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전세기 물량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 비해 갈수록 저가 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익성 문제가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아울러 전반적인 여행경기 침체도 향후 전세기 시장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세기 시장과 관련된 한 차례 폭풍은 가시고 업체들은 손익 계산에 여념이 없다.

‘전세기 상품 한 방에 도전한다.’
지난 여름 성수기 시장은 전세기 상품 경쟁이 유난히 뜨거웠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패키지 여행사 뿐 아니라 중소 여행사도 속속 전세기 시장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중소 여행사의 전세기 상품을 계약했을 때에도 소비자 직판 효과가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상 불가능하지만 거래 여행사에게 판매를 대행시킬 수 있어 직간접적인 홍보·판촉 효과를 노릴 수 있고항공사와의 이미지 개선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규편보다는 여행사가 유리하게 가격과 좌석을 확보할 수 있고 이후 정규편 좌석 확보에 유리해지는 점도 여행사들을 전세기 시장에 뛰어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항공사는 항공사대로, 여행사는 여행사대로 쌍방간의 이익이 맞물려 전세기 상품은 점차 성수기 시장을 예측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전세기편 운항은 증편 및 정규편 개설의 신호탄이 된다는 점에서 항공사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저가 상품이 판치는 현재 상황에서 패키지 여행사가 수익을 낼만한 대안은 전세기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패키지 여행사들의 전세기 선호도 현상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지난 여름 성수기 전세기 시장에서의 여행사 등 업체 수익은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반응이다. 전세기 상품 모객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고 위험 수위가 높은 만큼 모객이 어려울 경우 여행사에 돌아가는 실(失)이 많아졌다.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저가 상품이 판을 쳤고 일반 패키지보다 1인당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전세기 상품의 경우 낮은 수익을 큰 물량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전세기 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에는 그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전세기 상품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성수기 비수기 구분 없이 전세기 상품이 늘고 있지만 열기에 비례해서 그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전세기 열기로 한 지역 내에서 항공사간, 여행사간의 경쟁이 아니라 정규 편과 전세기 편간의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결국 지역과 지역간의 경쟁 등으로 인해 전체 여행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여름 성수기 최대 인원이 몰렸다는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이지만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모객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가격을 많이 낮추면서 겨우 좌석을 채웠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어선 정도”라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여행사는 여행사대로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수기 항공 좌석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 차원에서 진행한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일부 지역의 경우 공급과잉이라는 우려를 뒷전으로 하고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가을·겨울 성수기 상품에 대한 논의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여행사들의 이 같은 전세기 선호를 반영하듯 항공사들은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다.

중국민항으로부터 전세기를 제안받았다는 한 업체 관계자도 “꾸준히 항공사의 제의가 들어왔지만 업체가 수익을 낼만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항공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 조건에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모험에 가까운 최근의 전세기 상품 열풍을 경계할 것을 충고했다.

여러 차례 전세기 물량을 진행했고 이번 겨울 성수기에도 2달 간 인기 지역 전세기 운항을 계획 중인 여행사 관계자는 자신의 전세기 상품 성적을 2승2패라고 말한다. 그는 수요 예측 실패와 갑작스런 기상이변 등으로 혹독한 실패를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가을 대거 예약 취소와 모객 저조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예치금 등을 포함해 수천만원의 손해를 떠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관계자는 “모객 저조로 헐값에 팔아버려 고스란히 손해를 보았다. 전세기 상품이 이른바 흥행에 성공했을 경우 수익이 크지만 위험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수요 예측에 성공, 큰 수익을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손해는 수업료로 생각하면서 전세기로 거둔 수익을 다시 전세기로 투자하겠다”며 다시금 전세기 물량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여름 성수기를 마무리하면서 전세기 상품에 대한 손익계산이 속속 나왔다. 홋카이도는 지난 여름 성수기 일본 전세기 시장을 후끈 달구었던 지역. 단일지역으로서는 최대 좌석수가 몰렸다. 정규편까지 포함해서 올 여름 2만여명(항공 좌석수 기준 집계)이 홋카이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세기 상품이 집중됐던 대표적인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홋카이도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모객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경쟁사를 감안, 일부 여행사는 낮게 책정된 상품가에 다시 가격대를 낮췄으며 치열한 경쟁 때문에 애초부터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태였다고 털어 놓았다.

세기 상품 열기에 따른 부작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세기 물량이 가장 활발했던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기 비용을 일부 랜드에서 부담했다는 후문이다. 전세기 예치금의 일부를 거래 랜드에 전가하거나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랜드 미수금도 되풀이되는 부작용이다.

전세기 계약 조건에서 여행사의 조건이 불리한 요소가 적잖고, 여행사가 지불하는 예치금의 일부를 거래 랜드에 전가하는 식의 부작용도 알려졌다. 또한 전적으로 항공사 측에 유리한 약관을 제시해 여행사 수익성 확보에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전세품의 최대 미덕인 수익을 내기 보다는 항공사와 항공사와의 경쟁논리에 휘둘린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부 지역 공급과잉도 올 가을 및 겨울 성수기 전세기 상품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반기 대통령 선거와 과당 경쟁, 전국적 수해 등으로 인해 여행 경기의 전반적인 고전이 전망되지만 이를 감안하지 않은 듯 쏟아지는 전세기 물량을 추진 중인 업체들이 불확실한 전망을 낳고 있다.

임송희 기자 saesongi@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