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유달리 유럽지역에 있어 다사다난했던 한 해로 기록될 듯 싶다. 여름 성수기에 앞서 잇따랐던 런던, 이집트에서의 테러는 유럽을 ‘여행 주의지역’으로 바꾸는가 싶더니, 10월초 터키, 루마니아 등지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는 한창 지중해 성수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최근의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는 유럽을 ‘여행 경보지역’으로 단숨에 ‘격상’시켰다.

여행사 담당자들은 “이같이 시의성 있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당장 가시적인 취소사태가 발생할 경우도 있고,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잠재적 고객유치에는 큰 타격을 입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예전 중국 사스(SARS) 사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건강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편. 한 관계자에 따르면 뉴스 발표 직후 150명에 가까운 인원이 터키행 티켓예약을 취소했으며, 이밖에 이집트 및 기타 지중해 지역의 좌석점유율도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류에 민감한 여행상품이니만큼 당장 광고지면에서부터 ‘발빠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유럽·지중해 지역광고 상단을 차지해 왔던 터키일주 상품이 부쩍 하단으로 내려간 것이 눈에 띈다. 또다른 변화는 상품가의 변화. 항공가만 100만원대를 상회하는 지중해 지역의 패키지 상품가가 여행사 관계자조차 ‘이런 가격이 나올 수가 있느냐’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터무니없는 저가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A 여행사의 경우 터키일주 8, 9일 상품을 84만9,000원에 내놓았으며 B 여행사는 터키-그리스 연계상품을 129만원이라는 초저가에 내놓았다. 노팁, 노옵션에 예전 같으면 선택관광으로 돌렸음직한 특전을 일정에 모두 포함시킨 상품도 왕왕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어려운 시기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같은 가격경쟁이 시장 자체를 잠식시키는 위험한 현상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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