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가 굽어보는 마을, 야마나시

일본의 영산 후지산이 굽어보는 야마나시현은 야츠가타케와 미나미알프스 등 웅대한 자태를 뽐내는 명산들로 감싸여 있다. 산들이 품고 있는 마을의 사람들은 자연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그 땅과 하늘이 기운을 받아 그들의 삶을 일궈간다. 야마나시의 사람들은 후덕한 내륙의 기후와 우수한 토질을 이용해 포도, 복숭아, 서양자두를 키워내고 전통적인 수정 공예와 수준 높은 보석세공기술을 자랑한다. 그리고 전국시대의 무장 다케다 신겐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와 후지산을 호위하듯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후지오호수는 야마나시의 또 다른 얼굴들이다.


■ 후지산의 병풍 후지오호수

후지오호수는 후지산 기슭의 북쪽을 둘러싼 5개의 호수로 야마나카 호수, 가와구치 호수, 사이 호수, 쇼지 호수, 모토스 호수를 일컫는다. 후지산을 청명한 물빛으로 반사하는 후지오호수는 현재 아름다운 경관과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관광객들의 쉼터가 돼주고 있으며 요트, 윈드서핑, 낚시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후지오호수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야마나카 호수는 오호수 중 가장 큰 호수이자 해발 981m로 일본에서 3번째로 높은 호수이다. 여름철에는 요트, 보트 세일링, 테니스 등의 레저를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아오며 겨울철에는 빙어 낚시로 유명한 곳이다. 사이 호수는 울창한 숲에 감싸여 있어 환상적이면서도 고요한 풍경을 지닌 곳이다. 조용한 곳인 만큼 낚시터로 많이 활용되는데 특히 떡붕어, 잉어, 붕어가 많이 잡힌다.

모토스 호수는 겨울에도 수온이 섭씨 4℃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후지오호수 중 얼지 않는 호수로 알려져 있으며, 쇼지 호수는 제일 규모가 작은 호수로 용암이 흐른 흔적을 지금도 관찰할 수 있으며 메이지 시대에 이미 호텔이 건설될 정도로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호수다.

이 가운데 가와구치 호수는 교통시설의 편리성과 각기 특색 있는 관광시설로 인기가 높다. 후지오호수의 중앙에 위치해 있으며 유일하게 섬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야마나카 호수와 더불어 호반에서의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으며 호수에서 바라보이는 후지산의 장대한 광경은 많은 예술가와 사진가들에게 이상적인 테마를 제공한다.

가와구치 호수 주변에는 많은 볼거리들로 풍성하다. 일본의 유명한 창작 인형작가 아타에 유우키씨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가와구치호 뮤즈관,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원숭이 쇼를 볼 수 있는 가와구치호 극장 등 무엇 하나 놓치기 아까운 명소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가와구치호 음악상자 숲(Kawaguchiko Music Box Forest)에서는 1900년대의 뮤직박스와 오르골이 우아한 음색을 연출해 낸다. 아기자기한 마을처럼 꾸며진 이곳은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온 듯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여기도 꼭 들러보세요

▲일본의 와인 왕국이랄 수 있는 야마나시에서 와인을 맛보고자 한다면 카츠누마정이 운영하는 포도의 언덕을 빼놓을 수 없다. 총 170개 브랜드의 약 2만5000 병의 와인이 저장돼 있는 이곳은 마치 소믈리에가 된 듯 다양한 와인을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음용 컵인 타토반(1,100엔)을 구입하면 무제한으로 지하 저장고의 와인을 맛보고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맛이 좋다고 하여 이것저것 맛을 보다 보면 어느새 취기가 올라오니 자신의 주량을 생각해 조절해야 한다.

또한 포도의 언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망대에 올라서면 야마나시의 전경이 180°로 펼쳐진다. 언덕과 마을을 구분하지 않고 곳곳에 늘어선 포도밭은 과연 이곳이 포도와 와인의 왕국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야마나시현의 지방고유산업센터는 와인, 보석장식품 등 지방의 고유한 특산품 4500여점을 전시 판매하는 곳이다. 아담한 공간에 갖가지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어 야마나시의 엑기스를 담아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올해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현 내 명인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으며 특히 쇼센쿄의 수정과 쥬얼리마스터(보석세공사)의 작품들도 그들의 프로필과 함께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야마나시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와인은 물론 벼루와 도장 등 동양적인 멋을 담아낸 품목들도 시선을 끈다. 아울러 순금 2.5kg의 종과 이곳에서 가장 가격이 높다는 3억엔짜리 수정도 볼 수 있다.

야마나시의 기억을 담은 기념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이곳 센터가 가장 무난하다. 현의 특산물로 만든 과자가 맛깔스럽고, 시음이 가능해 와인을 고르기에도 좋다.


+++ 플러스 α +++

야마나시의 대표적인 축제들


야마나시현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축제로 방문객들을 현혹한다. 다케다 신겐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와 후지오호수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향연, 그리고 와인 페스티벌 등의 테마로 야마나시의 매력을 표현한다. 해마다 때만 되면 야마나시는 새로운 빛깔의 옷으로 갈아입고 그 절정에서 축제가 만개한다.

★ 신겐코 축제
전국시대의 무장 다케다 신겐을 모시는 축제로 그의 기일인 4월12일을 전후로 해 개최된다. 1600여명이 참가하는 일본 최대급의 무사행렬이 고후시에서 펼쳐지며 일본 전국시대의 전투 모습도 재현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 가와구치코 허브 페스티벌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에 걸쳐 가와구치 호수 주변에는 10만여 그루의 라벤더가 활짝 피어난다. 후지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라벤더의 빛깔은 가히 장관이다. 가와구치코 허브관에서는 눌러 말린 꽃을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관광도 제공한다.

★ 불꽃놀이 대회
8월과 1월부터 2월의 후지오호수 주변에서는 잇따라 불꽃놀이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갖가지 모양을 그려내며 떠올랐다가는 스러지는 불꽃들과 그 불꽃들이 밤하늘에 뿜어내는 현란한 색깔들이 볼만하다. 아울러 호수는 그 빛의 향연을 출렁이는 물결에 담아내고 있어 더욱 아름답다.

★ 신주(新酒) 와인 잔치
일본 와인 생산량 1위를 자랑하는 야마나시에서는 매년 11월이 되면 많은 와이너리에서 신주 축제를 개최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와인 산지에서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일본 야마나시현 글·사진=서동철 기자 seo@traveltimes.co.kr
취재협조=야마나시현청 82-55-235-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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