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에는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안게임 등에 대비한 관광 기반 시설 확충에 초점을 맞춘 법·제도적 정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한 해였다.

부족한 호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숙박시설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이 마련됐으며, 한국관광협회에서 호텔업협회가 분리, 독립해 호텔업계 자체적인 준비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수용태세 개선에 필요한 자금 충당을 위해 해외여행자에 1만원씩 관광진흥개발기금을 걷기로 결정됐다. 여행업계도 관광산업은 국가전략산업이라는 넓은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내외부적으로 다채로운 발전과정을 겪었다.

1. 관광진흥 10개년 개발계획 마련

1996년은 2000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대비한 각종 법·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해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 주재로 7월에 열린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도출된 ‘관광진흥 10개년 개발계획’이 이를 증명한다.

관광진흥 10개년(1996년∼2005년) 개발계획은 외래관광객 유치 증대와 관광시설 확충을 위한 세제, 금융상의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 2005년까지 외래관광객 수를 800만명으로 확대, 여행수지 5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등의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를 위해 관광숙박시설 확충,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 촉진, 관광진흥개발기금 조성, 숙박시설에 대한 여신규제 완화 등의 방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관광호텔의 신축 및 증축,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세제상에서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관광숙박시설지원특별법안’을 비롯한 각종 법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2.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정식 출범

연초부터 본격화한 한국관광호텔업협회의 설립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돼, 3월에 창립총회를 거치고 문화체육부에 설립허가 신청서를 접수시킨 끝에 9월12일자로 정식 출범했다. 이로써 그동안 한국관광협회의 위원회 중 하나였던 호텔업계는 독립 협회로 거듭나게 됐다.

관광협회는 협회내의 호텔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실상 호텔협회의 역할을 수행해왔는데 독자적으로 협회를 설립하는 것은 전체 관광업계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강력하게 저지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지난 91년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관광협회에서 분리 독립한 데 이어 호텔업협회도 출범함으로써 관광업계는 크게 업종별 협회와 지역별 협회로 재편됐다.

호텔업협회는 회원업체들의 경영난 타개 등을 위한 각종 정책 규제 완화 등을 전개해나가기로 결의했으며, 문화체육부는 호텔업협회의 출범을 계기로 해당업종의 특성을 살려 업계 자율적으로 발전을 추진토록하고, 한국관광협회는 중앙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3. 이탈리아 한인여행사 협의회 총파업

이탈리아 한인여행사 협의회는 4월과 5월 동안 3차례에 걸쳐 여행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총파업을 단행했다. 유럽 시장은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신문광고 등을 통한 덤핑판매로 인한 원가부족으로 유럽 현지 업체의 적자가 누적되고 서비스 질이 하락하는 등 생존을 위협하는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총파업의 배경이었다.

로마 지역에서만 24시간 동안 진행된 1차 파업에 이어 파업시간과 해당 지역을 점차 확대, 3차 파업은 이탈리아 전지역에 걸쳐 72시간 동안 진행됐다. 협의회는 지상비 정상화, 덩핑상품 광고매체 홍보 금지, 지상비의 현지 직불 또는 출발전 송금의 3개 사항을 모객 여행사에 요구했다.

파업 대상 지역과 시간이 한정됐던 1차 파업 때는 일정 조정 등을 통해 큰 혼란은 없었지만 2차 파업 때는 현지 행사 진행에 큰 차질이 빚어져 국내 모객 여행사들이 애를 먹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여행사들은 유럽상품가격 현실화 등을 위해 노력하는 등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4. 해외여행자에 1인당 1만원 부과

문화체육부는 97년 하반기부터 5년 동안 한시적으로 내국인 해외여행자에게 1인당 1만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체육부는 11월 초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개발기금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정기국회에 상정해 통과되는 대로 하위법령을 개정하고 늦어도 97년 7월 해외여행 성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문화체육부는 한 해 해외여행자가 450만명에서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경우 적어도 2,000억원에서 3,000억원의 기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된 기금은 국민여가시설 확충, 관광종사원 교육, 관광홍보사업, 국내외 관광안내 체계 개선 사업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5. ‘쇼핑수수료는 사업소득’ 유권해석

관광통역안내원이 외국인 관광객을 면세점 등의 관광사업자에게 계속적, 반복적으로 쇼핑안내를 하고 그 관광사업자로부터 판매실적에 따라 지급 받는 수수료는 소득세법 제19조1항에 따라 사업소득에 해당돼 1%의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면 된다는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이 같은 해석은 인바운드 업계가 관광통역안내원의 쇼핑수수료의 소득 구분을 국세청에 건의해 이뤄진 것이다. 그동안 관광통역안내원의 쇼핑수수료 수입은 인바운드 업체가 자사 소속임을 나타내기 위해 월 20∼30만원의 급여를 관광통역안내원에게 지급한 것이 원인이 돼 기타소득으로 분류, 수수료 수입의 25%를 원천징수해 왔다.

