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일 월드컵이 수많은 이변을 속출하며 중반을 넘어섰다. 그간 월드컵이 열리기 전,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도상연습과 가상연습을 하며 월드컵 준비를 해왔던가. 막이 오른 현재 월드컵 실제상황이 대과 없이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

월드컵은 우리 인바운드 여행업계로 보아서는 큰 시험대이며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이다. 어쩌다 월드컵 기간 동안 일손이 모자라는 인바운드 전문여행사를 돕게 된 나로서는 한국의 인바운드와 컨벤션 비즈니스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루과이 응원단 중 120여명을 관리하는 일을 맡게 된 나에게 밀어닥친 월드컵 실제상황은 혹독했다. 나는 월드컵 덕분에 짐꾼, 기사, 청소부, 가이드 등 별 희한한 경험을 다 했다. 우선 공항에 나가 이름 쓴 피켓 들고 관광객들을 마중하는 일부터 했다. 안 하던 일을 하자니 쑥스러웠지만 계속 하니 그것도 곧 적응이 되었다. 손님을 맞아선 서울 시내 호텔로 데려 오거나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부산의 호텔로 데려다 주는 일을 반복했다.

공항에 내린 관광객들은 그래도 어는 정도 자기 짐을 자기가 챙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쳤기 때문인지 중남미인들의 낙천적인 기질 때문인지 자기 여행 짐을 부리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 또 왜 짐은 그리도 많고 무거운지. 버스 밑, 짐 넣는 공간으로는 어림도 없어 버스 안으로 무거운 큰 가방들을 들어 올려야 했다. 이후 이러한 포터 노릇을 계속 해야 했다.

호텔이 맘에 안 드니 다른 호텔을 소개해 달라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호텔이 불결하니 소독을 해 달란다. 선수 가족들이 밤 12시가 넘어 갑자기 버스 한 대를 수배해 줄 것을 요청한다. 아침 일찍 부산을 출발하여 월드컵 우루과이 선수단 캠프가 있는 천안까지 다녀오겠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버스를 수배하니 기차로 가는 것이 더 싸다며 시비를 건다. 다음 날 한 대도 아니고 12대를 써야 할 차량 계획이 새벽 3시까지도 나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경기에선 우선 이기고 봐야 하는 건데 우루과이 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응원단 관광객들의 불평 불만사항은 많아졌다. 잦은 비행기 스케줄 변경과 분실 사건도 해결해 주어야 했다.

인바운드 여행업과 컨벤션 비즈니스의 중요성은 우리가 국제적으로 도약하는 만큼 커진다. 이번 월드컵 개최와 16강 진출이 한국을 세계에 더욱 알리는 기회가 됐다. 또한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서울만이 아니라 한국의 지방 곳곳이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이번 경험으로 관광버스들이 외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좀더 고급화돼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외국어를 구사하는 관광전문가이드가 얼마나 중요한 지, 특히 영어, 일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를 하는 유능한 가이드의 양성이 얼마나 절실한 지도 깨달았다.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 관광업계는 가변성이 많은 가장 복잡한 인바운드 여행 일을 경험했다. 결국은 어떤 어려운 일도 풀어나가는 것이 우리 한국인의 저력이 아닌가. 박지성 선수가 포르투갈과의 경기 후반에 16강행을 결정짓는 멋진 슛을 날렸 듯, 세계를 상대로 한국 인바운드 관광업도 이제는 멋진 슛을 날리자. 대-한민국! 인바운드 여행업, 짜짜-자 짝짝!

여행전문 칼럼니스트 magnif@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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