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기획기사 취재때문에 10년 전 이맘때의 신문을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겼다. 빛 바랜 신문용지와 낯설기만 한 세로조판, 그리고 어색한 업계 종사자들의 10년 전 모습 등이 10년 세월이 결코 녹록치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10년 전과 비교해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여행업계의 급성장.
1992년 1월1일 현재 한국에는 총 2,342개사의 여행사가 존재했지만 10년 반이 흐른 2002년 6월1일 현재 이는 8,097개사로 급팽창했다. 출입국 규모도 어마어마하게 확대된 것은 마찬가지다.

1992년 1월부터 5월까지의 내국인 출국자수 누계는 81만여명에 불과했지만 10년 사이에 이는 281만여명으로 무려 3.5배가 증가했고, 외래객 입국자 수 역시 121만여명에서 208만여명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신문을 계속 넘길수록 왠지 10년 전의 일이 아닌 현재의 일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기사들이 상당수 튀어나왔다.

지금보다 오히려 상품 가격대가 높았던 당시였지만 덤핑상품을 둘러싼 논란기사는 수시로 등장했다. 그 뿐인가? 원가보전 수단으로 활용됐던 무리한 쇼핑 관행, 항공사의 일방적이고도 불공정한 좌석판매 사례, 여행사의 저가상품 판매에 반발하는 랜드들의 움직임, 항공사간 출혈 가격경쟁 등 현재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한, 아니 판박이라고 밖에 할 수 있는 상황이 그대로 벌어지고 있었다. 아예 그런 문제점들은 업계의 고질병이 아닌 업계를 움직이는 하나의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제는 앞으로 다가올 10년이다. 그 때에는 10년 전의 신문에서 현재의 언짢은 모습을 떠올리지 않아도 될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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