의무 교부 등의 제도를 둘러싸고 시행착오와 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인바운드 업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유치객 인원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티켓이나 호텔 요금을 둘러싼 문제들도 여전하다고 하는데, 월드컵 특수는 거품인가?

▲중국 인바운드의 경우 월드컵 기간 동안 10만명 이상의 축구팬과 관광객을 예상했지만 막상 월드컵이 다가오자 예상인원이 6만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그 인원이 다 여행사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바운드 여행사들도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이미 일부 여행사들은 유치 인원을 확보하고 준비를 완료했지만 여행사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텔은 지난 1일 월드컵 공식 숙박사업단인 바이롬사가 ‘뜨거운 날’을 제외한 객실을 호텔측에 돌려주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행사가 임박해서야 객실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호텔마다 긴급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 중저가숙박시스템인 월드 인도 예약이 저조해 다시 한번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국적기의 경우 월드컵 기간 동안 많은 수의 증편과 전세기 운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월드컵에 대비한 항공사들의 준비 상황은 어떤가?

▲9·11 테러 이후 항공사들이 다들 전세기 운항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적기를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전세기 운항이 많지 않으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대한항공의 RMS나 전일본항공의 PROS 등 항공사들이 수익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미국 항공사에서는 수수료를 폐지하는 등 수익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여행사들은 주먹구구식 예약 관리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시장에서의 적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새로운 수익관리시스템 적용에 있어서는 항공사들이 운영의 묘를 발휘하고 있다. 자동 관리는 개인 예약에만 적용하거나 부분적으로 수동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사에서는 일단 표면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뜨거운 날’에 예전처럼 좌석을 더 확보한다던가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층 빡빡해진 셈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현재는 개인 좌석에 대해서만 자동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가을부터는 단체좌석에까지 좌석관리시스템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수료 폐지는 결국 시간 싸움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에도 적용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수수료가 폐지된다고 해서 여행사의 수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행사는 항공권을 네트가격으로 받아서 자체적으로 비수기에는 할인을 하고 성수기에는 이윤을 붙여서 팔면 되기 때문에 항공사와의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 오리엔트 타이 항공이 방콕에 신규 취항하면서 항공사간의 요금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새로운 항공사가 취항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인데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

▲오리엔트 타이의 신규 취항으로 방콕 노선의 공급이 늘어나자 다른 항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6월에는 큰 단체 수효가 예상되고 있어서 좀 덜하지만 국적기까지 합세하면 5월에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한 관계자는 “기존에 방콕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이 오리엔트 타이를 ‘집단구타’하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리엔트타이항공측은 취항 이후 “좌석을 절반도 못 채웠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쟁 항공사에서는 “비행기가 크기 때문에 숫자로 치면 우리보다 많이 보냈다”며 반박하고 있다. 항공 요금이 내려가자 여행사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노선 경쟁처럼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싸움이다.

"" CA의 추락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최초의 외항사 추락사고였지만 사고 직후 업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우려되는 점은 없는가?

▲예약 취소나 연기가 없진 않았지만 지방공항이라서 그나마 여파가 적었다는 분석도 있다. 당장의 피해도 피해지만 인바운드의 경우 월드컵 등의 중요 행사를 앞두고 CA의 신규 취항이나 증편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 너도 나도 유럽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유독 유럽지역에 관심이 집중되는 원인은?

▲유럽 지역이 수익률이 좋은데다가 장사가 잘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고 테러 여파로 단거리에만 집중됐기 때문에 그 동안 못 나갔던 물량이 올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기예약에 대한 반응도 좋은 편이고 현재도 좌석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7~8월에도 유럽 지역 항공사들이 별다른 증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치열한 좌석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 유럽 홀세일을 표방하는 여행사들도 늘어났지만 일부 여행사는 블록 확보도 하지 않은 상태라 영업 과열의 후유증도 예상되고 있다.

"" 본지에서는 이달 초 ‘개별 여행 시대, 여행사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개별 여행 시대의 도래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방향을 잡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라면 역시 항공사의 에어텔 강세가 아닌가?

▲항공사에서 에어텔 판매를 시작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최근에는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현지에서 다국적 배낭여행으로 조인을 하는 등 상품이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KLM 등 선봉에 나섰던 항공사 외에 다른 항공사들도 대부분 에어텔을 강화하고 있다. 여행사의 판매율도 증가하고 있지만 여행사들이 FIT시장에 대한 대안을 항공사의 에어델 판매 수수료로만 잡고 있다면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 우수여행상품인증제도나 계약서 교부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초기에 미흡한 준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우수여행상품은 아직도 세부적인 지침들이 정해지지 않았다. 인증기관인 KATA 관계자는 국전의 예를 들어 “국전이 어디 세부 평가기준을 가지고 하는 것이냐”고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월드컵 이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 시간도 부족하고 새로 도입되는 제도라 초기 시행착오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여행 계약서 의무 교부에 대해서는 유예 기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세와 관광진흥개발기금 등을 상품가에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에 여행사들이 원가 계산이나 홍보물 제작 등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일부 여행사는 이미 신문 광고에 5월부터 변경된 사항을 공지하고 있다.

정리 =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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