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재단 산하라는 특성상 세일 여행사는 대규모 행사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한번에 적게는 3만, 많게는 5만명에 이르는 그룹을 받는다는 것은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손님들 방을 잡아 주느라 정작 직원들은 사무실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며 철야 근무를 한다.

다행인 것은 그런 행사가 매년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래도 내년이면 입사 10년째를 맞는 심상훈 팀장은 벌써 4번이나 그 난리북새통을 겪었다.

심 팀장은 세방여행사에 입사한 90년부터 93년 세일여행사로의 이적을 거쳐 지금까지 ‘인바운드 수배’의 한길을 걸었다. 수배생활 13년째면 눈칫밥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이제 웬만한 대형 사건사고는 눈도 깜짝하지 않을 만큼 관록이 쌓였다.

합동결혼식같은 대형 행사가 아니더라도 통일교 연수 단체가 연간 5만명 이상 들어온다. 거기다가 일반 패키지 관광객까지 받으려면 빠듯한 편이지만 심 팀장은 인간적인 정감이 넘치는 회사의 분위기가 힘든 일들을 견디게 한다고 덧붙인다.

신입사원 면접시 심 팀장은 갑작스런 호출에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올 친구가 몇 명인가를 묻곤 한다. 원만한 성격, 사교성 등은 수배직원들의 기본자질. 하지만 같은 질문을 던지자 심 팀장의 대답은 의외다.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내가 전화하는 친구들은 무슨 있어도 꼭 올 겁니다.”

수배를 담당하다 보면 기술적으로 잔재주를 부려야 할 때가 있지만 ‘한번 (관계를) 트면 오래 간다’는 그는 ‘신뢰’와 ‘정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인맥을 두루 두루 겹쳐놓기 보다는 특정소수의 동료들과의 허물없이 지내는 편이다.

하지만 그가 사진작가의 길과 여행사 직원의 길을 사이에 두고 고민했을 정도로 사진에 심취했던 사실을 그들은 알까?

지금은 생활에 밀려 거금의 장비들을 묵혀두고 있는 형편이지만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근교의 주말농장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니 가장으로써, 아빠로서 점수는 ‘매우 높음’이 분명하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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