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관광자원화 노력 절실
올해 해외마케팅 주제를 ‘한류’로 잡은 관광공사는 지난 9일 중국과 대만, 일본 등지에서 40여 명의 한류스타 팬클럽 회장단을 초청해 한류관 개설과 명예 한국홍보대사 임명식을 가졌다. 덕분에 평소 도서관 로비처럼 조용하고 차분하던 한국관광공사 관광안내전시관은 이날 아시아 각국의 언어가 오고가며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가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한류관에 대한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한류스타 24명의 사진, 핸드 프린팅, 등신대 사진 등이 전시된 한류관은 이들의 카메라 세례로 마치 축제 분위기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각각 홍콩과 대만에서 송승헌씨 팬클럽을 이끌고 있는 왕혜문씨와 헬렌황씨는 “한자리에서 여러 스타의 기념품도 구입하고 여러 명의 스타와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한류관 개설에 대한 대단한 만족을 보냈다. 관광공사는 앞으로 베이징에 이같은 한류관을 운영하는 한편 한류관광기념품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유통경로를 개선해 해외소비자들이 쉽게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한류열풍에는 대장금도 가세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대만에서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은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현지 케이블 TV 시청률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진희씨의 인기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장금은 9월 GTV의 재방송에 이어 연말에는 공중파까지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대장금관광상품의 등장을 보는 일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관광공사도 대장금 관광객이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우리의 음식과 한방, 문화 등을 중심으로 언론인과 여행업자 대상의 팸투어도 실시 중이다.
관광공사가 일본에 주재하는 170여개 국내 관광업계 현지 지사장과 소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5%이상이 현재의 한류열풍과 이에 따른 방한관광객 증가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류 열풍의 2~3년 지속은 거꾸로 2~3년 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때문에 앞으로 1~2년이 한류의 바람을 활용할 수 있는가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한류가 거론되면 애정어린 우려가 빠지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다. 우선 우리가 ‘한류’라고 내세우는 것과 달리 상당수의 한류 상품과 관광객은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찾아 한국에 오는 만큼 지나치게 연예인에 의존하는 한류 마케팅은 자칫 스쳐가는 바람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현지 언론이나 대학생 등 한류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층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명심을 해야 한다. 관광공사가 초청한 한류스타팬클럽회장단 42명 가운데도 남성은 4명에 불과할 정도로 한류가 여성관광객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 이밖에 드라마 촬영지와 숙박시설 등의 정비와 관광인프라를 갖추는 일도 시급하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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