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자질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고 동시에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한 여행사 사장의 이와 같은 말은 유능한 인재가 회사의 흥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 인재육성에 대한 여행업계의 새로운 인식도 대변한다. 그러나 그동안 여행업계와 인재양성은 그다지 강한 연관성을 갖지 못해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여행업계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팀장급 직원들은 그야말로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차원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여행업계의 모습이다. “그나마 신입직원들은 신입교육이라도 받지만 팀장급들은 기껏해야 학원 수강료의 일부를 지원받거나 일 년에 한두 번 형식적인 서비스 교육을 받는 정도가 고작”이라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현재는 실무일선을 책임지고 있고 미래에는 회사의 ‘브레인’으로서 성장해나가야 할 팀장급들의 위치를 감안하면 너무도 근시안적인 처우인 셈이다.

■ 사각지대에 놓인 팀장급

물론 팀장급들에 대한 교육은 다면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된다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단순히 실무적 업무와 관련된 교육뿐만 아니라 전체의 흐름을 읽고 숲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도 키워줘야 하기 때문. 전 직원 대상의 일반교육과는 차별화된 팀장급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행업계에서 이런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범한여행의 경우 지난 2003년 사내에 ‘여행대학’을 설립하고 대리급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종합교육을 실시했다. 여행업 관련뿐만 아니라 다른 제반 측면에서도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 게 목표였다. 12명씩 총 4개조로 구성돼 4차 과정의 교육을 받도록 했으며 각 과정마다 시험을 거쳐 합격해야만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등 강도가 높았다. 자유여행사도 지난 2003년에 역량 있는 ‘종합여행인’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차세대 인재육성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부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4개월 과정으로 실시한 바 있다.

■ 팀장급에 특화된 교육 필요

여행업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하나투어의 경우에는 직능별, 직급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신입사원에서부터 사원, 팀장, 부서장, 임원급별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직원교육을 대폭 강화한 오케이투어의 경우에는 올해 3가지 역점 부문 중 하나로 ‘OK 직원 자질 향상’을 삼고 월1회 전체 직원 교육과는 별도로 팀장급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 교육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오케이투어 김희동 부장은 “여행업 관련 교육뿐만 아니라 서비스 및 마케팅, 회계관리 등 전반적인 부문에 걸쳐 교육을 받고 있는데 학창시절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고 시야도 넓어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나마 이와 같은 사례는 일부 업체들에 국한된 것일 뿐 대부분의 업체들은 팀장급 대상의 특화교육은 커녕 전직원 대상의 일반적인 교육시스템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게 사실이다. 모 여행사 일본팀장은 “제대로 교육시켜봤자 다른 데로 가버리면 그만이라는 회사의 인식도 적극적인 교육과 지원을 가로막는 한 요인일 것”이라며 “그러나 팀장급들은 쉽게 옮기지 않을뿐더러 투자한 만큼 높은 충성도와 효율성으로 돌아오는 만큼 회사의 선행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형식적인 재교육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치밀함과 적극성이 결여된 형식적인 교육프로그램은 자칫 시간만 빼앗고 오히려 업무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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