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도 여행은 아침 일찍 마닐라에서 19인승 경비행기를 타면서부터 시작된다. 넓은 평지에 낮은 지붕들로 가득한 마닐라 상공을 가로질러 얼마쯤 가면 하나하나 푸른 양탄자 위에 박힌 보석 같은 크고 작은 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투명한 바닷가 고급리조트

엘니도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서울-부산만큼(430km) 떨어져 있다. 1,7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 팔라완 제도의 북쪽에 위치한 군도를 엘니도라 부른다. 엘니도의 섬들 대부분 무인도이며 미니록과 라겐 섬에 각각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이 두 리조트는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미니록 리조트는 지은 지 20여년이 지났으며 라겐 리조트는 5년째를 맞고 있다.

엘니도 공항에서 40여분 배를 타고 들어가면 라겐 또는 미니록 리조트를 만날 수 있다. 리조트에 도착하기까지 엘니도의 수많은 섬들이 펼쳐보이는 경관에 이미 넋을 잃는다. 2억5천만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으로 이뤄져 있는 바위섬들이 만들어내는 절경과 바다 밑바닥이 손에 잡힐 듯 투명한 물빛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미니록이 일출을 감상하기 좋다면 라겐 리조트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어 달콤한 아침잠을 즐길 수 있다. 또 오염되지 않은 엘리도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라겐 리조트는 미니록에 비해 전체적으로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된 시설이 돋보인다. 침실과 발코니가 미리록에 비해 조금 넓은 편이며 요금도 미니록보다 비싸다.

방에선 CD로 음악감상

라겐 리조트는 총 51개의 코티지(Cottage·독립객실)가 있으며 3가지 타입으로 나눠진다. 스위트 룸 4채를 포함해 가장 훌륭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비치 프론트 9채, 만을 감싸듯 만 양쪽에 위치한 수상 코티지 18채, 열대 숲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포레스트 룸 20채로 구성돼 있다.

모든 코티지의 객실 바닥, 가구들은 전통 필리핀 가옥에서 사용되는 나무들로 만들어져 있으며 각 방마다 스테레오 시스템을 갖춘 CD 플레이어도 있다. 데스크에서는 다양한 음악 CD를 구비해 놓고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리조트의 중심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 메인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곳에서 뷔페식사를 한다.

클럽하우스에서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24시간 개방된 야외 수영장이 있다. 저녁에는 이 수영장 옆에서 디너쇼가 펼쳐진다. 수영장을 둘러싸고 은은한 조명이 빛을 발하면 세팅된 테이블에 하나 둘 손님들이 자리를 잡는다. 이 역시 뷔페로 준비돼 있으며 요리사가 나와 서비스해 준다. 테이블 위에는 고객들이 손 낚시로 직접 잡아 올린 생선이 노른하게 구워져 이미 올라와 있다.

매주 한번씩 저녁 식사 시간에 허니무너들을 위한 특별 공연도 펼쳐진다. 리조트의 전직원들이 나와 1시간여 동안 자신들이 직접 안무하고 준비한 흥겨운 공연을 보여준다. 필리핀 사람들 특유의 수줍은 듯한 미소와 소박한 율동이 매우 인상적이며 라겐 리조트에서는 월요일에, 미니록 리조트에서는 화요일에 공연이 있다.

클럽하우스 아래층에는 기념품 등을 파는 부티크, 최대 7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회의실, 도서관, 비디오룸, 당구와 다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등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야외에선 지갑없이 다니자

배로 20여분 떨어져 있는 라겐과 미니록 리조트는 서로 추가 비용 없이 다른 리조트에서 점심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두 리조트 모두 라군 투어 프로그램이 필수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라군 투어를 한 후 타 리조트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하기도 한다. 라겐 리조트 역시 모든 해양스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입던 옷 그대로 지갑도 필요 없다. 투어데스크에서 장비를 빌려 바로 앞에서 스노쿨링을 즐길 수 있고 카약, 윈드 서핑, 다이빙 등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원할 때면 언제든 할 수 있다. 또 저녁 무렵 배를 타고 나가 일몰을 감상하며 손낚시를 하는 일정도 포함돼 있다.

엘니도 글·사진=김혜진 기자 jspace@traveltimes.co.kr
취재협조=필리핀항공 02-774-0088
락소 02-569-0999(www.raksotravel.com)

‘라겐의 조성모’와 추억만들기

라겐 리조트에 가면 조성모의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라겐 리조트의 스타 하리 로사세나(21)씨는 기타 연주, 한국 노래 실력까지 갖춰 한국 손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조성모의 노래를 잘 불러 ‘조성모’라는 별명이 붙었다. 저녁식사를 끝낸 사람들은 클럽 하우스로 모여들어 하리 로사세나씨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모여 앉으면 클럽하우스는 금새 노래방으로 변한다.

그는 한국 노래를 영어 발음 기호를 달아 익히고 있다. 그의 가사집을 보면 이런 영어발음이 적힌 한국 가요들이 수두룩하다. 별빛 쏟아지는 라겐의 밤하늘 아래에서 듣는 기타소리와 귀에 익은 노래는 라겐에서의 추억을 한페이지 더해준다.

엘니도 라겐 가는 길

마닐라에서는 엘니도까지 19인승 경비행기가 하루 두차례 (오전 7시30분, 오후 3시 마닐라 출발) 운항한다. 엘니도 리오공항까지 1시간 20분이 소요되며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가면 미니록(35분)과 라겐(45분)에 도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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