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1997년 여행신문을 뒤적거리다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알다시피 1997년은 숨 가쁘게 변화하는 사회 경제적인 총체적 위기와 맞선 한해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미 위기의 징후들은 짧게는 2~3개월 전부터 길게는 1년 전부터 암시되고 있었지만 ‘설마’하며 대부분 ‘무리한 확장’만 고집하다 IMF 국가경제위기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바로 그 신문을 뒤적이다 문득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97년과 비슷하다고 느낀 것이다. 한번 짚어보자. 불안한 사회 경제 환경은 둘째치고서라도 업계 내에 일고 있는 과당 덤핑 경쟁, 지상비 하락으로 인한 랜드사들의 반발(?), 치열한 신문광고에 의존한 여행사 마케팅, 위기와 부도설 등은 그때와 다를 바 없다. 기대에 못 미쳤던 여름 성수기에 대한 실적도 같다.

그 와중에 모 여행사 부장도 “하반기 여행업계 지각변동”을 얘기했다. 소요된 비용과 매출, 수익 구조가 기형적이기 때문에 체질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몇 개 여행사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불안의 조짐도 97년 못지 않다고 덧붙이면서.

지난 주말 한국결혼상품전 취재차 코엑스에 갔다. 여름 성수기가 끝나자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허니문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듯 했다. 여행사 신문 광고는 이제 추석 연휴를 겨냥하고 있지만 예년보다 짧아진 추석 연휴가 아쉽다.

이미 해묵은 논쟁이고 매년 재발되고 있는 부실일 뿐이라고 하면 사실 할 말 없다. 기자로서도 더운 여름밤에 듣는 괴담이면 오히려 좋겠다. 그러나 현실이 자꾸 불안해지는 건 왜일까.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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