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에 소개된 ‘호주 멜버른 구 감옥’에 대한 기사가 생각난다. 멜버른 구 감옥이 그 지역의 중요한 관광자원이라는 것이다. 야간 투어뿐 아니라 연회용으로 감옥을 대여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기사이나, 여기에는 내셔널 트러스트라고 하는 역사자원에 대한 보존 의식과 이용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시민운동의 노력이 담겨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들이 알게 모르게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사라지는 경우를 흔히 본다.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역사자원도 활용을 한다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미래세대가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좋은 사례이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1896년 영국에서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존가치가 높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역사 건축물, 그 환경을 기부금·기증·유언 등으로 취득해 이것을 보전·유지·관리·공개하여 미래 세대가 영구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민운동이다. 그린벨트, 공원, 해안, 호수, 폭포, 정원, 성곽, 대중술집, 교회, 수도원, 성당, 물레방아, 그리고 작은 시골집 등 내셔널 트러스트의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한 세기가 지난 현재,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미국·오스트레일리아·스코틀랜드·바하마·일본 등이 내셔널 트러스트를 조직해 귀중한 자원들을 미래 세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보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성장과 개발을 앞세워 자연·역사·문화 자원에 대해 시장주의적 상품 논리로만 가치를 정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보존의 절대 명제를 갖고 있는 대안적 관광자원 보호운동이다.

한국에는 2000년 초에 내셔널 트러스트를 결성하여 주로 자연자원을 보존하고 이용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많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적극 전개될 필요성이 있다.

보존적 가치가 높지만 현실의 여건 때문에 그 훼손의 정도와 잠재성이 큰 지역의 관광자원, 즉, 생태환경, 경관, 선술집, 명승지, 한옥의 경우는 모두가 관광자원 트러스트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 소유자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이든, 소유권이나 사용권의 전환을 통해 관광자원을 사회적 자산으로 신탁하여 이를 영구적으로 보전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관광자원을 무수히 많은 찾아내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외국의 내셔널 트러스트처럼 보존하며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보전 및 보존 의식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관광자원 트러스트 운동이 한국 사회에 도입되는 의의는 `실천 이념적’ 관광자원 보호 운동의 가능성을 연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의 전제는 시민의 자발적인 재산의 기부와 헌신적 자원봉사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언론의 지속적인 홍보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월드컵 때 템플스테이의 중요성을 경험하였다. 우리의 전통문화와 동양의 신비로운 세계를 외래관광객에 알려 관광진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옥의 경우도 외국인을 위한 숙박시설로 활용한다면 우리 문화의 풍요로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실천하는 방안은 관광자원 트러스트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cwkim@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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