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바운드 시장이 덤핑논란에 휩싸이면서 덤핑에 대한 각계의 이견이 제시되고 있다. 홍콩 인바운드 의 경우 지난 일년 사이에 상품판매 가격이 500홍콩달러나 떨어지는 등 급속한 요금 하락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이를 제재할 만한 법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9월 홍콩 신화여행사가 1,499상품을 출시하자 홍콩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일제히 비난의 포문을 열었지만 불과 한달 사이에 이 요금은 일시적이지만 일반적인 시장가격으로 자리를 잡았다. 덤핑혐의를 받고 있는 숭인여행사와 투데이스여행사측은 “홍콩 여행사와의 관계와 겨울 성수기의 물량확보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일 뿐이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현재 관광산업에는 덤핑 자체를 규정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무할 뿐 아니라 필요성에 대해서조차 이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다이너스티가 거부한 홍콩 영안여행사의 저가단체를 받고 있는 투데이스여행사의 왕조운 사장은 “좋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물량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단기 기획상품이기 때문에 얼마간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 저가상품이 불가능한 겨울 시즌 동안 최소 2만명 이상의 물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는 결국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덤핑의 책임 소재 또한 모호하다. 해당 여행사들은 자발적인 가격 내리기가 아니라 홍콩 현지 여행사들의 압력에 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항변하고 나섰다. 다른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에서 현지 여행사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편에 있는 여행사들은 한 업체의 이기심이 전체 시장의 붕괴와 국가적인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이너스티여행사의 오학빈 사장은 “단체당 300만원의 손해가 나는 행사를 어떻게 진행하는가? 한번 붕괴된 시장은 절대로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며 맹목적인 가격경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관광은 그 나라의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한국이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나라로 꼽히는 상황에서 자유경쟁의 논리만을 찾는 것을 어불성설”이라며 관광산업이 특수성을 지적한다.

또한 홍콩 여행사에 대한 책임전가에 대해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상품요금이 누구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항공사, 여행사, 랜드사 모두가 일정한 책임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저가 투어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의식도 문제다”고 관계자는 지적했다.

나날이 전체 인바운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ATA에 접수되는 진정건은 늘어나고 있지만 KATA측은 명확한 기준과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행정력이 없어 매번 사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 확인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뿐더러 정확한 원가나 수익을 밝히는 것은 물론 일방적인 책임추궁조자 어려운 경우가 많다.

KATA 조계석 부장은 “지금까지 대부분 자율협의에 의해 해결 되어왔다”며 “덤핑이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고 공정거래법이나 관광진흥법 어디에도 그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조항이 없기 때문에 판단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불만이 접수될 경우라면 몰라도 업체간의 제소는 상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조심스러운 형편이다. 조 부장은 “문제가 된 업체를 소위 ‘왕따’시키는 방법이 KATA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제재지만 때로는 더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오학빈 다이너스티여행사 사장 “개선 안되면 여행업 청산 각오”

홍콩 시장의 공동붕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다이너스티 오학빈 사장은 “비통한 심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내년 단오날이면 여행업계에 입문한지 30년이 된다는 그는 “더이상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 그나마 연중 관광객이 꾸준히 들어오던 홍콩시장마저 붕괴되면 더 이상 청정지역은 없는 셈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오학빈 사장은 숭인여행사를 시작으로 덤핑과열조짐이 번지면서 올초부터 그가 회장으로 있는 여한화인여유협회를 통해 시장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호소문 발송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덤핑여행사들이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자 KATA측에 숭인여행사와 투데이스 여행사를 차례로 제소했다.

오 사장은 “특정 업체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크다. 궁극적으로는 현지 여행사를 자극해 요금이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오 사장은 주거래 여행사인 영안여행사와의 관계악화를 무릅쓰고 저가 단체를 거부해 오고 있다. “다이너스티마저 굴복하면 시장을 회복할 방법이 없다. 30년 여행업을 정리한다는 각오로 홍콩 시장을 반드시 정상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왕숭인 숭인여행사 부사장 “기회상품일뿐 덤핑은 아니다”

덤핑혐의로 제소당한 숭인여행사(대표 왕이윤)의 왕숭인 부사장은 “랜드는 항상 약자고 칼자루는 홍콩 여행사들이 쥐고 있다. 만들어져 들어오는 상품을 받았을 뿐이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여행사가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그 쪽(홍콩 여행사)에서 요구조건을 제시하면 안 받을 방법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왕숭인 부사장은 “문제가 된 상품은 두달 동안 매주 화요일에만 출발하며 항생은행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가 상품이다. 신문광고를 한 적도 없으며 우편물 발송을 통해서만 판매했다”고 밝히고 “남의 단체를 뺏을 것도 아니고 신문 광고를 한 것도 아니다. 낮은 상품가도 항공요금이 낮아진 것이지 다른 여행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제 랜드피가 200홍콩달러는 절대 아니다. 덤핑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기획상품으로 숭인여행사는 이달 말까지 800여명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지상비는 3박4일에 350홍콩달러, 4박5일에 550홍콩달러선이라고 밝혔다. 또한 왕숭인 부사장은 “다른 여행사들도 모두 4박5일에 1,700홍콩달러, 1,599홍콩달러 등 저가상품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이너스티 여행사의 덤핑혐의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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