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행정규제 완화와 자율영업권 확대 조치 등으로 어느해보다 활기찬 해였으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무엇보다 문민정부의 강력한 사정활동과 실명제 실시 등은 일시적이나마 관광심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으나 여행알선 수수료 완전 자율화 등으로 커다란 영향없이 극복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상반기에는 전체 여행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관광진흥종합대책 마련 등과 대전엑스포 개최를 전후한 일본인에 대한 무사증 입국 허용 등은 여행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베트남여행 완전 자유화, 알선 수수료 자율화, 일반 여행업 소비성 서비스업종에서 제외 등 각종 규제가 완화돼 여행업계의 자율영업권이 신장됐다. 이와 함께 관광수지 개선차원에서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건의한 외국인에 대한 골프예약우선제, 중국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행사 보증책임제 실시 등으로 잠재시장인 중국에까지 눈을 돌리는 장기적인 영업활동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같은 의욕적인 활동은 당초 우려했던 중국 교포들의 위장 입국후 단체 이탈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KATA국제회의 및 OTF관광교역전이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관광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관광분야 국제회의란 점에서 큰 기대와 함께 한국관광을 세계에 널리 알려 위상을 확인하는 진면목을 보였다.
물론 전체 여행업계의 참여도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첫번째 행사로서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해외여행에 대한 각종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온 것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실시한 여행계약서 교부 의무화는 여행업계에 다소 부담을 주긴 했으나 무형의 상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광행사에 부당한 불편신고에 여행사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 및 전세버스업계도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깊은 동면에서 깨어나는 호기를 맞았다. 전세버스업계는 그러나 허가제가등록제로 완화됨으로써 업권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한해이기도 했다.
신정부의 금융실명제 여파로 도매여행업체들이 대리점의 세금계산서가 첨부되지 않은 경우에는 송객을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업계 거래질서의 정착이 이뤄지기도.
이와 함께 KATA가 윤리규범을 만들어 과당경쟁 등을 지양하고 나서 새로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한국국제관광연구회가 관우회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나 전반적인 업계 증가 등으로 이익률이 낮아져 경영에 어려움이 뒤따랐던 한해로 남게 됐다.
▶항공
북경 진출을 꿈꾸며 부푼 기대속에서 한해를 열었던 항공업계는 거듭되는 한·중 항공회담의 결렬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무성한 소문과 아쉬움만 남긴채 계유년을 마감했다. 반면 중국보다 3개월이나 늦게 수교를 맺었던 베트남은 일찌감치 항공협정을 성사시켜 서울-호치민간 항로를 활짝 개방함으로써 좋은 대조를 보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잇따라 울산-제주노선을 개설, 국내선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중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733편 추락사고는 낙후된 지방공항 시설들을 돌아보게 하고 안전운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뼈아픈 계기가 됐다.
국제선에서는 대한항공이 봄베이·카이로에 취항함으로써 불교 및 기독교 성지순례 상품기획이 크게 활성화됐으며 호주 브리즈번과 뉴질랜드 오클랜드 취항과 함께 폭발적인 수요증가속에서 대양주행 항공편을 주 7회로 증편,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의 북알프스 도야마취항으로 한일노선을 1개 추가했으며 호놀룰루 취항으로 대한항공과 또다시 격돌하기도 했다.
또한 추락사고 이후 침체된 국내선 수요창출을 위해 양항공사에서 경쟁적으로 개별여행객(FIT)을 위한 항공여행상품들이 속속 개발돼 관심을 모았다. 제주관광활성화를 위해 대한항공은 「탐라여행이야기」시리즈를, 아시아나는 「하루방 패키지」를 선보였으며 그밖에 아시아나의 경주색동여행을 비롯 대구/부산 비즈니스패키지, 백암/덕구 온천 색동패키지 등이 돋보였다.
노스웨스트항공의 「괌·사이판 노스팩」상품이 크게 히트하면서 자체 패키지상품에 대한 항공사들의 관심이 증폭돼 하반기들어 각항공사의 상품기획이 크게 활기를 띠었다.
델타항공의 델타팩, 컨티넨탈항공의 컨티팩, 일본항공의 잘팩, 필리핀항공의 「아일랜드 리조트 클럽」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 패키지 상품의 설명회가 유난히 잦은 한해였다.
