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인터뷰 도중에도 어김없이 울리는 전화벨. 이내 유창한 중국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이렇듯 (주)내일관광여행사 여지언 부장의 전화통은 언제나 바쁘기만 하다.

통화내용을 살짝 귀뜸해 주는 여 부장은 “중국인들은 무언가를 원할 때는 집요할 정도로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연락조차 변변히 하지 않는다”며 중국인들의 업무 스타일에 따끔한 훈수를 놓는다.

공짜를 좋아하는 반면 이해관계에는 밝은 중국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고충은 중국 인바운드 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공통된 의견. 여 부장 또한 중국 관광객들의 무작정 밀고 나가는 배짱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한 번은 식사후 배탈이 난 한 중국 관광객이 먹은 음식물은 검사해보아야 한다며 끝까지 고집을 피워 난감했다고 당시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20여년 넘게 대만, 중국 인바운드 시장을 지켜 왔으니 여 부장의 경력도 만만찮다. 이쯤되면 업계 체질상 직접 여행사를 차려도 충분한데 오히려 그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안그래도 저가 경쟁이 불붙는 시장인데 자기까지 나설 필요가 있냐고 반문한다. 그가 원하는 건 오히려 시장 정상화이다.

여 부장이 내리는 처방은 극약 처방이다. 업계내 자정적인 노력만으로는 시장 정화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중국 인바운드는 쇼핑 수수료로 먹고 산다.

때문에 저가 단체라도 많은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서로간 출혈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하는 그는 “이에 대한 체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시장 정상화는 여전히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그의 진단에 중국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 인바운드 시장 자체의 전망은 어렵다는 아이러니한 평가가 새삼스럽다.

업무 자체에 스트레스를 느낄 법도 한데 그때 그때의 통화를 훌훌 날려버리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더 여유스럽다. 바쁜 건 그가 아니라 계속 울려대는 그의 전화통이 아닐까 싶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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