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부도를 냈던 한 여행업체의 사업 재개설이 업계에 알음알음 전해졌다. 당시 미상환한 부채금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 이 업체의 사업재개설에 대해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에 따라 묻혀졌었던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예컨대 랜드에 남아있는 부채는 거래 물량을 주는 조건으로 조금씩 상환하면 된다는 등의 얘기가 오가는 등 무성한 뒷얘기를 남겼다. 결국 당사자가 사업 재개설에 대해선 부인했지만 부도업체에 대한 업계의 시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

이는 작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한 랜드 소장은 비슷한 이유로 속이 쓰려 왔다. 그는 거래사의 부도로 타격을 맞고 랜드업을 접고 잠시 외유를 다녀온 바 있다.

일을 떠났던 그는 여행업이 천직임을 깨달았다며 담담하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를 괴롭힌 것은 채무이행에 대한 상대측의 불분명한 태도에 대한 분노였다.

“단 한 번에 채무액을 갚으라고 무리하게 요구하지도 않겠지만 도대체 채무 이행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그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업계에서 미수금에 골머리를 앓아보지 않은 업체는 없을 것이다. 채무자는 아무 일도 아닌 듯 업계에 컴백하고, 채권자는 속앓이를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부도로 미수금 상환이 막혀 있거나, 거래처의 미수는 쌓여가지만 다음 번 물량 지원을 약속받는 데 그치는 업체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인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는 잘못과 피해가 여전히 많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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