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산업연구소가 밝힌 여가비에는 일반 외식비와 교양오락비, 개인교통비, 통신비 및 기타 교제비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으로 전적으로 여행에 지출되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정쩡한 오전 근무를 마친 후의 무기력한 TV 시청이 주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네 주말 풍경은 5일 근무의 도입으로 늘어난 하루에 대한 기대와 변화의 움직임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은행권을 선두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주 5일 근무를 앞두고 국내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들은 요즘 주 5일 근무의 반사이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몸 만들기가 한창이다.

■ 국내 팸투어 속속 실시

5일 근무가 다가오면서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해외가 아닌 국내 팸투어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제까지의 국내 팸투어는 축제 등을 앞두고 지자체가 나서서 언론사 위주의 초청 행사를 벌이고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방의 소규모 여행사까지 직접 팸투어를 주관하는 등 국내 전문 여행사들의 영역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거문도에 위치한 거문도관광여행사는 지난 8일과 9일 서울 지역 대형 여행사와 언론사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했다. 국내여행업에 등록돼 있는 거문도관광은 여수시에 위치한 소규모 여행사로 거문도(www.geomundo.co.kr) 여행상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거문도관광의 박춘길 사장은 “소규모 여행사의 입장에서 팸투어 실시가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에서만 75명 가량의 여행업 관계자들이 참가해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에 따른 교통편 문제 등으로 75명 정도의 참가에 그쳤지만 이번 팸투어에는 당초 100명 이상이 신청을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박 사장은 “5일 근무 등으로 국내여행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뽕짝 음악이 아닌 질에 승부하는 여행상품이 인정받는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솔항공여행사도 13일 선거가 끝나고 나면 전남 신안군의 우이도를 목적지로 팸투어를 계획 중이다. 솔항공 자체적으로 팸투어를 주관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5일 근무 실시에 맞춘 가족단위의 새로운 상품으로 우이도를 소개하려는 것이 이번 팸투어의 목적.

솔항공 김형미 사장은 “5일 근무의 실시가 여행사에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가족 단위의 나들이는 굉장히 늘어날 것”이라며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2박3일 일정으로 조용하면서 쾌적하게 쉬다 올 수 있는 상품 개발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 신규 사업 진출 모색 활발

새로운 상품 개발 외에 보다 적극적으로 주 5일 근무를 대비하는 여행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여행 전문여행사인 여행자클럽의 경우 여행업과 별도로 펜션 사업 진출을 계획중이다. 펜션은 호텔급의 좋은 시설을 갖추면서도 저렴한 가격과 가족적인 분위기를 살린 소규모 레저용 숙박 시설.

지난해 출범한 한국펜션협회에는 법인을 포함해 80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며 협회측은 2∼3년 안에 4,000여명의 펜션사업자가 나올 것 전망할 만큼 최근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여행객 사이에서 새로운 여가 패턴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자클럽 최욱재 사장은 “여행업만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5일 근무 등을 대비해 펜션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3년 내로 전국에 60여 개의 펜션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행자클럽의 경우 기존에 운영중인 자체 유료 회원을 바탕으로 다수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5일 근무가 확대되면 펜션을 통한 상품기획, 회원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신용카드와 여행업무에 대한 제휴를 체결한 아이트래블러스클럽도 해외 인센티브 단체를 주로 취급해 온 새나라여행사와 국내 호텔과 콘도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여행통신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서비스의 폭을 넓힌 사례다. 아이트래블러스클럽은 제휴와 함께 상호를 변경한 후 각종 카드사와의 제휴와 이벤트 진행 등 국내·외 여행 서비스 제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 시장 과열 따른 부작용 해결이 관건

국내여행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편에서는 국내여행에 과열 경쟁 바람이 불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이후 목포, 함평, 영암 등지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솔항공 김형미 사장은 “관광객이 몰리자 1마리에 5,000원 가량이었던 목포 세발 낙지의 가격이 1만5,000원까지 오르는 등 지방의 식사와 숙박 요금 등이 들쑥 날쑥하고 있다”며 “지금은 해당 지역의 자정 노력을 통해 다시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행사가 몰리고 관광객이 늘면 언제고 여행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답사 여행이란 명목으로 국내여행업 등록도 없이 주말마다 국내여행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들에 대한 정리가 시급히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행 관광진흥법에서는 여행업을 ‘여행자 또는 운송시설·숙박시설 기타 여행에 부수되는 시설의 경영자 등을 위하여 당해 시설이용의 알선이나 계약체결의 대리, 여행에 관한 안내 기타 여행의 편의를 제공하는 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여행업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관광부장관(일반여행업)이나 해당 특별시장, 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에 등록을 마치도록 돼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회원 대상이라거나 영리 추구 목적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국내여행업을 마치지 않은 답사단체의 답사여행에 대해 엄격한 법 적용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주말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초창기에 부실한 여행사의 난립을 막고 건전한 국내여행을 육성하기 위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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