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상의 배낭여행 동호회나 안내 서적을 통해 온갖 여행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배낭여행이라는 큰 틀을 놓고 생각하면 공통적인 주제를 꼽을 수 있다.
‘배낭여행을 성공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목적지 선정을 다양하게
한번의 여행에서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과 유럽이라는 지명이 갖는 막연한 향수 등의 이유로 배낭여행은 곧 유럽 여행처럼 인식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유럽의 여름은 늘 만원이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한결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배낭여행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유럽 편중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도 충분히 배낭여행이 가능하며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를 생각했다면 우선 저렴한 물가 덕택에 한결 풍성한 여행이 가능하다. 유럽에 비해 사전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그만큼 홀로 떠나는 배낭여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약간의 사치를 더하면 여행 중에 수영장을 갖춘 호텔에서 여독을 풀 수도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도 도시마다 제 각각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유럽여행 못지 않은 경험이 가능하다. 또한 암트랙 같은 전국적인 철도망이나 그레이하운드 같은 버스를 이용하면 대륙 횡단도 어렵지 않다.
항공권 구입은 미리미리 꼼꼼하게
배낭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항공권 마련이다. 전체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지출 항목인데다 여름철 유럽 노선은 항공권 구하기도 만만하지가 않다.
특히 할인항공권이라고 말하는 저가 항공권은 언제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3국을 경유하는 항공편 구입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도시 저 도시 거치다보니 비행기는 더 오래 타는데도 가격은 내려가는 것이 경유편 항공요금의 특징이다. 항공권 정보는 여행사를 거치는 것 외에 항공사 홈페이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해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물론 많은 외국항공사들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시중가와 같거나 보다 저렴하게 항공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외항사로는 일본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노스웨스트, KLM네덜란드항공 등이 인터넷 판매에 적극적이다.
항공 요금의 할인 못지 않게 정말 좌석을 확보하고 있는 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여행사에서 항공 요금을 2~3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예약을 받고는 막상 좌석을 해결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있다. 여름 성수기 항공권을 구입할 때는 실제로 좌석을 확보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배낭여행의 품위를 지킨다
배낭여행은 거지 여행이 아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모든 여행자의 공통된 바램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기 보다 자신의 예산에 맞춰 전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숙박과 식사를 포함해 하루 50달러 이상은 예산에 잡아야 어느 정도 품위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미술관 입장료가 아까워 문 앞에서 고민하지 말고 떠나기 전에 예산에 반영해 두면 여행이 한결 수월해진다.
배낭여행 설명회 참가하기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여행사의 배낭여행 설명회는 한번쯤 참석해 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설명회는 예약과 상관없이 참가할 수 있으므로 정보 사냥이라는 기분으로 참가해 필요한 정보를 챙기자. 인터넷과 책에서 접하는 정보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와 직접 궁금한 내용을 묻고 답할 수 있어 요긴하다.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들은 매주 주말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어 편리한 시간에 참가할 수 있다.
여행사 상담은 주제를 가지고
배낭여행도 단체배낭여행, 호텔팩, 개별 배낭여행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여행사와 상담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한다. 숙소 예약에 자신이 없거나 숙소 예약에 신경 쓰지 않고 미리 예약돼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여행사에서 만들어 놓은 배낭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여행사 상품이 비싸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항공권만 구입하고 현지 숙소는 알아서 찾는 개별 여행 형태를 취하면 그만이다. 여행사 상품 중에는 단체배낭과 개별 배낭의 중간형태로 호텔까지만 예약이 돼 있는 호텔 팩도 인기가 있으며 단체 배낭의 경우 인솔자의 경력을 꼼꼼히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철도패스 구입의 이모저모
유레일패스는 조금 비싸도 1등석으로 구입하는 것이 장시간의 여행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 중 하나다. 여름철 유럽의 기차는 항상 복잡하기 마련인데 잠자리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은 철도의 투자에 조금은 너그러울 필요가 있다.
1등석 티켓은 덜 붐비는 1등석을 이용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1, 2등석을 모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 그리고 패스의 유효기간은 도착지와 떠나는 곳에서 머무는 일정을 고려해 경제적으로 선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30일 일정의 여행이라도 21일 가량만 패스를 끊으면 충분하다.
간단한 비상약은 꼭 챙기자
집 떠나서 아플 때처럼 서러울 때도 없다. 외국에서는 약 구입도 쉽지않고 급한 경우에는 막상 약국 찾기도 어려울 수 있으므로 소화제나 감기약, 지사제 등은 반드시 챙겨 두는 것이 좋다. 이밖에 필름과 건전지도 한국에서 구입하는 편이 저렴하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지퍼백도 여러모로 유용하다. 얼음을 넣어 간단한 아이스 박스처럼 활용할 수 있고 여행 중 생기는 소품들을 보관하기에도 유용하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