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업계가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전체 관광객 입도객 수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데다 국내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또한 갈수록 개별여행을 선호하고 있어 내년 전망마저 어두운 형편이다.

■ 외국인은 늘고, 내국인은 줄고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입도객 수는 458만3000여명. 이는 올해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세운 관광객 유치 목표인 510만명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로 전년 같은 기간(459만7897명)과 비교해도 0.3% 정도 감소했다. 12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입도객 숫자는 목표 수치인 510만명은 물론 500만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 증감 비율이다. 올해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427만9000명 정도로 작년 동기에 비해 2.8%나 감소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첫 30만명 선을 넘어서면서 전년대비 50%가 넘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차이는 국내외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것으로 내국인의 경우 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여행심리 위축과 하반기 중 이뤄진 항공료 상승이 가장 큰 감소요인으로 풀이된다.

■ 국내,인바운드 -어렵다 한 목소리

제주도 국내 여행환경이 점점 악화되면서 대형 패키지사 내 제주도를 취급하는 국내여행부 입지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전체 수요 감소는 물론 패키지 상품 및 여행사를 이용한 단체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패키지사들도 굳이 제주도에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 자유여행사의 경우 몇 달전부터 국내와 인바운드를 한 팀장 체제하에 두고 있으며, 나스 항공은 내년부터 국내여행부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H 여행사 관계자는 “신문광고를 통한 모객도 시원찮은 편”이라며 “국내쪽에 할애하고 있는 지면도 점점 축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허니문 시장은 자유여행 패턴으로 돌아선지 이미 오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 10명 중 9명이 렌터카 여행을 선호한다고 답해 여행사들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원천봉쇄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인바운드 업계에서도 ‘제주도가 너무 어렵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9월 경부터 발효된 성매매법이 제주도 인바운드로서는 직격탄이 된 셈”이라며 “관광수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센티브 단체들이 제주도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제주 PATA 총회 등 올해 제주에서 개최된 컨벤션 수요들이 증가한데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들어온 관광객들은 대부분이 저가단체들이어서 오히려 적자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더해 신규 카지노도 인바운드 업계에 적신호를 울리고 있다. 제주 카지노 업계는 내년 서울, 부산 총 3곳에 신규 카지노가 문을 열 경우 시장의 약 40%를 잠식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돌파구 어디서 찾아야 하나

최근 제주도는 제주관광산업에 대한 어려움을 감지, ‘제주관광살리기 비상대책협의회’를 구성해 대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외에도 야간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재외 도민 고향방문운동을 전개하는 등 제주 관광을 살리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단발적인 시책외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적인 예로 제주 관광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높은 항공료와 호텔 요금에 대한 획기적인 조처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파이를 키우기 위한 국제노선 확충 문제도 현안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제주 관광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는 물론 업계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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