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은 곧 근사한 리조트에서 편히 쉬다오는 여행이라는 등식 아닌 등식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새로운 지역보다는 새로운 리조트가 예비 신혼부부에게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으며 여행사마다 새로운 리조트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신문은 창간10주년을 맞아 신혼부부들의 이같은 취향에 맞춰 동남아시아지역의 경쟁력 있는 허니문 리조트를 직접 취재, 소개하는 코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그대 그리고 나’.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이 순간을 축하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시간.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갖고 행복한 미래를 그리려는 바램은 모든 신혼부부들의 공통된 바램이다. 허니문 일정으로 관광보다는 리조트에서의 휴식이 인기를 얻는 것도 한 박자 여유로운 우리만의 시간을 원하기 때문. 최근 들어서는 고급 리조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인 공간이 확실히 보장되는 단독 빌라 형태의 허니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막 문을 연 젠 스타일의 최신 빌라

신혼여행은 다소 은밀해야 제격이며 오히려 내 평생 가장 닭살(?) 돋는 여행이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커플이라면 발리가 제격이다. 인도네시아에 속한 한 섬이지만 정작 인도네시아보다 더 유명한 휴양지 발리에 최근 색다른 리조트가 등장했다.

지난 해 12월 문을 연 더 발레(Bale) 리조트. 발리는 세계적인 휴양지답게 최고급 시설의 리조트와 호텔이 즐비하지만 발레(www.bale-bali.com)는 그 중에도 단연 독특함을 자랑하는 리조트다. 발레는 발리는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전체를 뒤져도 쉽게 볼 수 없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발레에 처음 발을 내딪는 순간 대부분의 새색시들은 결혼 준비의 그 까다롭고 피곤한 시간을 모두 잊고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을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린이 설계한 발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젠(ZEN)’ 스타일을 충실히 따랐다.

‘선’의 일본식 발음인 젠은 여백을 강조하는 동양의 미와 같은 절제된 아름다움을 건축이나 인테리어 공간에 도입한 것으로 검정색과 하얀색 등의 바탕 위에 나무색처럼 자연스러운 색을 입혀 주거공간을 부드럽고 포근하게 만들어내는 인테리어다.

발레에서 맞는 호사스러운 첫날밤

야자수보다 높은 건물을 규제하는 탓에 발리의 호텔과 리조트가 대게 로비를 지나 커다란 풀장을 두고 양옆으로 길다랗게 늘어서는 형태인 것과 달리 대리석 질감의 석재로 현대적인 감각을 살린 발레는 입구부터 특징적이다. 작은 동산에 옹기종기 예쁜 집들을 모아 심어놓은 듯한 발레 리조트에는 파빌리온이라 불리는 총 20채의 빌라가 있으며 이중 14채가 허니무너에게 어울리는 개별 빌라 형태로 꾸며져 있다.

각 파빌리온의 기본 구성은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인 침실을 겸한 거실을 중심으로 각각의 세면대와 욕조, 샤워부스, 화장실이 독립적으로 배치된 실내 공간과 개인 전용 풀장과 작은 잔디밭, 커다란 침대가 놓인 정자로 꾸며진 야외 공간으로 이뤄진다.

실내 공간은 대리석 바닥으로 시원함을 더하고 사방을 나무와 통 유리로 처리해 아침이면 방안 가득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자연과 호흡할 수 있도록 꾸몄다. 거실과 욕실을 연결하는 통로에 마련된 세면대 앞의 외부로 통하는 문을 열면 곧바로 개인 수영장으로 연결된다.

수영장은 둘이서 지내기엔 충분한 크기이며 깊이도 보통 남자의 목이나 어깨 정도로 적당하다. 수영장이 있는 정원 한편으로는 원두막을 연상시키는 정자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정자 아래 놓인 또 하나의 커다란 침대 천은 수영 후 젖은 몸으로 누워도 잘 젖지 않는 특수한 천으로 만들어져 쾌적함을 더했다.

맑은 하늘 아래 탁 트인 야외공간이지만 개인 생활은 철저히 보장된다. 각각의 파빌리온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도록 설계돼 있어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특급 서비스로 즐기는 특별한 사치

발레에서는 그 흔한 뷔폐 식사가 없다. 대신 모든 식사를 자신의 입맛에 맞춰 주문하면 된다. 빵은 물론 우유와 씨리얼, 과일,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코스별로 자신이 원하는 데로 주문하면 그만이다. 빵이 싫다면 한국인의 입맛과 비슷한 도시락도 주문할 수 있다. 식사를 위해 식당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모처럼 실컷 늦잠을 즐기고 싶다면 전날 저녁에 자신의 파빌리온으로 아침식사를 가져다 달라고 하면 그만이다. 하얀 유니폼을 정갈히 차려입은 종업원들은 전날 주문한 식단에 맞춰 부탁한 시간에 정확히 아침상을 꾸며준다. 미니바에는 뜨거운 물을 끌일 수 있는 커피포트가 갖춰져 있어 컵라면도 손쉽게 먹을 수 있다.

저녁 비행기로 도착하는 신혼부부들을 위해 체크인도 로비가 아닌 방에서 처리한다. 신선한 쿠키와 음료를 즐기며 여유 있게 체크인을 하고 나면 친절한 종업원의 간단한 이용방법 설명이 있다.

발레에 머무는 동안은 비누 하나 샴푸 하나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호사스러움을 누릴 수 있다. 손님은 바닐라, 라벤더 등 미리 놓인 여러 가지 향 중에 원하는 향으로 비누와 목욕거품, 오일 등 일체의 욕실 용품을 골라 사용할 수 있고 매일 바꿀 수도 있다.

발리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취재협조=코오롱여행사 02-3701-4848

발레를 더욱 값지게 하는 부대시설

인테리어에 걸맞게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파빌리온에는 커다란 욕조와 샤워실이 분리돼 있으며 DVD, 오디오 스테레오 시스템, 위성 칼라 TV, 안전금고, 개별 에어컨 시설 등이 완벽히 갖춰져 있으며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신혼여행과 도서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발레의 도서관은 책뿐이 아니라 물랑루즈 등 75편의 최신 DVD와 수 백편의 음악 CD가 비치돼 있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발레 리조트의 중심에는 모든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는 메인 풀장이 있고 풀 옆에 위치한 알 프레스코에서는 미식가의 까다로운 미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마련돼 있다. 파라솔이 드문드문 놓인 풀장에 서면 파빌리온 넘어 인도양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각자의 파빌리온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은 탓인지 정작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아 한결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완벽한 휴식을 위한 스파(SPA)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스파 시설은 열대 정원 안에 잘 꾸며져 있다. 개인 스파와 사우나, 자쿠지, 마사지 룸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각종 스파 및 트리트먼트,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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