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목적지로서 태국 푸켓(Phuket)과 코사무이(Koh Samui)는 이미 완연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뒤를 이어 크라비(Krabi)와 후아힌(Huahin) 지역이 새로운 인기 목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푸켓과 코사무이, 크라비와 후하힌을 각각 태국 신혼여행지의 1, 2세대라고 한다면 란타 섬(Koh Lanta)은 이른바 ‘3G(Third Generation)’라 할 수 있겠다. 도전과 혁신으로 대변되는 3세대의 이미지와 신혼여행 목적지로서의 란타 섬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크라비와 후아힌의 바통을 이어받아 신선한 감흥과 추억을 선사할 게 분명하다.

란타 섬은 태국 남부 지역의 작은 섬으로 행정적으로는 크라비 지역에 속한다. 크라비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약 8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크라비에서는 물론 푸켓, 트랑(Trang)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육지와 란타 섬을 연결하는 선착장까지 크라비 공항에서는 자동차로 약 50분, 트랑에서는 1시간20분, 푸켓에서는 3시간 가량 소요된다. 선착장에서는 란타 섬의 피말라이 리조트(Pimalai Resort & Spa)가 운영하는 전용 스피드 보트로 약 50분 정도 바닷길을 달리면 된다. 섬이기는 하지만 카페리 등을 이용하면 보트를 이용하지 않고 차량으로 섬에 도달할 수도 있다.

육로와 해로를 거쳐야 되고 시간 또한 제법 소요된다는 점 때문에 이방인에게 란타섬은 다소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위치 이동의 개념이 아니라 여정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만 있다면 란타 섬은 가깝기만 하다. 굳이 마음을 그런 쪽으로 애써 다잡지 않더라도 이동 중 마주치는 이색적인 풍경과 자잘한 재미들이 지루함을 잊게 하니 크게 염려할 일은 못된다.

크라비 지역은 전체적으로 석회암 바위산들이 여느 지역과 다른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제멋대로 생긴 석회암 산들이 뎅그러니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어 경치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리조트 전용보트 갑판 위에서 사방 360도로 펼쳐지는 이색적인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저절로 후련해진다. 란타 섬까지 이르는 바닷길 풍경은 마치 중국의 계림이나 베트남 하롱배이에 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란타 섬 자체는 또 어떤가? 섬에 도착해 리조트에 이르기까지 방문객들은 외부 세상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섬 주민들의 순박한 삶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4륜 구동 자동차로 오르락내리락,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느닷없이 출몰하는 원숭이와 도마뱀 등 야생동물과의 만남도 신선하기만 하다. 마치 문명의 세계와는 완전 고립된 어느 원시부족 마을을 찾아 나선 탐험대라도 된 듯한 기분에 흥겨울 뿐이다.

원시성과 문명의 황금비율

피말라이 리조트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러한 원시 대자연의 질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일 게다. 원시와 문명 사이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기라도 하려는 듯 화려하지만 절대 거북살스럽지 않은 자태로 란타 섬을 빛내고 있다.

피말라이 리조트는 입구에서부터 방문객을 압도한다. 객관적인 기준에서도 그렇지만 한참이나 란타 섬의 원시 대자연 속을 뚫고 온 뒤 맞닥뜨린 현대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섬에 어떻게 이런 리조트가 들어설 수 있었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로 규모와 시설이 빼어나다.

우선 울창한 열대 우림 속에 펼쳐진 40만여 평방미터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게 되고, 개별 별장식으로 건축된 객실과 시설 하나 하나의 섬세함과 현대성에 감탄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웅장함과 화려함이 절대 란타 섬의 원시성과 불협화음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란타 섬의 원시성과 피말라이 리조트의 현대성은 서로 배치된다기 보다는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자연으로의 회귀’ 건축컨셉

총 75실에 이르는 3종류 스타일(파빌리온 스위트, 배이프론트 디럭스, 슈페리어)의 객실은 일반적인 객실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침실에서부터 욕실, 화장실, 베란다 등 모든 인테리어는 태국 남부 지역의 현대식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

울창한 열대 우림 속 계곡에 별도로 자리 잡은 스파 시설은 볏짚 이엉을 두르고 있는 등 전체적으로 ‘자연으로의 회귀’라는 건축 컨셉을 훌륭하게 실천하고 있다. 안다만 해의 호쾌한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야외 수영장은 호젓함이 이만 저만한 게 아니어서 야간에도 투숙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피말라이 리조트는 드넓은 안다만 해를 내려다보고 있고 전용 해변과도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치가 시원시원하다. 언덕 경사면을 따라서 로비와 레스토랑, 바, 라이브러리, 휘트니스센터, 미팅 룸, 객실 등이 차례대로 들어서 있고 결국엔 햇볕에 반짝거리는 고운 모래와 잔잔한 파도 소리로 가득한 전용 해변에 닿는다. 걸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내는 나무로 된 이동 통로는 산책로로도 제격이다.

또 카누에서부터 윈드서핑, 세일링 보트, 카약, 스쿠버, 스노클링 등 거의 모든 해양 스포츠뿐만 아니라 열대 우림 속에서는 산악자전거, 정글 트레킹 등도 즐길 수 있어 대자연 속에서의 느긋한 휴양은 물론 좀 더 역동적인 재미들도 맘껏 경험할 수 있다.

태국 란타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더존에벤에셀투어 02-5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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