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외국의 한 공항과 기내에서 목격한 일이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공항에 머물고 있었고 마침 3~4팀의 한국인 여행 그룹이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꽤 많은 숫자의 한국인들이었고 인솔자로 보이는 이들이 다음 구간 체크인을 위해 여권과 항공권을 들고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다리고 있는 여행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먹다 남은 술병을 손에 든 채 ‘들고 가기 무거우니 마셔버리자’며 비행출발 전 막바지에 술잔을 나누는 여행자들의 모습이 가관이었다.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은 오전 나절, 이들의 술 냄새와 소란스러운 언행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윽고 기내에 탑승한 후, 한 승객이 술병과 잔을 들고 자신이 속해 있던 팀 여행자들을 찾아다니며 술을 권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마침 그 팀의 인솔자가 팀원들에게 고객설문지를 나눠주며 작성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여행상품의 폐해와 악습이 지적되고 자정을 위한 업계의 노력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자자하다. 여행상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많은 노력이 시도되는 만큼, 여행자의 자질 향상도 이뤄지고 있는지 짚어볼 노릇이다. 비싼 돈 들여서 가는 여행, 즐거우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사고방식은 이제 구태의연한 옛말이다.

지켜야 할 기본 예의와 여행에 대한 만족은 비단 여행사뿐만 아니라 여행자를 통해서도 이뤄져야 한다. 여행사와 인솔자를 평가하는 설문지가 이제는 여행자에게도 주어져야 한다. 여행사가 평가받는 만큼 여행자의 평가를 통해서도 여행문화 진일보를 위한 밑거름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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