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부 승인…LCC는 새로운 기회?
비행기 띄우고 투자 유치에 분주…신생항공사만의 고군분투

항공업계는 각국의 코로나19 확산세와 출입국 제한 강화 등으로 시작한 올해를 어떻게 버틸지에 대한 걱정으로 출발했다. 이미 지난 2년 간 누적된 적자가 산더미인데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여행 재개가 요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양대 국적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도 항공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계속되는 입국 제한 조치에 인적 교류가 좀처럼 재개되지 않으면서 항공사와 선사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 픽사베이
​계속되는 입국 제한 조치에 인적 교류가 좀처럼 재개되지 않으면서 항공사와 선사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 픽사베이

지난해 항공업계는 꺼낼 수 있는 각자의 생존 카드를 최대한 꺼내들었다. 국내선 및 화물 사업 확대, 무착륙관광비행과 기내식, 굿즈 판매 등 부대사업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들을 이어가는 한편 유상증자,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도 온힘을 쏟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트래블 버블 확대와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국제선 재개에 기대감이 커졌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새해부터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올해 항공업계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코로나19 상황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반전된다는 전제로 다시금 생존 전략을 취할 전망이다. 

우선 올해 가장 굵직한 변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다. 12월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 양사가 중복 운항하는 노선의 일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하고 다른 저비용항공사들까지 재분배하는 조건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희비가 갈렸다. 

어떤 노선의 운수권을 얼마나 반납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양사가 중복 운항하는 국제선은 65개, 그중 장거리 노선인 LA, 뉴욕, 시애틀,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장자지에, 프놈펜, 팔라우, 시드니 등 10개 노선은 양사 통합시 100% 독점 노선이 된다. 공정위가 반납된 운수권을 국내 LCC에게 재분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국내 LCC 중에서도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의지를 가진 항공사들이 있는 만큼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일례로 올해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A330-300 3대를 도입할 예정이고, 에어프레미아도 B787-9 기종을 이미 갖추고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 우여곡절 끝에 날개를 펼친 신생항공사들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노력을 펼칠 전망이다. 우선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2월29일 강원도로부터 운항보조금 60억원을 지급받았다. 물론 항공기 필수 유지 운영비로 활용될 예정이지만 우선 재무 흐름이 트인 만큼 장기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라이강원은 올해 싱가포르, 타이완, 일본, 중국, 베트남 노선 운항을 검토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중형 기재를 포함해 총 10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외국인 관광객 14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2월24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화물 운송을 목표로 취항한 에어프레미아는 올해도 화물 사업과 중장거리 노선을 눈여겨보고 있다. 1월 중순에는 베트남 노선으로도 화물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올해 상반기 인천-LA 노선 취항을 우선 검토 중인 상태다. 에어로케이의 경우 올해 1분기 안에 2호기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국제선 취항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만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색다른 이벤트와 프로모션 등을 통해 브랜드 로열티를 쌓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항공업계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국제적으로 자유로운 이동이다. 특히 화물 사업보다 여객 사업 의존도가 높은 LCC의 경우 더욱 그렇다. 올해도 제한적인 교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항공산업의 회복과 생존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간절함이 모이는 이유다. 

한편 한국교통연구원은 2022년 국내선 여객은 2019년 대비 4.2% 증가하고, 국제선 여객은 4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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