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서면서부터 올해 여름시즌 배낭여행 부문의 윤곽도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경기침체와 청년실업 부담 증가로 올해 여름시즌의 배낭여행 시장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지만 항공권 조기예약이나 배낭상품 조기예약 할인이벤트 등의 결과에 비춰보면 예상보다 선전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올해 여름 배낭시장 동향에 대한 전망은 업체별, 지역별로 불투명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업체별 실적을 좌우하게 될 실예약 및 상담이 이달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여름 배낭여행객들을 잡기 위한 각 업체들의 총력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 유럽 주도 속 크고 작은 변화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여름 배낭시장도 유럽 지역이 전체의 80~90%를 차지하면서 전체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상품 유형별로는 호텔팩과 단체배낭 형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년 강해지고 있는 개별여행 성향 추세에 맞춰 배낭상품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유럽이 ‘베스트셀러’ 위치를 고수하는 가운데 동북유럽 등도 새로운 인기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며, 여행일정이나 체류일, 코스 등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항공좌석 공급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대한항공의 유럽행 공급이 늘어났고 에미레이트항공이 매일 취항하는 등의 이유로 상당한 여유가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에는 배낭여행 부문에서도 업체별 고유 이미지 및 특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각인돼 업체별로 시장이 세분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단체배낭의 경우 갈수록 이른바 ‘팀 컬러(Team Color)’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배낭여행이 대학시절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으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배낭전문 여행사별로 독특한 이미지가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업체별 고유한 색깔은 주로 취급하는 배낭상품의 가격대나 코스, 특징, 입소문 등을 근거로 형성돼 있어 상품을 선택한 뒤 여행사를 방문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업체를 선정하고 난 뒤 상품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업체별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과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브랜드 도입으로 이미지 구축

업체별로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자체 상품 브랜드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개별여행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와도 맞물려 크게 확산되고 있는데 자체 상품브랜드를 통해 개별배낭여행객들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업체 이미지 홍보도구로도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목적지의 자유여행상품 브랜드인 올빼미투어, 반딧불투어, 상하이몽 등에 이어 올해에는 모든 목적지를 포괄하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조건 출발보장이나 세부내역 선택 폭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인데 모두투어의 ‘유아독존’, 내일여행의 ‘금까기’, 한화투어몰의 ‘짐싸’ 등을 그 예로 볼 수 있다.

‘편안한 배낭여행’을 추구하는 고품격 배낭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더 이상 절약과 고생이 배낭여행의 미덕인 시대가 아닌 것이다. 방학을 이용해 20~30일의 장기여행에 떠나는 학생들도 호텔 급수나 위치, 교통수단, 식사 등에서 고품격을 지향, 비용이 올라가더라도 그만큼 편안한 배낭여행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배낭여행에 나서는 고객들을 소득수준 상위 5% 이내의 고급고객 이상으로 생각하고 상품구성과 서비스에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업체까지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호텔급수는 물론 위치를 조정하거나 가급적 직항편을 이용하고 서비스 포함 내역을 확충하는 것도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 상품내역에 루브르 박물관이나 바티칸성당 전문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을 포함시키고 스위스 티틀리스 산 등정권 등을 제공하는 게 일반화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편안한 고품격 배낭여행도 인기

또 서유럽 지역의 경우 수박 겉핥기 식의 여정보다는 방문국 수를 2~3개국으로 줄이거나 아예 특정 한 국가만을 일주하는 상품들의 인기도 높아져 일주일 안팎의 상품들도 주요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유레일, 레일유럽 등의 철도회사들도 1개국 내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출시하고 있기도 하다. 미술관 기행이나 건축기행 등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꾸며진 배낭여행 상품들도 배낭여행 유경험자들의 증가에 따라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올해는 또 중국이나 동남아, 일본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의 경우 경유지 무료숙박이나 관광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으로 경유를 일정상의 불편함이 아니라 오히려 추가적인 매력으로 부각시키는 마케팅 활동도 한층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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