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취재방담

-참가자: 김남경, 김기남, 김선주, 박은경, 정은주, 이지혜 기자
-정 리: 천소현 기자

IMF보다 거대했던 사스의 위력아래 시련이 많았던 2003년 여행업계를 마감하면서 여행신문 기자들은 올해 주목받았던 사건(Issue), 지역(Destination), 여행사(Agent), 인물(People)을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사건의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여행업계의 크고 작은 이슈들을 누구보다 가깝게 지켜보았던 기자들은 어떤 시선으로 한해를 정리했을까?. 그들의 눈을 빌려 저무는 2003년이 우리에게 남긴 의미와 다가오는 2004년에 주목해야 할 일들까지 폭 넓었던 토론을 정리했다.


시련의 봄, 사스(SARS)가 남긴 것

▲ Issue

사스(SAR)를 빼 놓고는 올 한해 관광산업을 정리할 수 없습니다. 사스가 여행업계에 남긴 의미와 사스 전후의 변화가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올해 PATA(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 총회에서는 그 동안 경쟁관계에 있었던 여러 관광국들이 상호 협력해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미디어 활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각국 관광청의 홍보·마케팅에도 영향을 끼쳐 자국내 여행이나 주변국 여행에 좀 더 초점을 맞추게 됐습니다. 9·11에 이어 한국 사람들의 용감함이 다시 한번 알려지기도 했죠. (웃음) 사스, 전쟁, 테러 등 세계 곳곳이 위험에 노출되면서 ‘이제는 안방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해외여행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도 있습니다. 저축에 열중하던 중국 사람들도 사스 이후에는 소비에 치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IMF때와 비교해 여행사의 내성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중국 항공요금이 떨어진 틈을 타서 저가 상품으로 수익을 많이 낸 곳도 있습니다. 사스로 인해 떠난 사람, 방출된 사람, 독립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소문이 무성했던 IMF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소문조차 없이 이루어지는 구조조정이 많았다는 거죠. 사스는 기간도 더 길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대응을 해서 버틴 것 같습니다. 내성이 생겼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인바운드에서는 그간의 문제점과 잘못된 관행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 사스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투자하는 다른 나라의 관광청에 비해 오히려 중국인유치여행사들의 고삐를 조였던 문관부에 대한 원성이 높았습니다. 현 정부의 정책이 너무 경직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사스가 여행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입니다. 사스 기간 동안 단체여행객이 뚝 끊겼지만 개별여행이 지속되면서 개별여행시스템이 많이 활성화됐습니다. 지상비 인상 요구의 봇물이 터진 것도 사스가 가속화 시킨 측면이 있습니다.


▲ Destination

베트남, 캄보디아, 대만 등지가 눈에 띄게 활성화 됐습니다. 대만의 경우 좌석점유율이 높지 않고 비록 전세기지만 양국의 국적기가 떴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습니다. 복항시의 기득권 확보를 위한 정책적인 고려가 있다고 보입니다.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싼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스 이후로 항공좌석 공급이 늘어나면서 베트남을 프로모션 하려는 의지가 높았습니다. 대한항공과 베트남 항공이 좌석공유를 시작하면서 항공사의 프로모션과 새로운 지역을 찾는 여행 수요가 맞아 떨어진 셈입니다.

특히 앙코르와트 유적의 경우 올해가 앙코르와트 여행의 원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계 상품도 많이 생기도 프로모션이 활발했습니다. 캄보디아에 가이드가 부족해서 태국 가이드들이 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 Agent

별도 법인을 내고 아웃바운드 패키지 광고를 시작한 포커스투어스가 내년에 주목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적은 숫자의 상품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광고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4명 이상이면 집에서 인천 공항까지 태워주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 등 인바운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해바라기투어는 사스 기간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요금의 상품과 다양한 연계 코스를 이용한 상품으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중국을 경유한 태국상품, 발리를 경유한 호주 상품 등 기발한 상품이 많았습니다.

자유여행사는 위기에 강한 여행사로 꼽을 만 합니다. 이제는 누구도 빅4 여행사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강한 이미지를 심고 있습니다. 67회나 되는 마카오 전세기 운항은 그 규모가 놀랍습니다. 좌초되긴 했지만 올해 코스닥 상장 시도도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 People

김동휘 이사가 코오롱에서 범한으로, 민경숙 이사가 자유여행사에서 KRT로 옮기는 등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대형 패키지사로 일구어냈던 공신들이 자리를 옮겨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 11월에 있었던 한국관광협회중앙회나 한국일반여행업협회의 차기 회장 선거와 관련해 김재기, 정운식, 신중목, 장철희씨 등의 이름이 널리 회자됐습니다.

참신한 이미지로 등장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해서는 평가가 반반인 것 같습니다. 권위의식이 없고 비공식석상에서는 직접 영어 연설을 하는 등 좋은 인상을 주었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장관의 태도가 유연한 만큼 관광주무 부처에서 요령 있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좋은 기회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관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관광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무부처에서 관광정책을 건의할 때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관광산업을 하나하나 챙기겠다고 한 것도 내년에 지켜볼 일입니다.유건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지금까지 평이 괜찮습니다. 말만 앞서는 것이 아니라 일을 많이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업무를 파악했던 정도로 앞으로는 수익사업 등을 챙겨나갈 것 같습니다.

박영수 공사 부사장이 열린 우리당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관광쪽에서도 실무 출신의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에 성공한다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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