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내부적으로는 물론 외부에서도 높은 관심과 기대를 나타냈던 최초의 정부 인증 우수여행상품 125개가 지난달 12일 최종 선정됐지만 선정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소모적인 비판과 논쟁으로 후속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여행업계 내부적으로는 물론 외부에서도 높은 관심과 기대를 나타냈던 최초의 정부 인증 우수여행상품 125개가 지난달 12일 최종 선정됐지만 선정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소모적인 비판과 논쟁으로 후속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늦은 선정 뒤 후속조치도 깜깜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는 여행업계 최초의 정부 인증제도일 뿐만 아니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넓게 형성돼 있는 만큼 소모적인 비판보다는 향후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업계 전체의 건설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화관광부와 우수여행상품 인증 시행기관인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는 지난달 12일 두 차례의 연기 끝에 ‘2002년 상반기 우수여행인증상품’ 125개를 최종 선정, 발표했다. 이어 21일에는 인증서 수여식까지 마치고 공동광고 실시 등 대내외 홍보활동에 본격 돌입하는 절차만 남겨 두게 됐다.

하지만 13일 현재까지 하반기 우수여행상품 공모 시행공고는 물론 상반기 선정 상품에 대한 광고집행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당초 이르면 지난달 말에라도 일간지 광고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고, KATA 내부적으로도 광고시안과 인터넷을 통한 홍보활동 등 제반 준비과정을 마무리지은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불안한 출발인 셈이다.

이와 같이 후속 조치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상반기 우수여행상품의 선정과정과 결과를 둘러싸고 비판과 반발이 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지원금 2억원과 함께 상품 1개당 5만원(세금 5,000원 별도)씩 심사비용으로 받아 적립된 약 5,000만원을 활용해야 하는 KATA 입장에서도 그와 같은 회원사의 반발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평행선 달리는 비판과 반박

현재까지 제기되고 있는 비판은 주로 심사위원의 전문성 결여와 심사절차상의 불투명성에 집중돼 있다. 이번에 우수여행상품 인증심사를 신청했던 모 업체 관계자는 “객관적이지 못한 데다가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 선정결과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KATA는 심사양식과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용하는 항공편만 다를 뿐 서로 상품구성 내용이 엇비슷한 상품 중 어느 것은 선정되고 어느 것은 탈락한 경우도 있다”며 “심사절차와 기준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심사위원의 전문성 결여 문제는 여행사 종사자보다는 학계 등 비업계 인사들로 심사위원단이 구성됐기 때문에 발생했다. 과연 심사위원단이 신청된 상품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가치를 판단할 정도의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갖고 있었느냐는 주장이다. 또 서류심사에 크게 의존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채점기준 등도 공개되지 않은 점도 비판의 빌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KATA 관계자는 “심사위원 선정과 심사절차는 애초부터 최대한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식으로 여행사 종사자를 중심으로 구성했다면 더욱 큰 편파심사 주장이 제기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실무위원, 전문가, 평가위원의 3단계 심사과정을 거치며 한 상품 당 5명의 심사위원이 교차 평가하고, 문화관광부의 최종 승인과정까지 3중, 4중의 심사과정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여행사 종사자의 전문적인 시각이 필요한 가격적정성 항목 등에 대해서는 여행사 종사자들의 평가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객관성과 전문성 결여 주장은 전혀 합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건설적인 비판과 의견제시는 적극 수렴하고 있지만 대안제시도 없는 비판만을 위한 비판은 곤란하다”는 게 KATA의 입장이다.

제도정착 여부는 여행업계 손에

두 차례 연기되는 과정을 겪으며 우수여행상품이 그 모습을 드러냈지만 다시 후속 조치 실시에서 답보상태에 빠진 데 대해 업계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수여행상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 한 종사자는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냐”며 “비록 다소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최초로 정부가 인증한 우수여행상품의 가치를 업계 스스로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 국내여행 전문업체 대표는 “선정만 해 놓고 광고 집행 등이 늦어져 아쉽다”며 “우수여행상품으로서의 품질을 유지하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식을 안겨줄 수 있도록 앞으로 사후관리에 더 큰 힘을 쏟아야 된다”고 밝혔다.

이미 우수여행상품은 업계 안팎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닻을 올린 만큼 향후 이 제도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아야 된다는 주장이다.

KATA 또한 그동안 제기된 비판과 의견 중 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르면 하반기 우수여행상품 공모 과정에서부터 반영할 계획이다. 이미 상반기 우수여행상품에 대해서는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 들어간 상태며 향후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1년 동안의 인증기간 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경고와 인증취소 등의 조치를 통해 엄격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8일 심시위원단과 문화관광부 및 KATA 관계자, 이견 제기자 등이 모여 관련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상반기 우수여행상품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 하반기 우수여행상품 공모 일정 등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ATA 관계자는 “이날 회의를 통해 업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한편 광고집행 등 향후 활동계획 일정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 비판에 대한 개선책도 이날 아울러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여행상품이라는 배는 이미 닻을 올리고 출항했다. 앞으로 순항할 수 있을지 여부 또한 결국 업계 스스로 얼마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느냐에 결정될 것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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