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없이 길을 나섰다가 문득 카메라를 안 가져왔음을 뼈저리게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그 고유한 시간과 장소, 소중한 사람들의 절묘한 랑데부가 ‘촬영’이라는 욕망의 셔터를 눌러대는 것이다. 그래서 파타야 여행은 ‘얼짱’ 각도로 쏟아지는 플래시와 다발총처럼 연사되는 셔터 소리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파타야에서 사진 찍기 좋은 최고의 명당 총정리


ⓒ 여행신문

방콕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 파타야는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해양 스포츠와 화려한 밤 문화, 푸짐한 씨푸드, 가족들을 위한 테마공원과 동물농장까지, 그야말로 ‘구성’이 훌륭한 여행지다. 손을 뻗치면 닿을 만한 거리에 식도락에 관한 모든 시설이 집중돼 있고 저렴하기까지 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그 이면에는 너무 방만해져 버린 상업 관광지라는 오명도 없지 않지만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파타야의 유명세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너무 잘 알려져 뻔할 것 같은 농눅(Nong Nooch)빌리지와 미니시암(Mini Siam) 같은 파타야의 명소들은 손님을 맞이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인물사진을 위한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기 위한 기념사진의 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다. 또 파타야의 동물원에는 프로 모델 뺨치는 호랑이, 원숭이, 코끼리들이 옆자리를 비운 채 기다리고 있다. 카메라 배터리는 채우고, 메모리 카드는 비우는 준비가 필요하다.

♠ 찰칵 point 1

행복이 머무는 ‘농눅열대정원’


농눅빌리지로 불리는 농눅열대정원(Nong Nooch Tropical Garden)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정원과 태국 전통 공연으로 유명하다. 한 할머니가 가꾸던 개인 소유의 작은 정원이 널리 알려져 지금과 같은 규모가 됐고 태국 전통 공연을 보여 주는 극장과 동물 농장이 들어섰다.

600에이커의 정원에는 공들여 다듬은 정원수들이 갖가지 모양과 장식으로 어우러져 있다. 더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좋은 포인트를 찾아 포즈를 취하느라 서로 동선이 엇갈리기도 한다. 가장 인기 높은 하트 모양의 분재 앞은 번호표라도 나눠줘야 할 것 같다.

농눅빌리지에서는 태국 전통 공연 댄스뿐 아니라 결혼식, 무에타이, 전쟁까지 태국의 전통과 역사를 조금씩 엿볼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45분과 10시30분, 오후 3시와 3시45분에 전통 공연과 코끼리쇼가 진행되지만 연신 들이닥치는 관광객들로 인해 공연은 휴식시간도 없이 이어진다.

♠ 찰칵 point 2

태국으로 간 걸리버, ‘미니시암’


시암(Siam)은 태국의 옛 이름이다. 그래서 미니시암(Mini Siam)은 작은 태국이다. 120에이커의 부지에 왕궁, 에메랄드 사원 등 태국의 유적뿐 아니라 파타야 해변, 태국 공항 등 중요한 건축물 56개가 미니어처로 전시되어 있다. 사진 속의 인물이 걸리버처럼 보이면 다행이지만 킹콩처럼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미니 유럽 존(Zone)에는 에펠탑, 콜로세움 등 유럽의 건축물뿐 아니라 한국의 남대문, 캄보디아의 앙코르왓, 미국 자유의 여신상까지 옮겨다 놓았다. 좀 어지럽게 배치되어 있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맞춰 보는 재미가 있다. 미니시암 존에는 태국의 유명한 사원과 중요한 건축물들이 배치되어 있고 인파로 북적이는 파타야의 해변 풍경도 작게 축소돼 있다.

♠ 찰칵 point 3

진짜와 가짜 사이의 독특함 ‘알카자쇼’


알카자(Alcazar)쇼는 가장 널리 알려진 트랜스젠더 쇼다.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으나 여자의 몸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기구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알카자(Alcazar)의 무대에 서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이미 선택받은 소수라는 의미다.

지원자가 많은 만큼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 알카자의 트랜스젠더들은 실력도 출중하다. 일본, 중국, 한국의 전통 무용과 라스베이거스식 쇼를 선보이고 인기 가요를 립싱크하며 태국의 전통 공연도 제대로 소화해낸다.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이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한국 발라드까지 멋들어지게 불러댄다. 남녀 무용수들이 함께 공연을 하지만 원래부터 여자였던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그 섹시함과 아름다움을 목격하면 한때 남자였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노래와 댄스 위주로 진행되는 1시간여의 공연이라 자칫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화려한 의상과 얼굴 표정을 가까이 볼 수 있는 앞줄의 VIP석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공연이 끝나면 바깥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1달러 정도의 팁을 준비해 두는 센스는 기본이다.



