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관광과 여행 그리고 여행사 “개별여행 가미한 패키지 상품 개발 기대”

“소비자들은 여행사와 여행상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자 지난 6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10인의 객원기자들을 간곡히 소집했다. 그중 참석자는 7명. 일반회사, 전문직 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대부분 소비자의 입장에서 여행을 즐긴다. 적어도 2년에 한번은 해외여행을 꿈꾼다. 지금까지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보기도 하고 배낭지고 혼자서 떠나보기도 한 다채로운 경험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두서없이 정리해보았다. <편집자 주>

참석자 : △김승범(31·회사원) △손미영(27·해외여행인솔자) △송옥진(31·회사원) △오종배(35·의사) △이지혜(24·대학생) △장다정(26·회사원) △황민우(34·회사원)

진행자 :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여행상품 고르기와 정보를 얻는 경로, 준비 단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또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손미영(이하 손) : 계층, 연령별로도 여행상품 선택하는 기준이 다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여행사를 선택할 것인지가 관건일 듯싶다. 배낭여행의 경우 동호회를 통해 좀 더 친근한 정보를 얻지만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에게 한정되는 단점이 있다.

김승범(이하 김) :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다.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최소 일주일은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을 하루 단위로 나눠서 계획을 짜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아침, 점심, 저녁을 나누는 등 상세 여행일정을 짠다. 사전 여행정보 습득과 준비, 여행 실행, 여행 리뷰까지 이렇게 세 번에 걸쳐 여행일정을 짠다.
이지혜(이하 이) : 인터넷이 만능은 아니다. 비슷비슷한 정보에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것도 많아 신뢰가 가지 않을 때도 있다.

장다정(이하 장) : 여행에 대한 기호와 체험은 상대적인 것 같다. 내 경우 책은 물론 인터넷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남에게는 좋은 여행지가 막상 그곳에 가면 속았다는 느낌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권 예약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관광청 사이트와 현지 관광안내 센터를 이용한다. 특히 현지 거주민이 추천하는 여행지를 선호한다.

오종배(이하 오) : 직장인의 경우 장기간 시간을 낼 수 없다. 충분히 많은 감동을 받기 위해 사전정보 수집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내 여행 모토는 감동이 있는 여행이다. 그 같은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여행기, 여행서적, 역사서적 등 관련 서적을 탐독한다.

진행자 : 실제 경험해 본 여행상품에 대한 체험담을 이야기해보자.
장 : 패키지 상품의 경우 옵션(선택관광)이 현지에서 실제 하는 비용보다 부풀려진 경우를 많이 봤다. 패키지상품을 이용한다 해도 여행사는 가는 곳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한다. 소비자는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더라도 다시 정보를 찾아야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 : 패키지 상품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코스라는 면에서 인정한다. 하지만 여행사 별로 비슷한 여행상품을 내놓는데 여행상품에 대한 가격 대가 다르다. 또, 현지에서의 불만을 돌아와서 여행사에 얘기해도 해결이 안된다. 일정표 상의 코스가 무시되는 경우도 빈번하고, 가이드들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송옥진(이하 송) : 일부 불만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바처럼 여행자가 여행사로부터 일정에 대한 공지를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 : 패키지의 단점들이 다수 제시됐지만 짜여진 일정이 있는 패키지를 선택했을 때 감수할 점도 있다.

김 : 여행사 뿐 아니라 소비자 역시 제 역할을 못한다. 소비자가 선택한 여행상품가에는 항공료, 현지 호텔숙박료, 교통수단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상품가는 그에 훨씬 못미친다. 소비자도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같다. 이런 계산이면 옵션은 여행사의 손실에 대한 보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똑똑한 소비자가 등장해야만 이 같은 패키지 모순을 바꿀 수 있다. 좋은 방법은 소비자에게 옵션가를 공개하고 여행사 마진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본다.

황민우(이하 황) : 사람들마다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패턴이 있는 것 같다. 내 경험상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여행책자를 읽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구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진행자: 요즘 해외 여행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의 상품도 어떻게 바꿨으면 하는가.
송 : 가족여행이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상, 비용상의 문제로 빠른 시일내에 가족여행상품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 : 가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패키지와 배낭여행의 중간형태의 상품이 있었으면 한다.
손 : 선호 지역에 따른 상품 세분화가 필요하다.

오 : 패키지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취향과 정서가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상품이라도 연령대, 취향 별로 그룹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 가격대를 개인별로 책정하지 않고 ‘몇 인 가족을 위한 상품’이라는 식으로 상품을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것 같다.

진행자: 여행 활동을 취미 이상의 산업·경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여행 산업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황 :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 여행은 과거를 보는 행위와 같다.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여행에 대한 수요가 이에 비례해서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여행업도 고객의 DB를 구축하고, 타깃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여행상품도 많아져야 한다.

송 : 국내 상품 개발에 있어서 환경 부분이 특히 고려되야 한다. 관광지로 개발이 된 곳들은 환경을 무시하고 있다. 래프팅으로 뜬 영월 동강이 관광이 환경과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단적인 예다.
장 : 양적 충족 뿐 아니라 질적인 발전을 함께 꾀해야 한다.
김 : 앞으로 시간을 여유롭게 쓰는 여행 패턴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해본다.

진행자 : 주 5일 근무제가 앞으로 휴가 문화나 여행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는가.

오: 당분간 획기적으로 바뀌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우리와 기업 문화, 휴가 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 직장인들이 실제로 쓰는 휴가 기간이 짧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장기간 휴가를 가진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아울러 긍정적 효과도 있다. 앞으로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국내여행이 크게 확산될 것이다. 아직 국내여행 패키지 상품은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지만 요즘 뜨는 펜션 등 새로운 숙박 형태 등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 : 한국 직장인들은 체질상 일주일 이상의 장기 휴가를 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 문화다. 하지만 여가와 휴가 개념이 뚜렷한 젊은 계층이 직장 상사 등 주류가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진행자: 여행사와 여행상품과 나아가 여행산업에 대한 단 소리와 쓴 소리를 해달라.
김 : 한국 사람의 상당수는 관광을 하는 것 같다. 관광과 여행이라는 말. 얼핏 같은 뜻이지만 여행이란 자신의 경험이 중요시 되는 반면, 관광은 여행에서 보고 느끼는 것이 배제돼 있다는 것 같다.

장 : 한 여행지에서 겨우 20~30분 체류가 고작인 경우를 봤다. 심하면 여기서 ‘사진 찍으세요’라고 한 뒤 다른 곳으로 몰고 간다.
손 : 소비자들의 경우 가격 문제에 상당히 민감하다. 싼 상품을 찾으면서도 서비스는 최상의 것을 원하는 등 항상 상충하는 문제가 내포돼 있다. 소비자 역시 개선해야 한다.

김 : 고객 역시 최소한 자신이 방문한 곳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갖춰야 한다. 패키지만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분명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개별여행이 늘어나야 여행 문화도 변화될 것이다.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는 여행사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을 고려, 합리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예컨대 싼 가격을 제공하면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내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패키지 여행사는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진행=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정리=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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