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여행신문선정 10대 뉴스

조류독감 재발이라는 위기감으로 시작된 2004년도 어느새 저물고 있다. 한 해 동안 크고 작은 이슈들이 여행업계를 웃게 만들기도, 울게 만들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았다는 평가다. 본지는 올해 여행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이었는지 되짚어보기 위해 ‘2004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이외에도 여행업을 포함시킨 공정거래법상의 ‘중요표시광고 고시’의 시행과 혼란, 성매매 특별법 여파, 에어프랑스의 ATR 수수료 폐지 및 싱가포르항공의 FOC 티켓 지급중단, 관광진흥개발기금의 항공권 포함 및 외국인 출국납부금 징수, 여행업계 TV 광고 및 PPL 활용 확산, 최초 관광산업채용박람회 및 내나라여행박람회 개최, 해외여행자 800만명 돌파 등도 주요 뉴스로 선정됐다.

사진=여행신문CB, 정리=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1. 공정위, 여행사 약관 시정권고

공정거래위원회가 10월 26개 여행사의 여행약관을 불공정약관으로 지적하고 해당 여행사에 시정권고 조치를 내렸다. 가장 쟁점이 됐던 사항은 현지 일정 불참에 따른 위약금 부과 조항. 그러나 패키지 상품의 특성상 여행객이 여정 중 쇼핑이나 옵션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여행사의 손실로 돌아가기 때문에 기획여행업체들에게 상당한 위기감을 심어주었다. 공정위는 여행사 약관 시정권고에 그치지 않고 패키지 여행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과거 피해를 일괄구제하는 칼까지 빼들었다. 또 현행 국외여행표준약관도 소비자 보호장치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여행업계 전체의 우려를 높였다.

2. 한류 확산과 한·일 공동방문의 해

지난해 사스 여파로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맞이했던 일본 인바운드 업계가 올해는 일본내 한류 붐으로 활황을 맞았다. 일본에서 방영된 드라마 겨울연가를 선두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가요, 문화가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방한 여행객 수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탤런트 배용준을 가리키는 ‘욘사마’가 올해 일본의 히트상품 1위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올해 한류확산은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한류에 따른 인바운드 활황으로 일본 아웃바운드 업계는 부족한 항공좌석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다. 여기에 올해 3월부터는 방일 수학여행 학생에 대한 비자가 면제되었고, 한일 수교 40주년인 2005년이 ‘한·일 공동방문의 해’로 선포돼 양국간 교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3. 고유가 파동 항공업계 비상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올해 국제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는 등 고유가 행진이 계속됐다. 국제유가 수준에 많은 영향을 받는 항공업계는 비상사태라고 할 정도의 위기에 빠졌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료할증료 징수나 비수익 노선의 잠정 감편운항 및 운휴 등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고유가에 따라 항공사들의 항공료 책정 유연성도 떨어졌고 기존 규정들도 엄격하게 적용돼 결과적으로 여행사들도 고유가 여파에 휘둘려야 했으며, 전체 경제상황도 악영향을 받아 해외 여행수요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4. 한국고속철도 KTX 개통

역사적인 한국고속철도(KTX)가 4월1일 개통됐다. 비록 역방향 좌석이나 잦은 고장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KTX의 개통으로 국내외 여행상품의 내용과 종류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KTX를 활용한 국내여행상품과 시티투어 상품, 인바운드 상품이 속속 개발됐으며 아웃바운드의 경우 부산-일본 간 페리와 KTX가 연계돼 그동안 부산 인근 지역에 치중됐던 한일 선박상품의 모객범위가 수도권으로까지 확대됐다. KTX 개통에 따른 국내선 항공편 감소는 해외 전세기 운항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5. 하나투어 OK투어 지분인수
주지 넥스투어 인수

하나투어가 올해 4월 전격적으로 OK투어의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여행업계 지각변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OK투어 지분인수로 하나투어의 업계내 장악력이 더욱 확대됐으며 이에 대한 여행사, 항공사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홀세일 시장의 구조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파전으로 재편돼 모두투어의 대응방식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앞서 3월에는 미국의 온라인 여행사 트래블로시티와 아태지역 16개 항공사의 합작 여행사인 ‘주지(ZUJI)’가 넥스투어를 인수함으로써 세계적 여행사의 한국진출과 온라인 여행사들의 지각변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6. 조류독감 재발 여파 … 대응책 부심

올해 초 설 연휴와 맞물려 동남아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해 여행업계에 상당한 여파를 미쳤다. 지난해 사스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조류독감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태국과 베트남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봄 허니문 시즌에까지 영향을 미쳐 일부 항공사는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여행객이 조류독감에 걸릴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타 지역으로까지 피해가 확산되지는 않았다.

7. 한-대만 노선 재개, 중국 복수취항

지난해부터 많은 정기성 전세기가 운항되기 시작한 한국-대만 간 항공노선의 정기편이 12월1일부터 부활했다. 양국간 단교 이래 12년만의 일이다.
중국 노선의 경우에는 한중항공회담의 결과로 건설교통부가 지난 4월 복수취항을 허용함으로써 상하이, 티엔진(천진), 칭다오(청도) 등에 양 국적항공사의 복수취항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대만과 중국 노선 모두 건설교통부의 노선배분을 둘러싸고 양 국적항공사와 건설교통부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졌으며 법정공방으로까지 확대됐다. 노선배분 때마다 신경전이 재연됨에 따라 노선배분과 관련한 건교부의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더욱 힘을 얻었다.

8. 국제선 e-Ticketing 도입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선에 이어 7월부터 일본과 중국 일부 국제선을 시작으로 e-티켓팅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단체고객으로도 e-티켓을 확대했다. 이로써 국내선에만 한정돼 있던 전자항공권이 국제선으로도 확대돼 비용절감 및 고객 편의도가 높아졌다. 대한항공 또한 11월에 최첨단 국내선 e-티켓을 도입하는 등 e-티켓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는 오는 2007년까지 종이항공권을 폐지하고 전 회원사간 e-티켓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9. 까다로워진 미국 비자 정책

지난 8월부터 미국의 새로운 비자정책이 시작됐다. 미국의 새로운 비자정책은 인터뷰 면제 대상자 폭을 대폭 좁혀 거의 대부분 인터뷰를 받도록 했으며, 의무적으로 지문 스캔을 받도록 했다. 그러잖아도 까다롭던 미국 비자 받기가 이로 인해 더욱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미국 여행수요를 위축시켰으며, 대체 목적지로서 캐나다의 인기를 상승시켰다.

10. 외국인 대상 신규 카지노 허용

서울과 부산에 3곳의 외국인 전용 신규 카지노가 허가됨에 따라 지난 36년 동안의 파라다이스그룹 독점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신규 카지노 허용과 관련해 한국관광공사에 사업허가를 내 준 점에서부터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안팎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현재 부산 1곳, 서울 2곳의 사업장이 결정돼 문화관광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과연 신규 카지노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기존 카지노 업계를 더욱 어렵게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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