♠ 찰칵 point 4

파타야 앞바다에 뜬 노란 잠수함


지난 겨울 파타야 앞바다에 처음으로 노란 잠수함이 나타났다. 파타야 앞바다의 산호섬이 진짜 산호섬인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수분 만에 40여 미터 깊이의 수중으로 내려가서 작은 산호섬 코 삭(Ko Sak) 주위를 돌면서 운항한다. 바다 속 풍경은 볼 때마다 새롭고 신기하다. 산호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국의 연해에서 자라는 산호초는 색깔이 다양한 연산호인데 비해 파타야의 산호는 모양이 다양한 경산호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잠수함의 운항을 책임지는 한국인 캡틴은 색깔로 보는 산호보다 모양으로 보는 산호라서 지루함이 덜하다고 강조한다. 코 삭 인근에는 좁은 면적 안에 다양한 모양의 산호가 군집해 있다.

파타야 워킹 스트리트 남쪽 끝에 위치한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잠수함 회사에서 운행하는 페리를 타고 코 삭 인근의 바지선에서 잠수함으로 옮겨 타면 된다. 48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파타야의 노란 잠수함은 길이 22m, 폭 3m 정도의 크기로 최대 10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페리 이동시간은 약 25분, 해저관광 시간은 30~40분 정도다.


♠ 찰칵 point 5

별난 동거 ‘스리랏차 호랑이 동물원’


스리랏차 호랑이 동물원(Sriracha Tiger Zoo)은 이름은 호랑이 동물원이지만 이곳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는 것은 악어임이 분명하다. 매년 이곳에서 부화한 악어의 숫자는 기록 갱신을 거듭해 현재 9만 마리의 악어가 이곳에 살고 있다. 때를 맞춰 방문하면 악어가 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악어고기로 만든 꼬치구이도 맛볼 수 있다.

규모가 큰 만큼 이색적인 볼거리도 많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서로 새끼가 뒤바뀐 호랑이와 돼지. 어미 돼지는 새끼 호랑이에게, 어미 호랑이는 새끼 돼지에게 젖까지 먹여 가며 정성을 다한다. ‘해피 패밀리’라는 이름의 우리 안에는 돼지와 개와 호랑이가 행복하다기보다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한 지붕 아래 생활하고 있다.

맹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카메라의 표적이 된다. 악어의 입을 서랍장 여닫듯하는 남녀 조련사, 액세서리처럼 상반신 가득 전갈을 입고 있는 전갈 여왕, 타잔과 제인의 화신인 듯 호랑이 모피를 입고 있는 호랑이 우리 속의 연인 등. 스리랏차 동물원에서는 악어쇼, 코끼리쇼, 서커스, 돼지경주 등의 쇼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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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스 α +++

파타야의 밤, 이렇게 즐겨라


맹모가 봤더라면 기절초풍할 파타야의 밤거리는 지금도 여전하다. 홍등을 밝힌 거리의 바에는 초저녁부터 손님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진을 치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쇼, 남성들을 위한 쇼, 요란한 나이트클럽과 본격적인 스트립쇼장까지 온갖 종류의 향락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 파타야다. 따지고 보면 불법영업이지만 호객행위가 노골적이다.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파타야 해변 남쪽의 워킹 스트리트는 너무 유명해져서 환락가라기보다는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쇼핑거리에 가까워졌다. 대형 해산물 식당도 많고 보석 가게, 그림 가게 등도 둘러볼 만하다.

욕망에 이끌린 남자들과 호기심에 이끌린 여자들이 뒤섞여 자정이 넘어도 북적거린다. 식사 후에 산책 겸 둘러보거나 맥주 한잔 마시며 무에타이 경기를 보는 것까진 좋지만 괜스레 객기를 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돈, 건강, 안전, 어느 면에서도 매매춘은 위험하다.

그래서 파타야의 여행사들이 손님들에게 추천하는 곳이 ‘스타다이스(Star Dice)’다. 가수들의 공연을 보면서 맥주를 마시거나 가볍게 춤을 출 수 있는 소위 극장식 나이트클럽으로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한류 열풍은 여전히 뜨거워서 태국 가수들이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 노래를 부르면 태국 사람들이 더 열광한다. 한국 사람들이 많고 한국 노래까지 듣고 있자면 이국적인 느낌이 덜 하겠지만 가수에 열광하고 내키는 대로 흔드는 그 분위기는 지극히 태국적인 나이트클럽의 분위기다. 윤도현 노래를 기막히게 부르는 기타리스트는 한국에 인터넷 팬클럽까지 있다는 소문.

태국 글·사진=Travie writer 천소현 joojoo94@hanmail.net
취재협조=더 존 에벤에셀 투어 02-5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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