하계시즌에 돌연 LA노선을 철수한 노스웨스트와 동계시즌에 서울-LA이원구간을 주 4회로 증편한 태국항공이 좋은 대조를 보였으며 유나이티드항공은 7월 시카고직항로 개설로 관심을 모았고 에어캐나다가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으로 한국시장에 진출, 밴쿠버·토론토노선의 새로운 경쟁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베트남항공이 취항이후 자체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 관광수요창출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으며 동계성수기를 앞두고 취항한 에어뉴질랜드는 폭발적인 대양주여행 붐을 타고 승승장구,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편 올해를 「서비스개혁의 해」원년으로 선포한 한국공항공단이 문민정부의 출현과 함께 그동안의 관료주의를 탈피하고 과감한 서비스개혁을 단행,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객서비스개선 설문조사 및 아이디어 현상공모 등을 토대로 대합실 의자를 증설하고 도착승객 확인용 모니터를 설치해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게 했으며 검문검색을 간소화하는 등 서비스개선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내무부관료출신의 김주봉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공항공단의 개혁바람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호텔
슬롯머신과 카지노로 전국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던 호텔업계는 각종 행정규제의 완화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제도적인 보완이 요구됐던 한해였다.
호텔업종이 소비성 서비스업에서 제외되고 사우나 주 1회 휴무제 폐지, 부대업장 영업시간 완화 등 그동안 경직돼 왔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고 외화획득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이 다시 환원되기로 지난 17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되는 등 많은 희망을 갖게 해줬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서울시내 일부 특급호텔들이 변칙적인 객실요금을 인상했다가 서울시의 경고로 다시 환원하는 등 진통을 겪은 끝에 하반기에 현실화시키기도 했다.
또한 슬롯머신·카지노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슬롯머신업체를 폐쇄키로 결정해 중소 관광호텔의 임대 수입감소로 인한 경영악화 요인이 대두돼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는 전국관광호텔경영자협의회(전관협)가 구성돼 기존의 한국관광협회와의 편치 못한 관계를 보였으나 관협이 관광호텔 경영난 타개대책위를 구성해 전관협을 흡수, 더이상의 문제확대는 없었다.
그러나 클린턴 美대통령과 수행원들의 숙소로 결정됐던 그랜드하얏트호텔이 지난 7월 보일러실 폭파사고로 3개월이상 전관이 문을 닫고 남서울호텔이 개보수에 들어간 가운데 일본인에 대한 무사증 입국이 허용돼 서울시내 호텔 객실난이 관광업계 사상 처음으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노보텔앰배서더호텔이 지난 9월 16일 3백38실의 객실을 오픈했으나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대전엑스포 숙박지원단에 호텔롯데 등이 크게 기여함으로써 국가적인 사업에 일익을 담당하기도.
94 아·태지역관광협회(PATA)의 주관 호텔로 롯데월드, 쉐라톤워커힐 등이 설정되고 PATA세계지부회의는 경주호텔현대로 결정되는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데도 호텔업계가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해외여행자들이 지출한 관광외화를 환류하기 위한 호텔업계의 해외진출도 이뤄졌다.
코리아나호텔이 LA의 4백실 규모의 월셔프라자호텔을 인수해 지난 2월 개관했고 우성그룹의 리베라가 사이판에 특급호텔 건축에 박차를 가해 내년 1월 말 부분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업계는 과중한 부대비용 및 각종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연회장에서의 예식장 영업활성화 등 직접적인 영업촉진 차원의 대책을 요구해야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한해를 보냈다.
▶기타
94한국방문의 해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한국관광공사는 정부의 국영기업체 경영합리화방안에 따른 민영화 추진 등으로 한때 곤혹을 치른 끝에 결국 지난 20일엔 개혁차원의 인사를 단행하기에 이르뤘다. 94한국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서.
한국 일반여행업협회(KATA)는 발족 1년만에 관광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해 관광위상을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관광협회도 30여년간의 숙원사업이었던 자체사옥을 마련해 강남시대를 열었고 미스관광선발대회를 개최해 대국민 관광이미지도 제고했다.
특히 경기도 강원도 전남 광주직할시 등이 지방관광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철도청도 여행사의 철도권 발매수수료를 5%로 확대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94한국방문의 해를 한달도 채 남기지 않고 관광객에게 관광진흥 기여금을 부과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행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랜드사는 여행사들의 저가경쟁으로 본의 아니게 원가이하의 기획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또한 인바운드업계와 관계가 있는 관광기념품점 등은 하반기들어 다소 숨통을 텄으나 한국음식점업 등 일부 사양업종은 여전히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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