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책 발표 이후 금강산 관광은 봇물 터지듯 예약이 몰리고 있지만 인프라의 부족과 정책부재로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정부는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중·고·대학생과 초·중·고 교사, 65세 이상 이산가족, 통일교육강사, 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참전군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시에 여행경비의 60~70%를 지원키로 하고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파격적인 내용의 지원책이 시행되자 금강산 관광 인원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겨울이 전형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1~2월 동안 매달 1,400~1,500여명에 지나지 않았던 모객인원은 정부 지원이 시작된 4월에 4,812명, 5월에는 6,667명으로 올라가더니 6월에 이르러서는 월단위 최대 수용인원 6,700명을 크게 초과하는 2만 9,421명이 신청을 한 상태다.

정부 지원책 발표 이후 그 동안 예약이 뜸했던 전국 175개 대리점의 일손이 매우 바빠졌다. 대리점마다 수백에서 수천명까지 예약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 아산의 직판과 대리점 판매 비율은 2월의 6대4에서 4,5월에는 4대6으로 뒤집어졌다.

블록 배분 갈등 심화

이런 예약 폭주에 대해 현대 아산은 희색은 커녕 난감한 표정만 짓고 있다. 단시일내에 초과 인원을 수용할 숙박 대책 등을 세울 수 없어 내부 규정에 따라 선별적으로 컨펌(예약 확인)을 내는 것 외에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 아산 관계자는 “대리점마다 워낙 단체 신청물량이 많아서 1~2개 여행사만으로는 좌석이 모자랄 정도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느 여행사에 블록을 배정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라며 답답한 심청을 토로하기도 했다. 게다가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의 행사가 겹쳐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자 블록 배정마저 늦어져 대리점들과 갈등을 겪어왔다.

6월의 경우 최종 확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금강산 관광 대리점 공식커뮤티니의 게시판에는 “아침에 전화 받기가 무섭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대리점마다 소비자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K여행사의 경우 8월 한 달에만 1,500명의 신청이 폭주했지만 블록 배정이 불확실하자 더 이상의 추가 접수를 포기해 버렸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이미 신청한 사람들에게도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말해 놓은 상태다. 수익에 비해 블록 받기나 예약, 고객 관리에 너무 힘이 들어가 앞으로 금강산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 대리점 수수료는 일반인 판매의 경우 총 여행경비(성인 45만원)의 10%, 정부 지원 대상자 판매의 경우 5%로 정해져 있다. (관련기사 본지 5월6일자 5면)

정부지원자만 폭주, 예약 편중 심각

이처럼 블록 배분이 늦어진 이유는 설봉호의 수용 한계와 예약 편중 현상 때문이다. 현재 금강산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은 설봉호 객실(250명 수용)과 선상 호텔인 호텔 해금강(320~420명 수용)으로 1회차당 최대 67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설봉호 일반실(4,6인실)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 경우 1회차당 수용 인원이 214명으로 줄어든다. 문제는 6월 이후 대부분의 신청이 정부지원 대상자라는 점이다.

6월의 경우 설봉호 신청자가 2만 6,575명으로 최대 수용인원 2,500명을 10배 이상 초과하는 인원이었으며 7~8월에는 4만명 이상이 신청했다. 200명 이상의 대형 단체도 수두룩해 1개 단체 만으로도 일반실이 꽉 차는 셈이다. 하지만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호텔 해금강의 경우 6월 신청분 집계 결과 2,846명만이 신청해 67.8~88.9% 사이의 예약율을 보이는 등 예약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아산 대리점 직접 관리

대리점과 소비자의 불만이 높아지자 현대 아산은 최근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첫째, 그 동안 현대백화점이 담당해왔던 GSA 업무를 걷어 들여 지난 10일부터 직접 관리에 들어갔다. 현대 아산 관계자는 “인건비도 줄이고 더 효율성을 기해보자는 뜻이다.

원래는 GSA가 자체 수입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금강산 관광의 경우 수익이 낮아 현대 아산쪽에서 인건비가 지출됐었다”고 밝혔다. 현대 아산은 내부 보직 변경을 통해 20명 이상으로 인원을 충원하고 시스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둘째, 전산시스템을 통한 상시 접수와 선착순과 시한제, 쿼터제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모객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관련기사 본지 5월16일자 2면)

이 방안에 따라 현대아산측은 대리점으로부터 전산 시스템을 통해 6월부터 12월까지 연간 단위로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분에 대한 블록 배정은 1~2일내에 평가기준에 따라 선별적으로 확정, 불가, 대기 등의 결과를 대리점에 확정 통보할 예정이며, 대리점측은 확정 후 3일 이내에 요금의 10%를 입금해야 한다. 정부지원단체의 경우 출발 30일 전까지 경비 전액을 입금하고 20일 전까지 실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블록 확정을 위한 평가 기준은 단체성격(홍보성, 이벤트), 모객실적, 광고실적, 신청순서, 본인부담금의 크기, 외국인관광객 등이지만 형평성을 고려해 1개 대리점이 연간 전체 수용가능인원의 10%를 넘지 않도록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쿼터제는 일반 관광객에 대한 기회부여와 수익증대를 위해 도입된다.

개별관광객과 일반단체 25%, 정부지원대상자 가운데 일반인은 25%, 대학생 20%, 초·중고 20%, 초등학교 10%로 좌석을 할당할 방침이다. 따라서 현재 신청이 집중되어 있는 정부지원대상자보다는 상위 등급으로 객실을 올리거나 일반인으로 신청할 경우 예약 확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GSA업무 이양과 새로운 방침에 따라 그 동안 현대백화점측에 신청했던 블록 요청이 모두 무효화되자 각 대리점들은 지난 13일부터 전산망을 통해 새롭게 블록을 신청하고 있지만 전산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아산은 지난 15일 7~8월 블록신청을 1차 마감하고 1~2일내로 여행사에 확정여부를 통보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셋째, 설봉호 운항수를 늘리고 추가적인 숙박시설을 확보했다.
현대 아산은 직원 숙소를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로 개조해 6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또한 이들 관광객의 운송을 위해 설봉호를 1달에 10회 추가 운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6월부터는 월간 수용 인원이 6,700명에서 9,000여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7~8월에는 스카우트 연수를 아영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리점 우선정책 추진할 것

재정비에 들어간 현대 아산은 대리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 아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인력 부족과 업무 과다로 직판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일반인들의 문의를 대리점으로 돌리고 있다. 앞으로도 직판 대신 대리점을 통한 영업을 강화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 아산은 수익 우선 정책에 따라 일반인 모객 실적을 우선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서 앞으로 대리점 정책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현대 아산 관계자는 “정부 지원예산은 어차피 한정되어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고갈되기 때문에 일반인 모객이 많은 대리점에게 우선 순위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

금강산 대리점이라는 간판이 주는 이점만 노리는 여행사보다는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고 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대리점을 선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대리점 계약기간이 끝나는 6월말이 되면 재계약을 둘러싼 한 차례 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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