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밤의 화끈한 열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자 세계에서 제일 넓다는 7월9일대로(Av.9de Julio)와 오벨리스꼬(Obelisco)가 한눈에 들어온다. 7월9일대로는 폭 144미터로 1911년 알베아르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단다. 이 길과 꼬리엔떼스 가가 만나는 지점에 오벨리스꼬가 있다. 67.5m의 오벨리스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과도 같은 탑이다. 거리 곳곳에 붉은색 꽃을 활짝 피운 가로수가 서있다. 술취한 사람의 얼굴같아 ‘드렁큰플라워’라 불리는 나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날이 마침 금요일이었다. 주말이 시작되는 날이다. 고급쇼핑몰, 극장, 레스트랑, 카페, 서점, 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플로리다 거리로 나선다. 차가 다니지 않아 마음놓고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주말 저녁이면 거리 곳곳에서 탱고를 비롯한 공연이 펼쳐진다. 플로리다 거리에도 탱고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길거리에 앰프와 스피커를 설치해놓고 젊은 남여무용수가 즉석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시범을 보인 다음 관객을 불러내어 같이 즐기는 축제같은 분위기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듯 도레고 광장으로 가는 길은 바닥에 파란색 돌을 깔았다. 탱고 선율이 흐르는 노천 카페에 앉아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매주 일요일이면 금과 은으로 만든 고풍스러운 액세서리와 식기, 가구, 그림을 파는 노천시장으로 변한단다. 광장 주위에는 은으로 만든 마테차통과 작은 소품을 파는 노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구획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5월의 광장. 이 5월의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분홍색의 카사 로사다(대통령궁)와 대성당 그리고 옛 식민통치를 위한 건물들이 둘러서 있다. 영화 ‘에비타’의 끝부분에서 에바 페론 역을 맡았던 마돈나가 ‘Don’t Cry for me Argentina’를 열창하던 대통령궁의 테라스도 보인다. 공원에는 가을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춤추는 슬픈 감정’ 탱고쇼에 빠지다



이곳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은 탱고다.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춤추는 슬픔의 감정’이라 불리는 탱고의 열기. 유서 깊은 상설 극장에서는 매일 밤 탱고쇼가 펼쳐지고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엔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옛날 조선소가 있었던 보카항 입구는 온통 탱고의 열기로 넘쳐나는 곳이다. 과거 조선소의 가난한 노동자들은 선박에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 조금씩 자신의 집을 칠했단다. 그래서인지 이 곳의 집들은 짙은 여러 원색으로 칠해져 있다. 마치 거리전체가 거대한 설치작품 같다. 거리 곳곳에서 탱고 음악이 울려퍼지고, 탱고를 소재로 한 기념품점과 카페가 늘어서 있다. 잘생긴 탱고 무용수들이 즉석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준다.

저녁에는 미켈란젤로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탱고쇼에 빠져본다. 이 극장은 100년 동안 수도원으로 사용된 건물로 지금은 탱고 전용극장으로 사용하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묻어난다. 구슬프고 애절한 곡조를 뿜어내는 반도네온과 악기에 맞춰 정열적인 탱고쑈가 펼쳐진다. 남녀 무용수들은 아주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사랑에 목마른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상대를 탐하듯 붉은 조명등 아래 펼쳐지는 탱고쇼는 ‘열정’ 그 자체다.

탱고는 1860년경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몬떼비데오 두 군데서 생겨났다고 한다. 개척 초기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광대한 팜파스(온대초원)를 개척하기 위해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였고 이 수백만 명의 이민자들이 향수를 달래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구 사창가와 술집에서 춤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플러스 α+++++

★교통 - 아직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직항편은 없다. 인천에서 LA(11시간 소요)로 다시 LA에서 리마(8시간 소요)를 경유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4시간 20분 소요)

★기후 - 팜파스가 포함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4계절이 확연하게 구별되며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다. 여름은 무덥고 겨울은 조금 춥다. 방문한 3월 초의 평균기온은 18℃~20℃로 여행하기에 좋았다. 봄과 가을이 좋다.

★환전·쇼핑 - 현지 화폐는 페소화로 환율은 1달러당 약 3페소 일반 상점의 가격표시 $는 달러가 아니고 페소화. 관광지의 경우 달러로 가능하며 거스름돈 또한 미화로 가능하다.

★음식 - 시내에 있는 ‘Toronto’(Tel:4981-6397)라는 현지식 뷔페식당을 추천. 미리 준비된 음식이 아니라 손님의 주문에 따라 즉석에서 요리해준다. 김밥과 볶음밥등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도 있다.

★기타 - 플로리다 거리와 빨레르모 공원등 시내 곳곳에서 즉석 탱고쇼와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사진찍는 대가로 1달러정도 지불하면 된다. 보카지구에서는 잘생긴 무용수와 멋진 탱고춤도 출 수 있다. 매일 탱고쇼를 공연하는 미켈란젤로극장
(www.michelangelotango.com)도 가 볼만 한다.

취재협조〓란 항공사 02-775-1500 www.lanair.co.kr
어메이징 아메리카 02-737-0922
남미 글·사진〓Travie Write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