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에 비해 실질적 효과 미미해

관광청이나 여행사가 드라마나 연예인 촬영 등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이미 90년대 말부터 연예인 등을 이용한 ‘스타마케팅’은 업계 내에서도 대표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허니문이나 여행 협찬에서부터 ‘홍보대사’ 선정, 영화나 드라마 속의 소도구로 쓰여 일종의 광고 효과를 노리는 기법인 PPL(Product Placement)까지 더욱 다양해 졌다.

그리고 올해 들어 무엇보다도 제목에 목적지가 거론된 ‘발리에서 생긴 일’과 ‘파리의 연인’이 폭발적인 인기와 지속적인 효과를 누려 관계자들을 안팎으로 자극하고 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요즘 연예부 기자 상대하는 일이 더 잦아졌다”고 했다. 배우들의 다음 스케줄을 기자들이 역으로 여행업계에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하지만 스타마케팅이 확실한 보증 수표가 되기 위해선 다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여전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다소 식상해졌다”는 것이 최근 업계 내 관계자들의 공통 의견. 제작사들로부터 물밀듯한 제의를 받는 대표 마케터인 관광청들은 “드라마 ‘발리’ 이후로는 여러 드라마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보다 획기적인 방법이 아니면 협찬하기 어렵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제목에 목적지가 직접 언급이 되거나 내용이 해당 목적지와 맞아떨어져야 하고 드라마 초반 잠깐 보여지기 보다는 한창 드라마가 물에 오른 중반 이후 협찬을 더 선호하고 있다.

홍콩관광청의 유지향 대리는 “잘못 전개했을 때 목적지의 이미지 또한 잘못 인식될 수 있다”고 했다. 가뜩이나 과거 액션 영화 등으로 폭력 등 안좋은 이미지도 가지고 있는 홍콩인 만큼 이제는 적합한 컨셉이 아니면 협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얘기가 오가는 드라마도 ‘로맨틱’ 러브 스토리임을 못박고 시작할 정도다.

드라마 ‘발리’가 여행업계에서는 무척 운이 좋은 경우로 통한다. 실제 드라마에서 나왔던 ‘발리’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로 나왔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 잠깐이지만 특히 주인공이 일했던 여행사를 나쁜 이미지로 그려놓은 부문 등은 관계자는 물론 여행업계 전체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기도 했었다. 그렇게 때문에 스타 마케팅은 ‘도박’이기도 하다.

단순히 연예인이나 드라마의 촬영지 협조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해당 연예인만 부각되고 정작 목적지가 부각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드는 ‘품’에 비해 본전도 못건질 확률도 높다. 일부 성공사례가 연예계에도 널리 알려지면서 ‘원하는 수준’이 ‘도’가 넘어서고 있다는 것은 마케팅 담당자들을 망설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장나라에 이어 올해 ‘최수종 하희라 부부’를 홍보대사로 내세운 스위스관광청의 김지인 소장은 “무엇보다도 스위스가 올해 단독(Mono) 목적지이자 개별여행 목적지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 마케팅의 성과”라며 “이미지 홍보 외에 적합한 상품 개발 등 업계 마케팅도 함께 전개해 실질적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덤으로 스타 마케팅을 통해 스위스 현지에서 관광 관련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인 점은 전혀 기대치 못했던 성과이기도 하다.

이제 스타 마케팅은 또 다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스위스관광청은 내년에는 다른 컨셉의 스타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국내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광청의 현지인 국장은 “내용이 좋고 중화권에서 인기높은 배우들이 나온다면 한국에 배정된 예산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배정된 예산까지 투입할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스타마케팅의 다음 단계가 더욱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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