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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유머 속 여행업계 喜怒哀樂
SINCE 2000


‘김평현의 여행만평’은 한걸음 빠른 뉴스를 위해 여행신문이 주1회에서 2회로 증간한 2000년 7월13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독자를 찾아왔다. 여행업계의 핫이슈를 날카로운 풍자와 명쾌한 그림으로 전달해 온 여행만평은 글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여행업계의 복잡한 이면과 숨겨진 뒷이야기를 한 컷의 그림에 함축시켜 잔잔한 파장을 전해주는 코너로 사랑받아오고 있다. 또 2003년 1월부터는 빨라진 뉴스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주 2회로 횟수를 늘려 매회 독자와 만나고 있다.

창간 11주년을 맞아 여행신문은 지난 3년 동안 본지에 연재됐던 170여회의 만평 중에서 당시 업계를 달구었던 이슈를 색다른 시점에서 풍자와 유머로 풀어 낸 10편의 베스트 만평을 선정했다. 다시 보는 명작만평을 통해 여행인들을 웃고 울렸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되짚어보자. 〈편집자 주〉




1. 2001 9월13일 (Best of Best)

때가 멀지 않았을지도 …
여행사 소외시키는 항공권 판매

항공사들이 앞다투어 온라인을 통한 직판을 강화하자 여행사들의 불만이 확대되고 있다. 수수료 인하 등으로 여행사의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각종 온라인 이벤트를 통한 할인판매는 아예 여행사의 입지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여행사대신 컴퓨터를 대리점으로 대우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2. 2001 2월1일

랜드사 덤핑경쟁

랜드사, 여행사, 항공사간의 덤핑경쟁은 여행만평의 단골메뉴다. 비수기마다 발표되는 저가 항공요금이나 사스 후 ‘초·초·초저가’ 상품까지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에 경종을 울려야 할 일이 많았다. 혼자서 대어를 잡겠다는 일부 랜드사 때문에 전체 시장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고 마는 상황을 표현했다.


3. 2001 4월5일

엉성한 우수여행사 선정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가 실적만으로 우수여행사에 지정되는 등 매년 비판이 잇따랐다. 옥석을 가리기보다는 드러나는 실적 위주로 대상을 선정하던 문화관광부의 관행을 답안지를 선풍기에 날려 채점하는 어느 교수의 행태를 통해 풍자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수여행사를 ‘외국인관광객유치우수여행사’로 바꾸고 선정기준과 지원방안도 개선했다.


4. 2001 5월31일

출국자 늘어도 패키지는 울상

정부 통계상으로 출국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도 막상 여행사들의 반응을 확인해 보면 ‘어렵다’ ‘잘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전체 해외여행객 중에서 패키지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추측 아닌 추측이 가능하다. 정확한 파악이 불가능한 FIT(개별여행)시장은 여행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두려운 장벽이기도 하다.


5. 2000 12월21일

랜드사 제도권진입

1년 넘게 관광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랜드사 제도권 진입’은 여행사측의 반대에 밀려 무산되고 말았다. 불법업체 규제, 시장질서 확립 등 다양한 측면에서 랜드사의 제도권 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관련법 개정의 좌절 이후 지금도 랜드사는 여행업계의 공백으로 남아있다.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욕탕속’ 여행사들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나 있다.


6. 2000 8월17일

도메인 관리 비상

일부 항공사에 안티사이트의 도메인을 선점했으니 도메인을 구매하라는 조모씨의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웃지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안티도메인뿐 아니라 타사의 이름을 딴 도메인을 확보해 영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업계에서도 수차례 도메인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7. 2001 12월13일

중국전 입장권 확보전쟁

중국대표팀의 월드컵 경기장소가 한국으로 결정되면서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초유의 관심은 ‘입장권 확보’였다. 하지만 여행사를 위한 배려는커녕 실명확인 등 까다로운 구매 조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아르바이트를 동원하고 가격이 수십배 뛰는 등 과열양상마저 보였으나 유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8. 2002 12월12일

대선후보 ‘유구무언’

색다른 선거문화로 전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대통령 선거에도 여행업계에서는 가슴 한 구석 허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관광마인드가 높았던 DJ의 뒤를 이어야 할 대선 후보자 중에서 어느 누구도 그럴듯한 관광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 업계의 현안과 요구조건을 관철시킬 호기를 놓쳤다는 자괴감도 컸다.


9. 2002 4월7일

협력업체 억지관광 그만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쇼핑센터, 식당 등 협력업체 관계자들에게 해외여행을 강매해 왔던 관행에 대한 비판이 불거졌다. 많게는 일년에 10회 가까운 해외여행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나가야 했던 협력업체 사장들의 불만이 정점에 달해 있었다. 최근 이 같은 폐단이 TV 뉴스를 통해 방영되면서 정부에서도 억지관광 근절에 나섰다.


10. 2003 6월23일

영세율 연장 또 연장

외래객 유치를 목적으로 특별법을 적용했던 관광호텔 객실용역에 대한 영세율이 지난해까지였던 시효만료를 올해 6월까지 연장한 후 다시 연말까지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영구적용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재경부와의 힘겨운 싸움을 통해 겨우 겨우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아직도 ‘뜨거운 감자’인 영세율은 업계에 혼란을 야기하는 단시안적인 정책의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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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 평 현 여행만평 작가

업계 흐름과 3년 … 전문용어도 익숙

지난 3년간 여행만평으로 여행신문과 함께한 김평현씨 벌써 연재횟수가 170여회가 넘었다는 말에 세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 간의 소감을 묻자 순수카툰리스트로서 대중적이 아닌 여행업계의 만평을 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김평현씨는 “여행만평은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생활속에서 소재를 끌어와 과장이나 풍자로 표현하는 순수 카툰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립구도로 표현할 수 없는 소재가 많기 때문에 만평 특유의 신랄함이 희석되는 아쉬움과 캐릭커쳐를 보여주는 재미가 없는 것이 아쉬움이기도 하다.

여행만평은 마감날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취재부에서 ‘만평꺼리’라는 이름으로 주제를 전달하면 김평현씨가 불과 두어 시간만에 한 컷의 그림으로 요약하는 과정을 거친다. 마감의 촉박함이야 여전하지만 3년의 관록이 쌓이면서 업계 이면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부터 전문용어까지 익숙해진 요즘에는 담당기자와 ‘척 하면 척’ 손발이 잘 맞아 떨어진다.

지난 만평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서 느껴지는 감회는 매 시즌마다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이슈가 된다는 것. “서로 죽이는 경쟁위주의 풍토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은 작가이자 동시에 소비자로서의 생각이다. 하지만 정작 김평현씨는 아직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마감을 제쳐두고 훌쩍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것. 대신 동료 작가들과 함께 낚시를 자주 즐기는 편이다.

98년 카툰리스트로 데뷔한 김평현씨는 지난해 동아LG 국제만화게임페스티벌 카툰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국내 작가로는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았다. 김 작가는 앞으로 해외대회 출품을 통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넓혀나가겠다는 계획과 함께 여행만평을 통해 여행신문의 독자들과 오랫동안 만남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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