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1호 (2004년 4월 13일) ~ 900호 (2005년 4월 9일)

“1000호를 통틀어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적이 있었을까”라고 제기해도 손색이 없는 시기가 바로 801호부터 900호까지 발간된 2004년 4월15일부터 2005년 4월14일 사이였다. ‘상하이 복수항공사 취항’ ‘2005 한일 공동 방문의 해’, ‘한류 열풍과 인바운드 활황’, ‘미국비자 지문 날인’, ‘카지노 신규 사업자 추가’ ‘한국-대만 정식 복항’, ‘남아시아 지진해일(쯔나미)’ ‘ATR대리점 폐지’ ‘日 독도 망언’, ‘여행바우처’, ‘저비용항공사 설립’ 등이 있었다.

이제 여행업은 인바운드 500만명 시대와 아웃바운드 900만명 시대를 지나, 직간판여행사의 대리점 강화, 항공사들의 온라인 직판, 온라인 여행사의 약진 등과 같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추이에 스스로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각종 악재도 있었지만, 한 번 가속도가 붙은 여행업계는 새로운 물결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편집자주>



1. 남아시아 지진해일 사태

사스와 조류독감을 뛰어넘어 새 희망에 부풀었던 2005년 난데없이 불어 닥친 자연재해가 바로 쯔나미였다. 인도, 몰디브, 푸켓 등을 강타한 지진해일은 겨울 성수기 동남아와 허니문 시장을 일순간에 잠재웠다.

새로운 허니문 목적지로 각광받던 태국 푸켓은 인천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오리엔트타이, 푸켓항공 등 4개사와 대구와 부산 등에서 운영되던 직항 전세기가 잇따른 취소 사태를 빚었다. 또 고품격 허니문 목적지로 새롭게 급부상 중이던 몰디브와 겨울철 불교성지순례가 이어지는 인도의 타격이 컸다.

이와 같은 사태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현지를 돕기 위한 성금 지원 등이 줄을 이었으며, 관광청, 현지랜드 및 호텔업계 등이 적극 나서 여행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의 악재 때와 달리 내성이 생겼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한편 본지에서는 김남경 기자가 푸켓에 직접 기획 취재를 나서는 등 발빠르고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해줬다.


2. 인천-상하이 복수 항공사 취항

2004년 한중회담을 통해 그동안 베이징 노선 외에 적용돼 왔던 1노선 1국 1사 원칙이 부분적으로 완화됐다. 주 11회 이상의 운수권이 배분될 때부터 해당노선의 복수취항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쟁점이 됐던 노선 가운데 하나인 인천-상하이 구간에 아시아나항공과 동방항공 외에 대한항공과 상해항공이 취항하면서 전면 경쟁시대로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6월28일을 시작으로 취항했고, 상해항공은 준비과정을 거쳐 10월15일에 취항하게 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특정 노선을 집중 홍보하는 자사의 ‘하늘 가득히 사랑을~’TV 시리즈에 연이어 상하이와 황산 등을 소개토록 해 눈길을 끌었다. 상해항공 역시 중간에 판매 대리점을 두고 있는 여타 민항과 다른 직접 판매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상하이 외에도 티엔진, 칭다오 등의 복수취항이 가능해졌고, 계속되는 항공회담에서도 복수취항 확대를 비롯한 항공자율화를 추진케 됐다. 이로써 사실상 특정 노선에는 특정 항공사라는 공식도 서서히 깨져가고 있다.


3. ‘2005 한일 공동 방문의 해’와 한류 열풍 강타

한일 양국은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해 2005년을 ‘한일 공동 방문의해’로 선포했다. 마찬가지로 2005년 나고야에서 개최된 아이치 박람회를 기념해 3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인 일본 비자 면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인들의 일본 방문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또 일본인의 한국 여행 역시 ‘겨울연가’ 등 ‘욘사마’로 시작된 드라마 열풍에 따라 인바운드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류상품의 개발과 더불어 물결을 탄 여행 증가는, 급기가 한일간 방문객의 변화도 이끌어 일본인 관광객의 탑승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4. 미국 비자 발급 강화

9.11테러 이후 자국의 안보 강화정책에 힘을 실어온 미국은 비자 발급 요건 강화 및 외래객이 지문 날인을 해야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 국제적인 비난이 잇따랐고, 국내에서도 이를 비롯한 미국여행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까다로워진 미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기존의 전화 예약을 대신해 인터넷을 통해 인터뷰 시간을 예약할 수 있도록 했고, 거주지에 상관없이 발급희망자가 모두 미국 대사관에 방문해 지문을 날인하도록 했다.

제도 변경 전 비자 발급을 중단했던 시기가 여름 성수기 시점이었고, 인터넷 예약제 도입 이후 한 달 이상씩 기다려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국 및 중남미 상품 판매의 타격이 컸다. 이런 가운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캐나다는 꾸준한 성장을 보여줬다.



