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관광 기반확충으로 국제관광 발전”

▶ 창간12주년 기획 인터뷰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본지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정동채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과의 특별 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지난 1일부터 공식적인 문화관광부 업무에 나선 정 장관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겨레신문사 정치부 차장, 여론매체부장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 1995년에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을 거쳤으며 15대와 16대에 이어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6대 국회의원 재직 시절에는 문화관광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차별적 규제 개선을 통해 신규투자 촉진 필요
국회내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모임 발족

▲한때 관광산업을 사치향락성 산업으로 인식하고 규제 위주의 억제정책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관광산업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 관광산업은 환경산업 및 정보통신산업과 함께 대표적인 3대 미래 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일례로 관광산업의 외화가득율은 산업분야 최고 수준인 88%에 달하고 있습니다. 고용승수 역시 산업평균보다 2배 높습니다. 2003년도에 총 448개 지역특화발전 특구 신청사업 중 문화관광분야가 233개로 5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관광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고용창출의 대안이며, 지역경제 발전의 핵심산업이라는 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수차 강조하였고, 지난 3월 관광산업인력채용박람회에 직접 참석하고, 6월 재계와의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의 육성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치권 역시 관광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16대 국회에는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관광진흥포럼이 결성되어 ‘관광특구 발전방안’, ‘한·일 관광교류 확대 방안’ 등 관광산업 현안과제들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17대 국회의 본격출범을 계기로 곧 국회 내에 국회의원과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모임’이 발족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도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공감대가 날로 커지고 있으며, 특히 문화관광부의 관광정책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관광산업이 여행수지 적자를 유발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수지와 관련해 장관께서 생각하시는 해법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의 외래관광객 입국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6.5% 성장해 세계평균 성장률(4.0%)보다 높은 편이나, 내국인 출국이 연평균 24.9% 증가하고 해외여행자의 1인당 소비액이 늘어나 관광수지 개선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여러 구조적 요인으로 외래관광객의 73%, 국민해외여행자 68%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역내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소득수준이 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출초현상이 불가피한 면도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한계상황에서 관광수지 개선을 위한 방법은 보다 많은 외래관광객을 유치하고, 한국을 찾은 외래객에게 만족도가 높은 고품질의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의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여행으로 돌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가 좋아하는 고부가가치의 관광상품 개발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관광정책에 대한 인식의 틀(paradigm)을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관광정책은 국제관광과 국내관광을 별개로 인식하고 국제관광 분야를 보다 강조해 온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느 한 쪽이 기울면 다른 쪽도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국민들이 안락하고 편리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관광여건을 조성하는데 노력 하겠습니다.

국내관광 여건개선은 국민의 해외여행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고 증가된 국내여행수요는 투자를 유발해, 결국 국제경쟁력 있는 관광자원 개발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외래객이 선호하는 관광목적지가 될 수 있습니다. 즉 국민관광의 기반확충으로 국제관광 발전이라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이와 함께 현안과제로 최대 잠재시장인 중화권 관광객 유치확대를 위한 중국관광객 복수관광비자 도입 등 제도개선과 한류마케팅 등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외래관광객의 국내 소비지출 확대, 내국인의 국내여행 촉진 및 알뜰 해외 여행 유도,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을 위한 각종 세제·금융지원 강화 등 다양한 대책도 시의성 있게 추진해 나 갈 계획입니다.

-국내 관광산업의 발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임기 중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관광정책은 무엇입니까?

▲국내 관광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는 장애요인은 서비스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제조업에 비해 각종 차별적 규제가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별적인 규제는 관광산업의 경영여건을 악화시키고 민간부문의 투자유치를 위축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관광산업이 명실상부하게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별적 규제를 개선해 관광산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촉진하고 경영환경 개선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 IT산업 위주로 선정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에 관광산업이 조기에 추가지정 되고, 세제 등에 있어서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련부처, 업계 등과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소득수준 향상과 주5일 근무제 등의 본격적인 도래에 따라 여가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관광과 레저산업의 융합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복합관광레저단지 조성 및 관련법률 제정 등을 추진 할 계획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해야 할 사업은 많지만 재정적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모든 사업은 기본적으로 선택과 집중의 원칙 하에 진행 될 것이며, 특히 재원조달과 관련 해외 및 민간투자 유치에 적극 노력할 생각입니다.

-정부에서는 ‘내나라 먼저보기’를 통한 국내 관광 활성화와 건전한 해외여행을 강조하는데 건전한 해외여행이란 어떤 여행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단순히 관광수지 측면으로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를 여행함으로써 국제친선과 이해를 도모하고, 해외 선진문물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내부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건전하지 못한 해외여행과 무분별한 과소비로 인해 국가이미지를 훼손하고 여행수지의 악화를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만만찮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건전하지 못한 해외여행이 아직도 발생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자유화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발생하는 측면과 함께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중시 가치관으로 인해 관광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부족한데서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해외여행의 경험이 국민 각층으로 확대되고 관광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 과거와는 다르게 많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건전한 해외여행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한 시기가 조만간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굳이 건전한 해외여행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일과 여가의 관계에서 적절한 노동에 대한 대가로 귀중한 시간을 내서 외국을 여행함으로써 이것이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개인이 속한 조직의 발전과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연결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각 기업체에서 우수 직원에 대한 포상차원에서 진행하는 인센티브 투어가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관광 주무장관으로서 관광업계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미래는 자기혁신의 시대입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을 현재의 모습보다 한 단계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광업계 스스로의 자기혁신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식정보시대에 걸맞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세계는 한명의 천재가 수 만명, 수십 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관광업계에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 수 있도록 관광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작년도 일본 리쿠르트사가 대학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가장 취직하고 싶어하는 직장을 조사한 결과 기존 토요타나 소니를 제치고 JTB 여행사가 수위를 차지 한 바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데, 서비스산업 특히 관광산업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관광부는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에 맞추어 관광업계도 정부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갖고 자기혁신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리=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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