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운드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이라 바쁘겠어요’하고 난감한 질문을 건넨다.

FIFA 공식 숙박 사업단인 바이롬의 객실 해지로 여행업계가 타격을 받았다고도 썼고, 중국 관광객들이 예상보다 적다고도 썼고, 일본 인바운드는 개점휴업 상태라고도 썼다. 호텔마다 객실 판매에 비상이 걸리고 중국 인바운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흙탕물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썼다. 일주일에 두 번씩 마감을 하니 늦지 않게 그런 반응들을 체크하고 기사로 만들어 내느라 바빴던 것도 같다.

하지만 실제 대답은 정 반대다. “아뇨. 기사 없어 죽겠어요” 하고 한숨까지 보탠다.
정말 그랬다. ‘월드컵 관광객 봇물!’ ‘국내 숙박 시설 예약 100%’ ‘관광지마다 외국 관광객 물결’ 등등, 써서 흐뭇하고 읽어서 행복할 것만 같은 기사는 어디에도 없었다.

월드컵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바운드 업계는 특수가 실종됐다며 울상을 지어 온 한달이었다. 미리 준비한 객실이, 버스가 오히려 독이 된 상황이었다. 그 우울한 그림자와 무거운 침묵을 그나마 한국팀의 선전이 없었다면 무엇으로 견뎌냈을지,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다행히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누구는 한달동안 꿈을꾼 것 같다고도 하고 누구는 앞으로 무슨 재미로 살아가느냐고도 한다.

하지만 어디 인생을 재미로 살아왔을까. 아웃바운드 종사자들은 한 박자 늦어진 성수기 준비에 여념이 없고 긴 무급휴가를 떠났던 인바운드 종사자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서로의 쳐진 어깨를 쳐 주며 긴 침묵을 깨는 첫 마디는 이래야 할 것 같다. “아쉽다. 하지만 잘 싸웠다!” 언젠가 한국 관광의 신화를 이룩할 주역들, 무명의 그들이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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