5. 외국인 대상 신규 카지노 허용

서울과 부산에 3곳의 외국인 전용 신규 카지노가 허가됨에 따라 지난 36년 동안의 파라다이스그룹 독점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신규 카지노 허용과 관련해 한국관광공사에 사업허가를 내 준 점에서부터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안팎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과연 신규 카지노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기존 카지노 업계를 더욱 어렵게 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신규 업자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한무컨벤션(코엑스) 등 서울 2곳과 부산롯데호텔 등 부산 1곳 선정됐지만 선정의 투명성 여부 및 운영안 등과 관련해 논란이 제기됐으며, 또 기존의 카지노 업장에서 근무했던 이들의 인력 유출 및 채용 및 관리 등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했다.

6. 인천-대만 정식 복항 및 양국 국적사 운수권 배분

지난 92년 단교와 더불어 단항됐던 한국-대만 노선이 2004년 양국적사의 직항 전세기로 하늘길을 연데 이어, 2005년 초부터 정기항로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인천-타이베이 구간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이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9회씩 배분했다.

한편 대만에서는 인천-타이베이 노선에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이 각각 주9회와 7회 운항하고, 인천-카오슝은 유니항공과 원동항공이 각각 주7회, 부산-타이베이 노선은 유니항공이 주2회, 제주-타이베이 노선은 원동항공과 부흥항공이 각각 주7회 운항하게 됐다.



7. 공정위 불공정 약관 시정 권고 국외여행표준약관 개정

공정거래위원회는 2004년 10월 26개 여행사의 여행약관을 불공정약관으로 지적하고 해당 여행사에 시정권고 조치를 내렸다. 가장 쟁점이 됐던 사항은 현지 일정 불참에 따른 위약금 부과 조항. 이 조치는 지상비 상승과 현지 행사를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얌체족의 증가 등 그동안 패키지 상품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여행객의 여정 중 쇼핑이나 선택관광의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대규모 여행사들에 비해 광고 노출 횟수를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획여행업체들에게 상당한 위기감을 심어줬다.

특히 낮아져만 가는 지상비 및 노투어피 행사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랜드업계로써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일부에서 이를 고려한 랜드비 상향 조정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지만, 비수기 저가 상품과 여행경기의 급변과 같은 현실은 약관과는 요원하기만 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새롭게 개정을 추진한 국외여행표준약관에서는 기존의 7일까지로 인정됐던 여행 취소를 14일로 변경하면서 ‘예약 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8. 항공사 ATR대리점 폐지

항공사가 대리점에 수수료를 제공하지 않은 이른바 ‘제로컴’ 시대로의 직접적인 전환이 개시됐다. 대한항공은 2005년 초 여름부터 국제선 여객 대리점(ATR) 제도의 폐지를 전면 밝혔으며, 아시아나항공 등 여타 항공사로의 파급을 예고했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ATR 대리점의 발권분은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 BSP 전환에 따른 대형여행사들의 독주 및 항공사의 ‘수수료 제도 폐지를 위한 포석’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9. 日 독도 망언

2005년은 ‘한일 공동 방문의 해’와 한류, 아이치박람회, 한시적 일본 무비자 입국 조치 등 한일 양국의 관광교류 증진에 고무적인 요소가 넘쳐나는 해였다. 하지만 2월22일 시마네현 의회에서 ‘독도의 날’ 조례 제정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찬 물을 확 끼얹게 됐다. 반일감정의 고조와 더불어 시위가 이어졌으며, 치안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본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었다. 한창 호황을 누리던 일본 인아웃바운드가 동시에 얼어 붙게 됐다.

한편 독도 망언 사태와 더불어 일반인들의 독도관광의 물꼬를 텄다. 뱃길 사정과 입도 문제, 관광객 인원수 제한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증폭되는 효과를 낳았다.

10. 국내 저비용 항공사 시대 예고

2005년 초 국내에도 한성항공과 제주에어 등 2개 저비용 항공사 출범하며 제3민항시대를 알렸다. 이들은 준비 기간을 거쳐 가을부터 첫 운항에 들어갔다. 기존 항공사보다 30~60% 가량 낮은 수준으로 요금을 책정하게 될 이들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은 국내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청주를 근거지로 하는 한성항공은 청주-제주 노선 등의 사업 계획을 밝히고 운항 준비를 개시했다. 제주에어는 애경그룹이 100억원, 제주도가 5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건교부의 정식 운항허가를 거쳐 2006년 상반기부터 제주와 서울, 부산, 대구, 청주 등 4곳을 연결하는 노선을 개설할 예정이었다.


