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이하 KLM)이 지난 5월 자본상의 합병작업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조직상의 합병작업에 돌입함에 따라 한국시장에 미칠 여파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9월이면 ‘에어프랑스케이엘엠그룹’이라는 세계 최대 매출의 항공사가 공식으로 상장될 예정이다. ‘하나의 회사, 두 개의 항공사’라는 원칙을 밝힌 이상 양 항공사의 브랜드는 계속 이어지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흩어져 있는 각 지사와 인력을 포함해 모든 시스템을 단일화시키는 것이다. 서로 중복되는 노선에 대한 정리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암스테르담-파리 구간이 공동운항에 들어갔으며, 마닐라와 카사블랑카의 경우 KLM이 남고 에어프랑스가 취항을 중단했다. 남미 카라카스와 베트남의 경우 에어프랑스가 남고 KLM이 자리를 비웠다. 한국노선을 비롯해 양 항공사 모두 좋은 운항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지역의 경우에는 별도 운영을 유지하되 공동마케팅을 한다는 내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합병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양 항공사의 요금이나 마케팅 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같은 유럽항공사 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KLM과 에어프랑스는 서로 다른 요금·수수료 정책을 갖고 있다. 스카이팀의 창립멤버로 대한항공과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에어프랑스는 요금과 프로모션 정책에 있어서도 대한항공과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패키지단체보다는 기업체 상용고객이나 개인 판매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최근 단행한 ATR 대리점 수수료 폐지가 업계에 큰 파장이 없었던 이유는 이미 이런 토대가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LM네덜란드항공은 에어프랑스에 비해 패키지 의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 여행사와의 협력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 서 있다.

☞ 한국시장 요금·수수료 정책 촉각

여행사들의 우려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는 9월15일 KLM의 스카이팀 가입이라는 또 다른 변수와 맞물려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 KLM이 앞으로 정책적인 전략과 전술에 있어서 발을 맞출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유대열 에어프랑스 부장은 “앞으로는 개별 항공사가 아니라 스카이팀과 스타얼라이언스라는 두 개의 덩어리로 마케팅과 정책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한국시장의 유럽좌석공급에서 이들 항공사가 자치하는 비중은 대한항공이 54% 정도, KLM과 에어프랑스가 각각 7.6%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일본으로 배분되는 공급을 제외한다고 해도 절반이 넘는 큰 덩어리를 이루는 셈이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지난달 프라하에 취항하는 등 유럽노선에 대한 공급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거대한 공급력을 가진 ‘세 항공사, 두 회사’의 얼라이언스 강화는 그간 유지됐던 항공사간, 혹은 항공사와 여행사간의 헤게모니를 재개편하는 계기가 되리라는 관측이다. 예상되는 항공료 인상과 수수료 인하는 존재 기반을 잃고 있는 여행사에게는 또 다른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KLM이 국적사와 마일리지를 공유하게 되면 그 동안 외항사로서 가졌던 영업상의 불리함이 크게 상쇄되기 때문이다. 대리점 수수료 등의 중대한 결정에 있어서도 국적사와 외항사가 시차 없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많은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양 항공사 한국지사들이 구체적으로 합의를 이룬 부분은 없다. 지난주 양 항공사는 합병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실무자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곽호철 KLM네덜란드항공 부지사장은 “가장 중요한 목적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또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논의를 막 시작했다”고 밝혔다. 요금이나 수수료 정책과 관련해서 피터 엘버스(Pieter Elbers) KLM 한국 및 일본 총지배인은 “무조건 어느 한쪽의 정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적절한 선을 찾을 것이다. 노선별로 서로 유리한 노선에 대해서는 무조건 동일한 요금을 가져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카이팀 가입 … 헤게모니 재개편

양 항공사는 우선 내부적인 결속력 강화와 신뢰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4일 KLM의 VIP 대리점 사장단 초청 행사를시작으로 양 항공사는 향후 개최될 각종 행사와 온라인 프로모션, 고객사 정보 등을 공유하게 된다. 또 KLM네덜란드항공만 운영하고 있는 부산 지사를 양 항공사가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에 올랐다.

하지만 회의를 거듭할수록 결과가 나오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빠르면 오는 9월 KLM의 스카이팀 가입과 함께 대한항공이 공동운항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올 겨울 시즌부터 KLM의 요금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 관계자는 합병 이후 모든 과정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속도로 결정이 진행될지는 잘라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일부 항공사들이 FOC 지급을 중단하는 등 생존을 위한 항공사들의 긴축정책이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여행사의 수익구조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에어프랑스케이엘엠그룹의 탄생과 스카이팀의 강화는 세계적인 항공질서의 개편과 더불어 한국여행시장에 있어서도 초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바로 잡습니다]

본지 6월28일자(822호) 3면 커버스토리 중 ‘암스테르담-파리 구간이 공동운항에 들어갔으며, 마닐라와 카사블랑카의 경우 KLM이 남고 에어프랑스가 취항을 중단했다’ 중 에어프랑스의 마닐라 취항 중단은 사실이 아니기에 정정합니다. 지난 5월 공식 합병한 양 항공사는 일부 지역에서 사무실을 통합하거나 미 취항 지역에 대해 공동운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닐라에서는 기존의 KLM네덜란드항공 사무실이 마닐라-파리 노선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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