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같은 휴가철이 다가왔다. 여기 저기 떠오르는 여행지도 많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많다. 하지만 일년 내내 피곤에 지쳐있었던지라 그냥 ‘방콕’하며 이리 저리 뒹굴어볼까도 싶다. 섭섭치 않은 신선함과 아쉬움이 남지 않는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아시아권이라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이국적 자연의 품에 안겨 쉴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태초의 원시림과 오염되지 않은 바다, 세계의 동ㆍ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말레이시아 팡코르(Pang Kor)

판코(Pan Ko)는 태국말로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이다.
작열하는 열대의 태양이 모든 것을 무기력하게 할 때 말라카 해협을 항해하던 뱃사람들이 휴식처로 머물렀던 섬 팡코르는 깨끗하고 푸른 바다와 야자 숲이 감싸고 도는 아담한 해변, 무성한 정글이 이국적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목가적인 해안으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찾는 천국과도 같은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여정은 다소 길다. 쿠알라 룸푸르에서 서해안 도로를 따라 3시간 정도 가면 페락에 도착하게 된다. 페락에서 다시 페리를 타고 30분정도 가면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 눈이 시리도록 빛나는 태양이 있는 섬, 팡코르가 나타난다.

말레이시아의 빠른 변화와는 대조적으로 팡코르에는 식당과 쇼핑 센터, 놀이시설 같은 위락시설이 없다. 단지 태양이 해안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푸른 바다 위에 한가로이 낚시 배가 떠있고, 처녀림으로 뒤덮힌 정글과 따뜻하고 인정 많은 섬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팡코르의 매력은 말레이시아의 다른 섬들과는 달리 일년 내내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섬이 그리 크지 않아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빌려 하루 동안 돌아볼 수도 있다. 선착장이 있는 섬 북쪽에는 테록 베랑가만의 아름다운 해변 골든 샌드스를 끼고 아늑한 휴양시설이 있어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곧 잘 찾는다. 또 18홀 골프장에서는 여유있게 골프를 즐길 수도 있다.

테록 벨랑가의 푸테리 데위 비치(Putri Dewi Beach)는 팡코르 섬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으로 멋진 해안가에 있는 카수아리나 나무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수상 스포츠 애호가들은 마음껏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팡코르의 대부분이 수수하고 자연스런 곳이지만 이 곳에서 만큼은 조금 멋도 부릴 수 있는 현대적 이미지를 지닌 해변이다.

팡코르섬의 섬 ‘위성 섬(Pankor Laut)’은 천국의 에머랄드만과 말라카 해협의 고운 해변을 자랑한다. 이곳 에머랄드 해변는 세계 100대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힐 정도로 맑고 아름답다. 80%가 정글로 덮여 있으며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서식하는 처녀림을 간직하고 있다. 섬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제트스키 등의 모터를 이용한 해양 스포츠는 하지 않는다.

팡코르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좋은 레스토랑과 음식점들도 많이 있다. 특히 해산물요리가 일품이다. 이 섬은 원래 어부들이 거주하던 곳으로서 주변에 풍부한 안초비(ikan bilis)와 오징어가 유명하다.

태국 피피섬

푸켓에서 남동쪽 30Km 지점의 크라비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섬으로 손상되지 않은 해변과 푸른바다, 열대의 식물로 뒤덮인 녹지를 배경으로 수면 위로 우뚝 솟은 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최근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더 비치(The beach)에 등장해 더 유명해진 섬이다. 여정은 다소 불편하다. 방콕에서 비행기를 타고 푸켓이나 끄라비로 이동한 후 다시 페리로 1시간 30분을 들어간다. 3박 5일 일정(기내 1박)이라면 피피 2박, 푸켓 1박이 가능하다. 푸켓에서 피피섬까지 가는 정기선은 하루 5편 정도 있다.

큰 섬 피피돈과 작은 섬 피피레가 있는데 화강암 절벽과 기암으로 이뤄진 피피레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이곳은 식용 제비집 채굴로 유명한 바이킹 동굴과 스노클링에 적합한 두개의 아름다운 만이 있다. 피피돈에는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있는데 자연보호차원에서 아직까지도 대대적인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비치’를 촬영한 ‘마야만(灣)’은 촬영을 위해 심은 야자수를 철거한 후 해변이 다소 손상된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지만 높은 파도로 인해 구경이 수월하지 않다. 유럽인들의 휴가가 시작되는 11월부터는 이곳에 민박을 하려는 독일이나 프랑스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보통 1주일 이상을 이 낙원에서 머물며 느긋한 휴가를 즐긴다.

이곳은 깨끗한 자연 환경을 위해 빨래를 모두 육지에 실어 날라서 해결할 정도로 환경의식 또한 높다. 특히 영화 ‘더 비치’를 찍기위해 해변의 나무를 베내어 시위대가 몰려들었을 때 이를 무마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의 환경조성기부금을 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깨끗한 해변 이외에도 피피섬의 주변지역은 말그대로 천국이다. 적당한 수온으로 다양한 다이브 포인트와 스노클링의 최적지라 할 수 잇다. 스피드 보트와 간단한 장비를 빌려서 스노클링을 즐기다보면 수영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아름다운 바다 속에서 좀처럼 나오기가 싫어진다.

피피의 매력을 체감하려면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해야 한다. 스쿠버다이빙 투어에 참가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하지만 일반 여행객은 간단한 교육을 받고 체험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피피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최소 4일이 소요되며 필기시험을 통과 해야한다.

해변 강습만 받으면 20만원 안팎. 투어를 나가면 25만~30만원선이다. 스노클링은 구명조끼를 착용하므로 수영을 못해도 가능하다. 항공편은 인천에서 방콕까지 5시간 30분이 소요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 오리엔탈 항공이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방콕에서 푸켓, 끄라비는 타이항공 등 태국 국내선이 수시로 있으며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싱가포르 주롱 새 공원

주롱새공원은 1971년에 개관한 동남아시아 최대, 세계 제 2의 규모를 자랑하는 새공원으로 총 600여종, 8,000여 마리의 조류가 20.2 헥타르의 넓은 대지에 떼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

이 중에서 열대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펭귄이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다. 펭귄들은 공원입구에서 볼 수 있는데 펭귄사육장은 열대우림 한가운데 마치 하나의 남극세계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또 바다오리의 일종인 퍼핀도 떼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30M 높이의 인공폭포와 울창한 열대우림이 어우러지는 폭포사육장에는 1,200 여마리의 열대조류들이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형형색색의 잉꼬과 새들과 딱새 그리고 수많은 열대, 아열대 조류들이 날아다니는 폭포사육장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또 세계 최대규모의 동남아시아 코뿔새, 남아메리카 큰부리 새 사육지 등도 볼 만하다.

정글의 보석(Jungle Jewels)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벌새와 중남미 지역에서 온 아름다운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새장의 중앙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화려한 깃털의 수컷벌새들이 색의 향연을 벌이고 유포니아와 풍금조가 특유의 노랑, 빨강, 파랑, 그리고 오렌지색으로 단장해 그 황홀한 모습을 자랑한다. 플라밍고 호수의 오두막(The Lodge of Flamingo Lake)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플라밍고 호수가 있다. 송벗, 테라스, 롯지, 트리톱으로 나누어져 있는 플라밍고 호수는 최근에 새롭게 단장하여 각기 독특한 주제와 느낌을 전달한다.

김혜진 기자 jspac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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