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웅 회장등 업계 중추 13명 회원
-경쟁사 이전, 의리로 함께하는 동료

하루에도 몇 개의 크고 작은 모임이 생기고 사라지는 여행업계지만 여전히 한편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꾸준히 유지되는 모임이 있다. ‘88 썬투어’도 마찬가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88 썬투어는 1988년 고려여행사의 해외여행 패키지 브랜드인 ‘썬투어’ 출신 멤버들의 모임이다. 현재 88 썬투어 모임의 회장으로 있는 김현진 사장은 “2002년 12월 업계의 동반적 발전과 옛 동료들 간의 교류를 정례화하기 위해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88 썬투어는 우선 쟁쟁한 회원 명단이 눈길을 끈다.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을 비롯해 홍기정 부사장, 하나투어 박상환 사장, 최현석 상무, 세련항운 김현진 사장, 오케이투어 이정복 사장, 트래블러 윤정원 사장, 대흥항운 이웅철 사장, 반야여행사 이용수 사장, 남강여행사 정성언 사장, 이민원 이사, 투어 21 정동근 사장 등 여행업계 곳곳에서 최고 경영자로 활약하고 있는 중추들이 88 썬투어 회원이다. 우 회장이 상무로 있을 당시 하나투어의 박상환 사장은 과장, 오케이투어의 이정복 사장은 사원이었으니까 16년 세월 동안 일어난 국내 아웃바운드 업계의 큰 흐름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회원 면면도 그렇지만 1988년 당시 한 솥밥을 먹던 직장 동료에서 지금은 경쟁 관계일 수도 있는 다양한 입장에 있으면서도 서로 인연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성수기만 지나면 되풀이되는 여행업계의 잦은 이직과 돌아서면 적이 되기도 하는 지금의 현실을 생각하면 88 썬투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한 달에 10개 정도의 모임이 있다는 우 회장은 “88 썬투어는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모임보다 재미있고 감회도 남다르다”며 “‘아’ 하기만 해도 다 알아듣는 형제처럼 이해할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김 사장도 “경쟁적 관계이면서도 동반적 관계이며, 친목과 업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모임”이라고 소개했다.

88 썬투어는 특정한 날짜를 정해서 만나지는 않지만 매달 모임을 갖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서로가 바쁜 성수기를 제외하고 1년에 2차례 가량은 골프 모임을 갖기도 하고 나머지는 주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난다. 어찌보면 경쟁사 관계일 수도 있지만 88 썬투어 모임이 계속되는 것은 우종웅 회장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상환 사장을 비롯한 모든 회원이 깍듯하게 선배와 후배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거리낌이 없을 정도로 동료애와 위계적인 구속력을 지니고 있다. 이정복 사장은 “당시에는 모든 여행사가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당시의 팀웍은 환상적이었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아직까지 계속되는 영향력에 대해 우 회장은 “고려에서 여행업을 정직하게 잘 배웠고 후배들도 상사 말을 잘 따라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여행사 경영에 있어서 2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 회장은 “여행업에 들어오는 돈의 90%는 결국 남의 돈이고 중대장이 벙커에 숨어 지시만 한다면 중대원이 따르지 않는다”며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금전 문제에서 있어서 확실하게 처신하고 몸에 무리가 가더라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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