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리조트 체인 그룹

롬복은 생각처럼 작은 섬이 아니다. 제주도처럼 화산섬이지만 면적은 3.5배 가량 크고 섬을 내려다보고 있는 란자니(3,762m)산도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산이다. 게다가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꽤 알려진 휴양지라 다양한 리조트와 호텔이 운영중이다.

생기기 비치 호텔(Senggigi Beach Hotel)이 풋풋한 시골 아가씨를 닮았다면 오베로이는 애지중지 자란 양가집 규수의 분위기다. 롬복에서 발리와 가장 가까운 탄중(Tanjung) 지역의 메다나(Medana) 비치에 자리잡은 오베로이 (The Oberoi) 리조트는 롬복의 여러 숙박시설 중에서도 발군의 서비스와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오베로이라는 세계적 리조트 체인 그룹의 이름에 걸맞게 종업원들의 표정과 몸짓에는 언제나 친절함이 베어 있고 작은 비품 하나 하나에도 세심함이 깃들어 있다.

오베로이의 명성은 화려한 수상 경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여행전문 잡지인 콩드 나스트 트래블러(Conde Nast Traveler)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추전 리조트 10 곳 중 하나로 롬복의 오베로이를 꼽고 있다. 또한 1999년 이 잡지의 미국 독자들이 전세계 리조트를 대상으로 선택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100에서도 20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8위에 올랐다.

빌라와 파빌리온등 다양한 객실

50개의 객실을 갖춘 오베로이 리조트는 20채의 개인 빌라와 30개의 파빌리온으로 구분되며 개인 빌라는 다시 풀빌라와 가든 빌라로 파빌리온은 오션 뷰와 가든 뷰로 세분화된다.

오베로이의 빌라는 개인 생활의 존중이라는 빌라의 가장 큰 특성을 살려 로비나 식당, 수영장과 살짝 떨어져 있다. 빌라가 모여 있는 곳은 고급 주택가를 연상시키는 정숙함이 흐른다. 단독 주택과 같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선 개인 풀이 눈에 들어오고 그 보다 조금 높은 곳에 정자가 꾸며져 있다. 빌라안의 정자는 신혼부부만을 위한 저녁 정찬 자리로도 사랑을 받는 곳으로 낮에는 수영 후 휴식을 취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사방에 아기자기하게 가꿔진 꽃나무도 화사하다.

시원한 질감의 돌과 나무를 이용한 지붕으로 지어진 빌라의 실내는 한 눈에 봐도 결 좋은 나무로 짜여진 커다란 킹사이즈 침대가 중심을 잡고 서 있고 소파와 최신 TV, 오디오가 널찍한 간격을 두고 배치돼 있다. 발코니로 이어지는 커다란 문을 열면 빌라의 위치에 따라 파란 바다나 잘 가꿔진 푸른 정원이 펼쳐진다. 미닫이 문으로 구분돼 있는 욕실도 정갈하고 편리하게 설계돼 있다.

파빌리온은 수영장이나 바다와 보다 가까이 있다. 모든 파빌리온은 단층으로 바다를 향해 오션 뷰 파빌리온이 먼저 길게 늘어서 있고 그 뒷 줄에 가든 뷰가 같은 형태로 놓여 있다. 내부 구조는 동일하며 테라스에서 보이는 모습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파빌리온 안에 들어서면 ‘ㅅ’자 모양으로 처리한 높다란 천장이 먼저 시선을 끈다. 객실내 공간을 여유있게 설계한 데다 천장을 높게 처리해 한결 시원스러워 보이고 나무 무늬 바닥과 전체 가구도 조화를 잘 이룬다.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은 웬만한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보다 크기나 시설면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여길 정도. 욕실도 깔끔하고 위생적이며 테라스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뒀다.

수영장과 식당 등 부대시설 훌륭

바다와 연결될 듯 층층히 펼쳐지는 수영장은 오베로이의 자랑 중 하나. 특히 석양이 질 때면 수영장까지 붉게 물드는 모습이 보는 이마다 감탄을 연발케 한다. 수영장 주변으로 따로 길을 놓아 군데군데 연꽃과 같은 수초가 자라고 있고 주위를 둘러싼 야자나무가 수영장에 비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수영장 귀퉁이에는 맛사지를 받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오베로이가 많은 이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식당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다가 내려 보이는 언덕의 토케(Toke)에서는 낙조가 일품이고 메인 식당인 럼벙(Lumbing)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아시아, 컨티넨탈 식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아침식사와 해산물, 간단한 간식이 제공되는 선버드 알프레스코(Sunburd Alfresco)와 풀 데크(Pool Deck) 등이 운영된다. 50개의 객실을 지닌 리조트로는 과분하다 싶을 만큼 많은 이 곳의 식당과 카페는 다양한 취향의 투숙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오베로이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오베로이에서는 사실 머무는 객실 형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격이야 풀빌라 오션 뷰가 단연 비싸지만 가든 뷰 파빌리온에 머물렀다고 서비스에 차이가 있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일은 없다. 개인 풀이 없다 뿐이지 파빌리온의 시설도 빌라에 못지 않게 훌륭하며 층층이 바다를 향해 펼쳐지는 오베로이의 풀장은 한가롭고 여유롭다.

어떤 형태의 객실에 머물렀든 막상 떠나는 사람은 새로 오는 사람에게 질투 섞인 눈인사를 건네고 이제 막 도착한 사람은 그들의 아쉬운 표정에서 기분 좋은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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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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