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외형적인 유럽 성장을 기대했던 많은 이들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그 어느해보다도 풍성한 목적지, 다양한 상품을 보여줬고 여름 성수기에는 배낭 여행사들조차 항공 좌석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다. 유럽과 관련된 많은 이들은 “아쉬움이 많지만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한 해”로 올해를 평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금액면에서는 만족하기 어렵지만 인원수는 목표 달성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작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올초 유럽은 유로화 강세로 인한 지상비 인상으로 상품가와 지상비가 올라 어려운 출발점에 섰었다.
한껏 들뜨게 만든 것은 5월 대한항공의 체코 프라하 주3회 직항편 취항이다. 사상 처음 동유럽 목적지로 항공기를 띄우게 됨으로써 업계는 활발해졌다. 랜드가 바삐 움직이고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대한항공도 TV 광고 등을 내보내는 등 시장에 대한 소구력을 높였다. 덩달아 다른 지역도 활기를 얻었다. 체코와 인접한 오스트리아는 연계 상품 개발로 ‘동유럽 관문’의 기치를 높이 내걸었다.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단독 상품 등을 앞세워 뒤질세라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했다.

7월엔 대한항공이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스부르크로 주3회 전세기 직항편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상트 페테르스부르크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예전같지 않은 성수기 여파로 대폭 늘어난 항공좌석은 공급 과잉을 초래했고 서유럽 전세기 등이 더해지면서 패키지 업체들은 좌석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9월 말 추석 이후에는 유럽 열기가 식은 시기였다. 경기 침체와 고유가 등은 상대적인 비싼 유럽 시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아라파트의 죽음 전후 긴장된 중동 정세는 대표적인 겨울 수요인 성지 순례 마저 얼어붙게 했다. 하반기 대한항공의 마드리드 취항 등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다시 온기를 지피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화려한 공급 공세에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다른 유럽 항공사들의 움직임은 조용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탄력적인 요금 정책 등으로 소리없이 유럽 시장에 아시아나를 알려갔고 유럽 외항사들은 기업체 상용 및 개별여행 시장 등을 타깃으로 틈새 시장을 활발히 개척했다.

배낭여행업체들 또한 비교적 행복했던 한해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까지 조기예약 확보에 뛰어들었고 카타르항공 등 많은 제3의 항공사들로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유레일 과열 할인 경쟁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겼다.

김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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