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정반대 기후를 가진 남반구에 위치한 덕분에 동남아에 이어 이 지역은 겨울 성수기에 최고의 ‘타깃’ 시장이 되어온 이 지역. 여름 성수기가 끝나자 마자 이들 지역을 운항하는 항공사를 중심으로 여행사와 관광청, 랜드사 등이 새로운 프로모션과 신상품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시장은 한창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인 방문객 수만 살펴보더라도 호주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전년대비 두자리 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18만명의 한국인을 유치했고 올해에도 목표했던 21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증가율은 더욱 높다. 지난 한해 동안 뉴질랜드 방문 한국인들은 8만7,000여명으로 전년대비 30.9%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만명의 한국인을 유치해 뉴질랜드관광청 한국 사무소가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들 시장의 성장은 휴가를 위한 여행객의 증가보다도 어학연수, 조기 유학, 이민 등의 수요와 이를 기점으로 한 친지 방문이나 상용 수요가 대폭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손병언 호주정부관광청 한국지사장은 “경기가 불투명하지만 올해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미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지점 홍보실장은 “조기 유학, 어학연수 등을 목적으로 한 방문객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양 국은 또한 전쟁이나 경제 불안 등의 외적인 요소에 의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지역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성장 요인으로 꼽고 있다.

대한항공은 가장 많은 직항 노선을 운항하며 호주, 뉴질랜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호주 시드니 주7회(브리즈번 주2회 경유 포함), 뉴질랜드 오클랜드 주7회(피지 난디 주2회 경유 포함)를 운항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12월 이후로는 추가로 뉴질랜드행 전세기 최대 주6회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호주정부관광청과 오는 11월말 20여개 여행사 호주 지역 담당 책임자들과 함께 호주 지역 순회 워크숍에 나선다. 시드니, 골드코스트 지역 외에 빅토리아주의 멜버른을 포함시켰다.

뉴질랜드 판매 확대를 위해서도 이미 관광청의 지원으로 여행사들과 판매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처럼 대형 여행사가 중심이 된 전세기 패키지 상품 개발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시드니로 매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호주 뉴질랜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조심스럽게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케언즈로의 전세기 운항을 대형 여행사와 함께 점치고 있으며 올해 연말에 발표될 뉴질랜드 노선 배분에도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최근 한국-뉴질랜드 항공협정에서 주4회 추가 운항키로 한 것을 건설교통부가 연말께에 항공사에 배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여행 목적지와 여행 목적의 다변화이다. 시드니-골드코스트, 호주-뉴질랜드 북섬 투어, 뉴질랜드 남북섬 일주가 주를 이뤘던 상품에 호주에서는 멜버른과 케언즈, 서호주 지역으로 목적지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뉴질랜드에서는 골프나 박람회, 축제 등과 연계함으로써 여행 목적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외국항공사들이 한몫하고 있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이달 말부터 홍콩-멜버른 노선을 주7회에서 11회로 늘이면서 한국에서 홍콩을 경유해 멜버른으로 들어가는 상품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홍콩에서 멜버른행 항공편의 연결이 왕복 당일로 가능해지면서 보다 판매가 원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시장 조사 작업을 진행 중인 캐세이퍼시픽은 패키지 상품 개발 이전에 홍콩과 호주, 뉴질랜드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개별 여행용 에어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드니, 골드코스트, 멜버른, 케언즈, 오클랜드 등을 기점으로하는 11개 상품의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서호주관광청 등과 손잡고 퍼스를 중심으로 한 서호주 지역의 골프 및 허니문 상품을 출시, 이번 달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상품은 앞선 캐세이패시픽의 경우 등과 함께 호주의 목적지 다변화와 여행 목적 다변화에 기여하면서 재방문객 유치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JAL 일본항공은 지난해에 이어 퀸즈랜드주정부관광청 등과 함께 케언즈에서 시드니에 이르는 배낭여행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내로 준비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퀸즈랜드 주정부는 케언즈를 거점으로 하는 콴타스항공의 자회사인 오스트렐리안항공이 이달 말부터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 도시로 취항을 예정하고 있어 한국지점에서는 이곳을 경유한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이기도 하다. 특히 오스트렐리안 항공은 인천-케언즈 직항 노선 취항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관계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현재 일본을 경유한 항공편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에어 뉴질랜드도 이미 학생 시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겨울에도 고정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한국 시장에 대한 좌석 배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일 구간의 항공좌석이 여유가 있어 어렵지 않게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유럽 대신 새로운 목적지 개발에 나서고 있는 배낭여행사들로서도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은 겨울철에 공략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호주 뉴질랜드 지역은 배낭 여행을 진행하기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어학연수 이후 여행까지 덤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약간의 노력과 경험을 기울인다면 여행사들이 유럽 이후 차세대 배낭 시장으로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이미 어학연수를 겨냥한 시장은 한층 무르익었다.

여러 가지 도전으로 한껏 기대에 부푼 호주, 뉴질랜드 지역이지만 전망이 아주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 경제적인 외부 요소의 변수도 있지만 자체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 호주-뉴질랜드 상품이 너무 저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랜드에서는 지상비를 받지 않고 행사를 진행할 정도이고 지상비를 받아도 1박당 10~20달러 정도로 열악한 랜드의 행사 사정은 향후 호주 뉴질랜드 시장을 밝게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그런 상품으로 여행할 경우 호주에서만 해도 보통 7개의 쇼핑센터를 들린다. 그렇게 호주를 다녀온 다음 다시 호주를 방문할 수 있을 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또한 비수기의 지나친 경쟁이 성수기의 수익 구조를 항상시키는 것도 방해하고 있다.

항공료의 비중이 절대적인 이 지역에서 성수기에 항공료가 높아지면 지상비도 함께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12~2월은 호주-뉴질랜드로서도 최 성수기에 해당하는 시즌으로 호텔 숙박 비용 등이 비수기보다도 많이 오른다.

기존 경쟁 체제가 안정화되지 않은 한 상품 다변화도 그저 ‘욕심’으로만 남을 공산이 크다. 기존 인기지역과 새로운 지역에 대한 상품 가격차이가 너무 크다보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낼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항공사에게 의존하게 되는 점도 ‘변화’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랜드사 등이 새로운 지역 프로모션을 나서려고 해도 항공 좌석 공급이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으면 어렵다”며 “기껏 프로모션을 해놓고도 종국에는 항공사 좋은 일만 시키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변화가 보다 활력을 얻으려면 한 두 항공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호주 국적항공사가 취항함으로써 항공사간의 경쟁과 견제를 통해 시장이 확대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단일 섬 국가이기도 한 호주 뉴질랜드 지역으로 순수 여행목적의 방문을 지속적으로 늘이기 위해서는 재방문객을 창출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장기적인 계획 하에 항공사, 여행사, 랜드사, 관광청이 힘을 합쳐 시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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