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패키지 가격경쟁으론 승산 없다"
"[커버스토리] 패키지 가격경쟁으론 승산 없다"
  • 김기남
  • 승인 2004.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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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에 급급해 온 패키지 여행시장에 시련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태국과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해 유럽 등 지역별로 현지 랜드사의 지상비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26개 여행사의 각종 여행약관에 대해 불공정 판단을 내리고 시정과 소비자 피해구제에 나서기로 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신문 광고에 크게 의존해 온 여행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새로운 돌파구 모색이 절실해 진 셈이다.

-공정위가 지적한 불공정약관

이번에 공정위에서 문제 삼은 약관은 크게 3가지다. 우선 패키지 여행의 일정이나 가격이 변경될 수 있도록 표시하고 있는 여행사 조항이 문제가 됐다. 항공이나 현지 사정으로 일정 및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고 표시한 11개 여행사와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힌 14개 여행사가 시정권고를 받았다. 변경 사유를 ‘현지 사정’이나 ‘항공사 사정’처럼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정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가능한 것처럼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항공사의 일정 변경이나 천재지변 등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정 때문에 생기는 변경이 아니라 호텔 등급의 변경이나 부실한 일정 진행 등으로 악용되는 소지가 많다”며 구체적으로 변경 가능 사유를 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패키지여행 일정에 참가하지 않는 소비자에게 1일 30~50달러의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도 시정 권고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21개 여행사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패키지여행 일정표에 위약금 부과 조항을 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발표가 있기 전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일부 여행사에서 급하게 이같은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으나 8일 현재까지도 일부 여행사의 일정표에는 위약금 부과가 표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계약 체결과 동시에 약관설명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본다는 6개 여행사의 조항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된다고 지적됐다. 약관법은 사업자가 약관의 주요 내용을 고객이 이해하도록 설명해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미치는 파장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행정지도적인 성격이 강한 시정 권고에 해당한다. 하지만 권고는 시작에 불과하다. 공정위 김의래 사무관은 ‘시정 권고’ 이후 진행 상황 등을 파악해 올바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시정 명령’이 내려지며 이 경우 법률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적된 약관 시정이 몰고 올 여파는 더욱 크다. 특히 도마 위에 오른 조항들 대부분이 여행업계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묵인돼 온데다 시정을 위해서는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사업방식도 큰 폭의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여행사의 면피용으로 이용되던 현지 사정 변경 문구가 당장 효력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호텔 변경 등의 여지가 사라진 만큼 상품을 기획하고 행사할 때 호텔 예약 등의 작업에 더 큰 주의가 필요해졌다.

위약금 부과 금지는 노투어피가 만연하는 여행시장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됐다. 친지방문이나 개별 활동을 위해 행사에 참가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제 조치가 없는 만큼 ‘얌체족’ 증가에 따른 랜드사의 적자 위험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랜드사들은 여행사에 지상비 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여행사와 랜드사간의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보상 요구 줄 이을 듯

앞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급하지만 공정위가 밝힌 소비자 피해 구제 제도는 눈앞의 관심사다. 공정위는 여행사의 불공정 약관에 대해 91년도의 캘리포니아 휘트니스클럽 이후 두 번째로 소비자피해 일괄구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면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피해구제 신청을 내야 하는 것과 달리 일괄구제 제도는 모든 피해자들이 한꺼번에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행사를 상대로 한 피해보상 요구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이달 중 소비자피해일괄구제협의회를 열어 피해구제 절차와 일정을 결정하고 공고를 통해 한 달간 소비자로부터 피해 구제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접수된 피해자들은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의 중재로 해당 여행사와 합의절차를 진행하지만 합의에 실패하면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절차를 진행하고 조정이 안되면 민사소송을 통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 91년도의 경우 326건의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돼 모두 합의가 된 바 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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