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속에서 나누는 술잔 ‘인사동학교’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스산한 요즘, 인사동학교로 간다.
나무 향기 가득한 도심속 평상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술잔을 나누다 보면 스산한 바람은 어느새 가시고 따뜻한 기운이 주위를 감싸는 듯하다. 추운 날씨에 바깥 평상에 앉아 술을 마시는 일이 무모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한 두잔 나누는 술에 후끈 달아오르기도 하지만 인사동학교의 평상에는 온돌이 깔려있다. 엉덩이에는 따끈따끈한 온기가 전해오고 코 끝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 한 잔 걸치기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어둠이 깊숙이 내려앉는 시간이 오면 야외 한 가운데에서 모닥불을 지펴 한층 분위기를 돋구기도 한다.

평상에 이어 창호지를 바른 문짝에 메뉴를 적어놓은 커다란 메뉴판은 인사동학교의 명물이다. 주문을 할 때마다 커다란 메뉴판이 이리저리 옮겨지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재미있다.
인사동학교의 인기 메뉴는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 육질이 부드러운 고기에 묵은 김치, 무 생채가 함께 나와 동동주 안주로는 그만이다. 김치전과 고등어자반, 오뎅탕도 맛있다.

▶찾아가기: 인사동 입구 문화마당 옆에 자리한 대일빌딩 지나 골목으로 좌회전.
▶인사동 학교 영업시간: 17:00~02:00 | 메뉴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김치 1만5,000원, 동동주 5,000원 등 | 카드 가능 | 주차불가 | 문의 02-725-5440

■ 해장과 술안주에 으뜸인 ‘고디 풍류사랑’

길 따라 걸어와/골목 끝 집/사랑방에 앉는다/솔잎을 스쳐가는/바람소리는/들을 수 없으나/고디국에 밥 말아 먹고/송엽주 마시다/앞에 있는 벗을 보니/옛 풍류객이/따로 없구나

하천이나 연못의 돌에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다슬기를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전라도에서는 ‘대사리’라 하고 경상도에서는 ‘고디’라 부른다.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일품인 다슬기는 여러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지만 특히 쓰린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해장용으로 인기 만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사동 풍류사랑은 다슬기를 경상도 식으로 요리하는 집이다. 충주의 ‘올갱이 해장국’이 부추를 넣어 맑게 끓이는 것과는 달리 이 집의 ‘고디국’은 비지찌개를 연상케 할 정도로 걸쭉하게 끓여내는 게 특징이다. 걸쭉한 국물 안에는 넉넉한 양의 다슬기와 각종 야채, 수제비가 들어가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솔잎 동동주인 송엽주는 걸쭉한 ‘고디국’과 함께 먹으면 제격. 해장을 하러 풍류사랑을 찾았다가 술을 더 먹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이곳에서 겪는 독특한 경험이다.

▶찾아가기: 인사동 5길 골목을 따라 가다가 우회전. 가장 끝 집.
▶고디 풍류사랑 영업시간 12:00~23:00 | 고디국밥 5,000원, 고디비빔밥 5,000원,고디쌈밥정식 8,000원, 고디술국 8,000원, 고디전 1만원, 고디무침 1만5,000원, 송엽주 6,000원 등 | 카드 가능 | 주차불가 | 문의 730-6431

이진경 객원기자 jingy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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