그러나 여행사와 전속계약을 하고 받은 계약금 부분, 여행사에 정식직원으로 고용되고 일정한 급여를 받는 통역안내원이 별도의 안내행위를 하고 받은 안내 수수료 등은 기타소득으로 구분돼 25%의 소득세가 원천 징수됐다.

6. 여행업 사무실 면적기준 폐지

여행업에 대한 행정규제 완화, 경영환경 개선 효과를 불러오는 대신 대고객 여행계약 불이행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이 4월17일 공포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 개정안은 여행업에 대한 사무실 면적기준의 제한과 국내여행업의 시·도별 영업구역 제한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사무실 확보 등으로 인한 고정비용을 절감하게 됐으며, 국내여행업체들의 국외여행업 등록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대신 대고객 여행계약을 위반할 경우 1차 15일 사업정지, 2차 1개월 사업정지, 3차 3개월 사업정지 과정을 거쳐 4차 위반시에는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행정처분을 강화했다.

7. 안셋호주항공 서울 취항

안셋호주항공이 7월2일부터 시드니-서울-브리즈번-시드니 노선에 주4회 운항체제로 정식 취항했다. 주4회 운항편 중 화·금요일 2편은 안셋호주항공이 운항하고, 수·일요일 편은 대한항공과의 코드셰어를 통해 운항을 개시했다.

이 노선에는 414석 규모의 B-747-300기가 투입됐으며, 안셋호주항공은 한국인의 이용 편의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썼다. 안셋호주항공의 서울 취항으로 서울과 시드니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콴타스항공과 함께 4개 항공사 경쟁체제로 접어들었다.

8. 판문점 관광, 중앙고속 신규 참여키로

판문점-제3땅굴-도라전망대 등을 연계한 국방부의 국제안보관광단지 개발 계획에 따라 판문점 관광에 (주)중앙고속이 신규로 참여하게 됐다. 판문점 관광은 지난 1965년부터 대한여행사가 독점해왔으나 중앙고속의 신규참여로 이용객 편의도가 높아지고 경쟁이 촉진되게 됐다.

중앙고속관광은 10월10일부로 유엔군사령관으로부터 판문점 관광 사업승인을 얻었으며, 97년 초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중앙고속의 참여로 정기출발 차량 이외에도 일본수학여행단 및 대규모 단체의 관광도 수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인바운드 업계는 관광코스 다변화를 기대했다.

9 그린사업체 제도 도입

문화체육부는 11월 여행업체에 대한 지도 점검업무를 대폭 개선,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지도점검 면제혜택을 주는 ‘그린사업체’ 제도를 도입했다. 민원이 발생하지 않은 그린사업체(건전사업체)를 지도점검에서 제외할 뿐만 아니라 일반 업체들도 미리 신청을 받아 행정처분보다는 업무 개선을 유도할 수 있도록 교육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의 행정처분 위주로 이뤄져온 지도점검 업무를 교육지도체계로 전환한 것이어서 업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단 지도교육시 개선사항을 권고받고도 자율적으로 개선하지 않을 경우에는 행정처분에 넘기기로 했다.

10 서울시티투어 첫 운행

외래관광객에게는 한국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내국인에게는 문화적 휴식공간이 될 서울시티투어가 11월23일 첫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티투어는 전용터미널로 지정된 용산터미널에서 출발했으며, 남산투어, 그린투어, 럭키투어, 애프트눈투어의 총 4개 코스가 마련됐다.

정기운행에 앞서 서울시는 10월1일부터 시험운행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각종 지적사항을 개선했다. 시범운행 결과 1일 평균 15명, 연인원 460명이 이용했으며, 국적별로는 내국인이 58%, 외국인이 4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확정된 4개 코스 이외에도 레인보우코스, 드림투어, 나이트투어, 테마코스 등의 신규 코스도 단계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