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여행은 여러모로 참 매력적인 여행이다. 스스로 준비하고 문제가 생기면 직접 해결해야 하는 만큼 힘은 들지만 그만큼 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1년만 지나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는 여행과 달리 배낭여행의 기억이 오랜 시간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도 내가 만들어 가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배낭여행이 이제는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일반화되면서 배낭여행의 전문가도 늘어나고 온라인상의 배낭여행 동호회나 안내 서적을 통한 여행정보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배낭여행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전문가들이 전하는 노하우는 공통점이 있다. 배낭여행을 성공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목적지 선정을 다양하게

우선 목적지 선정을 신중히 해야한다. 반드시 유럽을 고집하기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여행 스타일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떠나려는 시기의 목적지 기후 등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배낭여행은 곧 유럽 여행처럼 인식된 탓에 여름이면 늘 학생들로 넘쳐나고 가격도 비싸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도 충분히 배낭여행이 가능하며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를 선택했다면 같은 예산으로도 고급스러운 배낭을 즐길 수 있다. 때로는 더위를 피해 수영장 달린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남들과는 다른 색다른 추억도 만들 수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도 도시마다 제 각각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유럽여행 못지 않은 경험이 가능하고 암트랙 같은 전국적인 철도망이나 그레이하운드같은 버스를 이용하면 대륙 횡단도 어렵지 않다.

여행정보의 시작은 지도에서

배낭여행은 어차피 지도에 의지하는 여행이다. 목적지가 결정됐다면 떠나기 전부터 여행지의 지도를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박물관에 관한 정보를 챙길 때도 입장료나 관람시간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지도에서 익숙하게 찾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현지에서 시간을 헛되이 버리지 않는 방법이다.

숙소는 위치가 중요하다

배낭여행이라고 무조건 예산에 맞는 유스호스텔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숙소는 하루의 여독을 푸는 휴식처라는 의미와 함께 여행의 베이스 캠프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숙소를 결정하기 전에 미리 자신의 일정을 머리 속에 그리고 동선이 가급적 편리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위치가 좋으면 비용이 그만큼 비싸지겠지만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

시내서는 버스와 전차 이용

시내 관광에는 버스와 전차를 이용하자. 유럽의 도시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볼거리도 주로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한곳에 몰려있는 편이다. 걷기도 좋지만 무턱대로 걷기만 고집했다간 여행을 마치기도 전에 넉다운될 우려가 있다. 적절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시간적, 물리적 힘을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많은 여행자들이 대중 교통 가운데 지하철을 선호한다. 그러나 장거리 이동이 아니라면 창밖으로 시내를 볼 수 있는 버스를 추천하고 싶다. 서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버스 노선이 무척 발달돼 있고 정류장 별로 버스 노선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어 해당 지역의 언어를 모르더라도 가이드북 하나와 비교하며 이동하기는 어렵지 않다.

설령 한, 두 정거장 지나쳐서 내리거나 전에 내리더라도 버스 정류장간의 간격이 짧고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한 방위를 판단하는 데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큰 돈 들이지 않고 대략적으로 도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권 구입 미리미리 꼼꼼히

전체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구하기도 만만치 않은 고민 중의 하나가 항공권이다. 특히 할인항공권이라고 말하는 저가 항공권은 언제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따라서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3국을 경유하는 항공편 구입을 적극 추천한다.

특히 최근 사스의 여파로 많은 항공사들이 앞다퉈 특별요금을 출시하고 있으므로 찬찬히 살펴보면 뜻밖의 저렴한 항공권을 구할 수도 있다. 이같은 항공권 정보는 여행사를 통하거나 동호회, 항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이밖에 여행사 등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때는 항공 요금의 할인 못지 않게 정말 좌석을 확보하고 있는 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여행사에서 항공 요금을 2만~3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예약을 받고는 막상 좌석을 해결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있다.

배낭영행의 품위를 지킨다

배낭여행은 무전여행이 아니다. 뒷담 넘어 공짜로 박물관 다녀왔다는 것이 자랑인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적은 돈으로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이야 모두 같지만 정 예산이 빠듯하다면 두 눈 딱 감고 과감히 일정을 축소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편이 현명하다. 유럽의 경우 숙박과 식사를 포함해 하루 50달러 이상은 예산에 잡아야 어느 정도 품위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배낭여행 설명회 참가하기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여행사의 배낭여행 설명회는 한번쯤 참석해 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설명회는 예약과 상관없이 참가할 수 있으므로 정보 사냥이라는 기분으로 참가해 필요한 정보를 챙기자. 인터넷과 책에서 접하는 정보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와 직접 궁금한 내용을 묻고 답할 수 있어 요긴하다.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들은 매주 주말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어 편리한 시간에 참가할 수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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