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두루 미치어 충만함을 뜻하는 함(咸)자와 고르고 화평한 상태를 이르는 평(平)자로 이뤄진 함평군은 그 뜻대로 자연과 사람 모두가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고을이다. 그 단출함 때문에 그간 관광지로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함평은 함평나비축제를 통해 해마다 봄이면 ‘나비도시’로 거듭나며 수많은 인파를 끌어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함평의 자랑이 비단 나비만은 아니다.



■ 사계절 체험학습장 ‘돌머리’

함평읍에서 23번 국도를 타면 석성리에 닿는다. 이곳 석두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해수욕장이 바로 ‘돌머리해수욕장’. 이곳은 깨끗한 바닷물과 함께 은빛으로 빛나는 백사장이 1000m에 달하는 함평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다. 뒤로는 수천평의 송림이 운치를 더하고,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점을 극복키 위해 마련된 2500평의 인공풀장은 어린아이도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좋다.

물론 7~8월 즈음 해수욕장에 왔다면 단연코 해수욕을 즐길 일이지만 돌머리해수욕장은 굳이 여름이 아니라도 좋다. 이곳에는 ‘돌머리갯벌생태체험학습장’이 마련돼 있어 사계절 언제나 바다와 함께 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세계 5대 갯벌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만큼 게, 조개, 해초류가 풍부하며, 인근 연안에서는 세발낙지와 보리새우가 입맛을 자극한다. 원두막, 주차장, 야영장 등의 시설도 잘 마련돼 있어 편리하다.

그리고 서해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낙조는 돌머리해수욕장의 또 다른 기쁨이다. 해질 무렵 해변을 거닐면 먼 바다 끝에서부터 거울처럼 반듯한 갯벌을 물들이며 형언할 수 없는 빛깔의 향연이 장관을 이룬다. 자동차로 함평을 방문했다면 낙조의 서해를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길 것을 권한다. 돌머리해수욕장에서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게르마늄 해수찜을 찾아가는 길이 더욱 풍요롭다.


■ 만병통치 해수찜은 필수

손불면 궁산리 일대는 함평군만의 해수찜으로 유명하다.
유황이 함유된 돌과 삼못초 등의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불로 데운 물로 해수찜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돌은 유황과 알칼리 장석이 많이 함유된 산성암맥으로 피부질환, 신경통과 당뇨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염 등의 질병 치료를 위해 3~4주 정도 머무르면서 정기적으로 해수찜을 하면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부모님을 위한 효도여행으로도 제격이다.

함평의 해수와 돌에 포함된 광물질이 고열에 의해 이뤄지는 모종의 화학적 반응은 이곳 해수찜이 피부미용에도 효과를 발휘하도록 한다. 게다가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해도 만족할 만하다.


■ 작지만 깊고 깊은 천년고찰

해보면 광암리의 용천사는 지나는 길에 들려보면 그저 작고 아담한 사찰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내력을 알고 들여다보면 그 역사적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절 마당에서 폭포수 같은 물이 솟아난다고 해서 명명된 용천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져 이웃한 영광군 불갑면의 불갑사와 함께 전라남도 서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거찰이었다고 한다.

야트막한 언덕과 울창한 숲 가운데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돌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과 요사채 2동에 불과한 자그마한 절이 눈에 들어온다. 1597년 정유재란과 6·25전쟁 등 환란을 겪으면서 전화를 입어 불타고 1964년경부터 복구작업이 이뤄져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과거를 일러주는 것이 현재 용천사에 남아 있는 갖가지 유물들이다. 먼저 지방 유명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석등은 투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조선조의 석등 양식을 보여준다. 대웅전 왼쪽에 위치해 있는 석탑도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괘불석주, 불화 등이 광폭했던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용천사를 지키고 있다.

용천사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사찰 주변의 꽃무릇 군락은 한국의 백경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유명하다. 일명 상사화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해마다 가을이면 붉게 피어나는데 잎이 떨어지고 나서야 꽃이 피므로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는 운명을 되새기면서 바라보면 애틋함이 묻어난다.



+++ 플러스 α+++

함평에 왔다면 놓칠 수 없는 먹거리가 있다. 바로 함평의 한우를 이용한 생고기와 육회 비빔밥이 그것. 잡은 지 하루가 채 되지 못한 한우의 허벅지살을 한 입에 쏙 들어갈 만한 크기로 내놓는 생고기가 일품이다.

처음 생고기를 대하는 사람이라면 그 붉은 빛깔에 젓가락을 들기가 쉽지 않지만 한 번 맛을 보고나면 생고기를 먹기 위해 함평을 다시 찾을 정도로 담백하고 쫄깃하다. 이에 더해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복분자를 엄선, 240m 맥반석층의 천연 암반수로 빚은 복분자와인인 ‘레드마운틴’을 한 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함평군 글·사진=서동철 기자 seo@traveltimes.co.kr
취재협조=함평군 061-32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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