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코리아의 주관랜드 선정이 한 달 가량 지났다. PIC의 주관랜드 선정에 대해 덤핑 제재 및 시장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에서부터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괌 현지 가이드들의 집단항의로까지, 이해관계에 따른 상반된 의견이 엇갈렸었다.

PIC리조트가 한국시장에 갖는 위상에서 보듯 괌·사이판 시장정화라는 목적 면에서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관사에 선정되지 못한 일부 랜드와 옵션(선택사항)가격 인하 방침에 따른 현지 가이드의 반발이다.

괌·사이판 랜드 관계자들이 PIC 주관랜드사 선정과 관련해 다시금 촉각을 곤두세우는 일이 생겼다. 지난 1일부터 PIC 주관랜드사를 대상으로 괌·사이판 지역 옵션(선택사항) 가격 인하결정이 발표된 것이다.

이 결정은 PIC가 선정한 주관랜드사에게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옵션가격이지만 기타 괌·사이판 랜드 역시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주관랜드는 ‘표정관리’중

한국 시장에서 괌·사이판 PIC 리조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60%를 육박한다. 이같은 영향력을 비추어볼 때 장기적으로는 괌·사이판 옵션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즉, 타 랜드들의 옵션가격도 향후 PIC 주관랜드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PIC 고객들은 키팩(Keypack)을 통해 인하된 가격으로 쿠폰을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주관랜드사들이 내놓은 옵션가격을 살펴보면 괌 지역 해양스포츠의 경우 95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 조정됐으며, 샌드 캐슬 쇼가 70달러로 인하됐다. 다른 옵션도 약 10~20달러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사이판 PIC의 경우 옵션 가격인하 폭은 더 클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에 선정된 랜드들은 단연 밝은 표정이다. 옵션 수익은 줄어든 대신 주관랜드들은 PIC 물량에서 큰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 이는 PIC 객단가의 차등 지급으로 인한 경쟁력 확보가 주된 요인이다.

물론 독점적(Exclusive) 지위는 아니지만 객실블록에서도 우선적(Favorable) 지위를 받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가시적 효과에 따라 여러 주관랜드사들은 직접적 매출증대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표정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주관, 비주관랜드 반응 엇갈려

최근 괌·사이판 시장의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주관랜드 A사는 “최대 20% 이상 물량이 늘어났으며, 비거래 여행사로부터의 거래도 개시했다”고 밝혔다. 주관랜드 B사는 얼마 전 거래 여행사와 환율 재조정에 전격 합의했다. 그간 1달러당 1,200원으로 적용했으나 이번 주관랜드 선정과 관련해서 1달러당 1,300원 수준으로 합의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괌·사이판 랜드들이 지상비 책정할 때 1,200원 수준에서 합의하는 것에 비해 이는 실질적인 지상비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환율 재조정으로 PIC 옵션가 인하 정책을 시행해도 주관 랜드들은 현지 가이드의 손실을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괌 지역 랜드를 기준으로 할 때 지상비 수준은 보통 괌 PIC골드 5일 기준(주중)으로 400~410달러 선에서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품가는 최저 79만9,000원~85만9,000원 사이에서 책정되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시중에 나오는 PIC 상품가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타 랜드들의 추가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주관랜드는 주관랜드보다 1박당 20달러의 요금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타 랜드들은 객단가는 높은 반면, 여행사 견적에는 주관랜드보다 20~40달러 정도 높게 책정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사 C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관랜드와 비주관랜드 사이에 지상비 차가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며 “기존 거래 랜드의 경우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물량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더해 “별다른 가격인하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비주관랜드가 주관랜드사와의 지상비 가격차가 크지 않은 것은 마이너스 행사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견적을 넣은 것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빈익빈 부익부’ 심화 우려

일각에서는 이번 방침이 비주관랜드에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이는 중소형 랜드로서는 지상비 부담이 큰 PIC 물량을 줄이는 대신 타 호텔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비주관랜드인 D사 관계자는 “PIC에 대한 선호도 및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말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포도’와 같은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PIC 물량을 타 호텔로 전환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주관랜드사에 선정되지 않는 E사 관계자도 타 호텔상품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좀더 포커스를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관랜드사들도 맘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주관랜드 B사 관계자는 “현재 주관랜드사에 선정된 랜드들도 오는 10월부터는 주관랜드가 다시 선정되기 때문에 지금의 혜택에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에 주관랜드에 선정되지 못한 랜드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단연 옵션. 여기에 주관랜드사의 PIC 고객대상 옵션가격 인하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또한 PIC 물량을 핸들링하는 랜드에게 옵션은 뚜렷한 수익원도 안된다. B사 관계자도 “옵션율을 따졌을 때 1인당 0.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재방문객이 많은 PIC의 고객특성을 고려할 때 주로 첫방문자가 대다수인 허니문을 제외하곤 옵션에서 발생되는 수익이 미미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객단가에서 가격 경쟁력이 낮아 마이너스 행사를 감수하면서 PIC 고객을 핸들링하는 비주관랜드로서 옵션에서 수익을 창출 해야하는 부담은 그야말로 이중고가 아닐 수 없다.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으로 주관랜드는 상대적 호황을 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괌·사이판 시장 지상비 현실화와 시장 정상화에 촉발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타 랜드들이 주관사와 비슷한 수준을 맞추기 위해 마이너스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면 비 주관랜드의 PIC 상품팔기와 수익성 악화 현상이 더욱 요원해지는 악순환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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