★ 기획 인터뷰 | 에벤에셀투어 박상목 소장

-푸켓 최악 찍고 옛 영광 되찾다
-쓰나미로 전세기 취소 … 랜드 철수

풀빌라 유행과 함께 허니문 시장의 최대 총아로 급부상했던 푸켓. 주일이면 한국발 직항 전세기가 무려 6대가 들어가는 등 한동안 그 기세를 꺾을 상대는 없는 듯 승승장구했던 푸켓도 지진해일(쓰나미)이라는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했다.

태국 리조트 전문 랜드사 에벤에셀투어 박상목 소장은 “쓰나미를 겪으면서 푸켓 소장이 사무이로 가버리고, 철수했다는 소문도 돌고, 무게 중심이 사무이, 크라비 등 타 지역으로 옮겨 가게 됐다”며 “최근 들어 푸켓 랜드가 40~50여개에 이른다는데, 푸켓에서의 입지가 다소 약해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푸켓의 빠른 회복 요인으로, 우선 판매자의 의지를 들었다. 푸켓 전세기 가운데 약 5분의3 가량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양사가 쥐고 있는 형편이며, 100% 하드블록으로 진행되는 만큼 광고와 더불어 일단 1순위로 팔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쓰나미 발생 외에는 기본적으로 바다도 좋고, 풀빌라가 다수 들어서 있는 점도 유리하다. 오히려 쓰나미 이후에 빠통 거리 등을 비롯해 현지 환경이 깨끗해졌다는 평도 있다.

물론 결정적 반전의 계기는 발리 테러 사건이었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푸켓의 회복을 올해 봄 정도로 봤었는데, 다시 행운의 여신은 푸켓의 손을 들어줬다고. 박 상목 소장은 “하드블록으로 억지로 진행하는 면이 없지 않았는데, 발리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고 공항에서 바로 목적지를 바꾼 여행객도 많았다”며 “최근에는 70~80% 이상 회복한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빠통 거리가 막히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켓 복귀의 찬란한 영광 뒤편에는, 패키지 부분의 노투어피와 인두세 등의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는 상태다. 소수의 여행사가 하드블록으로 좌석을 독점하고 있다 보니, 이들과 거래하는 랜드사도 4~5군데에 불과하다. 또 주말 허니문 여행객은 많아도, 평일 패키지 여행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힘들었던 랜드들에서 팀을 유치하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풀빌라에 대한 수요가 넘치면서 객실 싸움이 치열하지만, 또 한편으로 항공좌석을 구하지 못해 위약금을 물어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박 소장은 가을에는 증편 소식 및 푸켓에어나 PB에어 등의 추가 취항 소식도 들려오고 있으며, 에벤에셀투어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해 새롭게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Old & New - 같은 지역도 천가지 만가지 표정

-하늘길 다양해지고, 관광지 세분화되고
-웰빙, 휴양형, 체험형 등 새경향 반영해

15년 전이나, 앞으로 15년 후나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눙눅빌리지, 자유의여신상, 에펠탑, 록키산맥, 자금성은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여행상품 패턴은 달라지고 있다.

1992년과 2006년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가장 큰 차이점들은 항공노선의 다변화이다. 그 사이에 새롭게 취항했거나 상품으로 개발된 노선들이 다양한 까닭이다. 태국 상품을 예로 들면 1992년만 해도 방콕 노선을 기본 왕복으로 방콕·파타야 상품이 구성됐다. 하지만 파타야로 직접 들어가는 직항 전세기가 생겼으며, 푸켓, 사무이 등지로의 상품 개발에 이어 푸켓 전세기도 운항되고 있다.

타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은 우즈베키스탄항공,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을 이용한 상품들도 다수 선보이고 있으며, 서유럽 외에도 동유럽, 북유럽, 지중해 등의 상품 판매도 늘어났고, 정규편 개설 및 전세기 운항도 이어지고 있다. 미주는 미서부 코치가 여전히 베스트셀러 상품이지만, 동부지역 또는 중부 지역을 방문하는 상품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근거리 중국, 일본의 노선 확대는 눈부시다. 도쿄의 상품이 주를 이뤘던 1992년과 비교해 지금은 일본 전역의 여행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북해도 지역의 인기가 높다. 중국도 베이징, 상하이 뿐 아니라 황산, 장자지에, 실크로드 상품 등 신상품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밖에 별미라고 할 수 있는 선택관광이 진화하고 있다. 웰빙 및 체험형 여행의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중국에서는 북경 오리구이 및 만한전석 등의 고급 요리를 먹거나, 뒷골목 인력거 투어 등이 추가됐다. 동남아 상품에서도 이전에 선택관광으로 판매하던 안마 등을 포함시켜 판매하거나, 의료관광 또는 서바이벌 게임 등에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도 선보이고 있다.

한편 허니문 부분에서는 방콕·파타야, 호주 등과 같은 관광형 위주의 프로그램보다는 최근에는 풀빌라와 같은 휴양 비중이 높은 일정이나, PIC, 클럽메드 등과 같은 액티버티 상품들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