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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단구 위에 건설된 풍요로운 사막의 도시

지척에 바다를 둔 페루의 수도 리마지만 도시가 들어선 곳은 사막이다. 이곳 바다로 흐르는 차가운 훔볼트 해류 탓이다. 더워진 수증기가 상승해 응결점에 이르러 비가 되어 내리는데, 차가운 해류로 인해 공기의 상승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은 풀 한 포기 없는 마른 산이다. 그 산중턱까지 빈민촌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상류층이 거주하는 곳은 사막지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수목이 울창하다. 스프링쿨러와 호스를 이용해 물을 주는 까닭이다.

리마는 1535년 피사로에 의해 건설되었다. 1991년 유네스코가 중세 식민지 건축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단다. 시내를 둘러보면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다양한 양식의 중세 건물들과 성당, 그리고 현대건축물들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차들이 도로를 꽉 메운 시내 곳곳에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오는 6월에 치뤄지는 선거 때문이란다. 선거 벽보를 보니 당을 나타내는 이름아래 ×자 표시를 해놓았다. 우리와 달리 여기에서 찍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여기에서 꼭 찍으라는 의미란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구시가지 센트로 리마



구시가지에 해당하는 센트로 리마의 아르마스 광장에 선다. 남미의 여느 도시와 같이 광장을 중심으로 대통령궁과 대성당, 관공서가 들어서 있다. 이중 대성당은 남미의 정복자 피사로가 손수 초석을 놓은 페루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란다. 광장 곳곳에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사랑에 빠진 사람들로 붐빈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이곳의 전통음식인 ‘세비체’로 점심을 한다. 페루식 세비체는 이곳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과 해산물을 산도가 강한 푸른 라임즙에 절여 만든단다. 살짝 데친 해산물을 소스를 곁들인 야채와 먹는데 산뜻한 맛이 일품이다. 더위와 도시의 매연에 지친 여행자에게 더없이 상쾌한 음식이다.

미니버스를 타고 황금박물관으로 향한다. 이 황금박물관은 ‘무히카 가요’라는 가문이 소장한 전시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1층에는 다양한 무기를 전시해 놓았고, 지층에는 찬란했던 잉카문명을 말해주는 황금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잉카유물뿐만 아니라 페루 전역에서 출토된 유물이 보인다. 그 중에서도 태아의 모습대로 앉은 채 매장된 미이라의 모습이 강하게 다가온다. 미이라의 주인공은 살아 생전 이런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후대의 사람들은 무슨 권리로 그들의 안식을 방해하고 있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황금박물관을 둘러본 다음 해안 절벽을 따라 형성된 미라플로레스 지역으로 향한다. 이곳은 태평양과 만나는 해안단구가 길게 늘어선 곳이다. 아주 오래전 지금보다 해수면이 낮았던 빙하기 시절,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가 쌓여 만들어진 해안단구.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연인들의 공원에 들어서자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한 키스를 하는 연인들이 곳곳에 보인다. 절벽을 사이에 두고 위에서는 행글라이딩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고, 아래쪽 해안에는 윈드서핑과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절벽을 깎아 멋진 쇼핑몰과 카페를 만들어 놓았다.

남반구인 이곳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한낮의 태양은 따가웠고, 큰 길을 벗어나 좁은 골목길과 재래시장도 둘러보고 싶었지만 가이드는 정색을 하고 만류한다.


+++++플러스 α+++++

★교통 : 한국에서 리마까지 가장 빠른 코스는 인천에서 LA(11시간 소요)까지 간 다음 란칠레항공이나 타카항공으로 리마(8시간 소요)까지 간다. 미국 비자가 없는 사람은 캐나다, 유럽, 아프리카를 경유해서 간다. 한국에서 리마로 가는 항공편은 주로 한밤중에 도착하므로 숙소를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좋다.

★기후 : 10월경부터 기온이 상승해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낮엔 30℃가 넘고 후텁지근하다. 4월이 지나면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 7월과 8월엔 구름낀 날이 많지만 비가 내리는 일이 거의 없다.

★화폐 : 페루의 통화 단위는 노에보 솔로 간단히 솔Sol, S/.로 표기한다. 1솔은 320원 정도. 1달러당 3.5솔 정도. 한국에서 솔로 환전은 불가하므로 미국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재환전 하면 된다.

★쇼핑 : 미라플로레스 지역에 고급쇼핑몰이 많이 몰려있다. 111마크를 단 어린 알파카 털로 만든 숄이나 스카프, 담요, 스웨터 등이 좋다.

★기타 : 페루는 비자없이 90일간 체류가 가능하다. 입국시 입·출국카드가 한 장에 붙어 있는 서류를 작성하며, 출국카드에 도장을 찍어준다. 이 출국카드는 체류 증명서 역할을 하므로 주의해서 보관해야 한다. 잃어버리면 벌금을 내야한다. 출국시 코카잎이나 식물의 씨앗의 반출은 철저히 단속하므로 소지하면 안된다.


취재협조〓란 항공사 02-775-1500 www.lanair.co.kr
어메이징 아메리카 02-737-0922
남미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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