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4강!’
여기까지 오는 동안 6월 한 달은 온통 땀투성이가 되었고 태극기와 빨간 셔츠의 물결은 온 국민을 ‘대~한민국’의 함성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죽음의 조’에서 불사조처럼 살아남아 4강 신화를 이룩한 태극전사들! 볼 패스 하나 몸짓 하나 하나에 온 국민이 가슴을 조이고 환성과 탄성을 터트렸다. 역전의 드라마에서 절묘한 슈팅장면들은 당대의 그 어느 영화감독이 감히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 ‘오 필승 코리아’ 는 대외 이미지 홍보에 10조원 아니, 20조원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월드컵 관광객은 어디로

워낙 큰 위업을 보고 가위가 눌린 관광여행업계는 잔뜩 기대했던 월드컵특수경기가 실종되었지만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이 없는 것 같다. 국내의 모 연구기관은 월드컵으로 유발될 항공수요가 이 기간동안 34만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했고 이중 94%에 이르는 32만명은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일간에 14만명, 한·중간 6만명, 그리고 기타국가 14만명, 더구나 중국에서오는 6만명중에 반 이상은 1인당 1.5 게임을 참관할 것이고 호텔이 모자라 여의도 고수부지에 텐트촌을 설치할 것을 건의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지는 6월호에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에 처음으로 예선 진출이 확정되자 작년 10월 수 만명이 천안문광장을 메우고 자축을 했고…

한국은 6만명의 중국 축구팬을 환영하기 위하여 관광비자절차를 간소화하고 식당의 메뉴를 바꾸고 호텔 방을 늘리고 1천7백 군데의 도로표지를 중국어로 바꾸고… 영국은 9시간의 시차 때문에 오전 6시30분부터 맥주를 팔 수 있도록 주류판매법을 고치고…’ 라는 기사를 실었다. 모두가 법석을 떨었는데 온다던 외래객은 다 어디로 갔을까.

4만여명 덜 들어와

32만명을 맞이해야 하는 인천공항의 경우에 금년 1월부터 5월까지 1일 평균 입국여객수(내국인 포함)는 약 2만8천명 정도이었는데 6월에는 2만6천명 정도로 오히려 하루에 2천명 정도가 줄어들어 월간으로는 6만명 정도가 감소한 77만2천여명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기간동안 내국인의 해외여행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2001년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6월 한 달 외래객 입국자수는 460,333명, 내국인 출국자수는 506,831명, 합계 967,164명이 되며 이 숫자는 입국자수도 된다(입국과 출국자의 수는 항상 1천명 단위 이하로 비슷하게 나타남).

경험치를 적용하여 월드컵 기간 중 내국인의 해외여행감소분이 최대 30%라고 가정하면 15만2천명 정도가 되고 6월달 내국인 해외여행자수는 35만5천명 정도가 될 것이다(내국인의 해외여행수자가 늘어나면 외래객 입국자수는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앞의 금년 6월달의 총입국여객수 77만2천명에서 이 숫자를 빼면 41만7천명의 외래객이 입국한 것이 되고 이 숫자는 2001년 6월의 46만명보다 오히려 4만3천명이나 줄어든 셈이 된다 (부산과 제주공항에서 취급한 입출국자수는 고려치 않았음). 어딜 간 것이 아니고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월드컵 이미지 살려야

만약에 34만명의 외래객이 예상한대로 입국하였다면 우리여행업계의 수입은 얼마나 되었을까? 관광공사의 자료를 원용하여 42만명이 평균 2박을 하였다면 1인1박당 최저로 미화3백불로 잡아서 2억5,200만불, 1인당 평균 쇼핑비로 300불 잡으면 1억2,600만불, 왕복항공료로 1인왕복에 평균 500불을 잡고, 그 중 60%가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를 이용했다면 1억2,600만불, 도합 5억400만불, 원화로 환산하면 최소 6,048억원은 기대할 수 있었다고 본다.

예상이 월드컵에서는 이변연속으로 기대를 초월했고 여행업계에서는 잘못된 예측으로 기대가 거품이 돼 버렸다. 자, 이제 놓친 월척 이야기는 그만하고 금년 10월 아시안게임을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다.

월드컵으로 쟁취한 ‘멋진 한국’의 이미지를 한껏 살려 여행상품과 관광상품도 고품질로 제값을 받도록 하고 다시는 헛다리 딛지 않도록 준비업무를 업계가 주도하여 전문성과 상업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도록 하자. 대~한민국 파이팅! 여~행업계 파이팅!

金孝俊 kimhyojoon@hotmail.com

※ 김효준 씨는 여행신문 창간호부터 지난 1999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운영준비단장(부사장급)직을 맡을 때까지 「김효준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2001년 3월 29일에 인천공항의 개항이후 지난 3월말 퇴임까지 1년간 인천국제공항공사 영업본부장으로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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